토스카의 키스 예술 탐정 시리즈 2
후카미 레이치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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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오페라를 본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엄청난 용기이자 모험입니다.. 이 나이가 될때까지 전 오페라라는 장르의 무대를 딱 한번 경험해본 바가 있습니다.. 그것도 제 돈주고 간 것이 아니라 거래처에서 선물로 준 초대권을 다른 누군가에게 양도하지 못해(멋진 예술작품이니 한번쯤은 경험해보시면 좋겠다고 유도했지만) 결국 아내와 함께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었던 것 같은데 그 작품을 보러 간 적이 있습니다.. 시작전 자리에 착석을 하곤 두리번두리번 우리같은 사람들이 있을까 돌아보았죠, 대다수의 분들이 부부동반으로 많이 오셨더군요, 지긋이 나이 드신 분들도 계시고 젊은 저희 또래의 사람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웅성웅성, 소곤소곤하다가 불이 끄지자 적막이 흐르고 극이 시작되더군요, 제대로 기억도 안나지만 한 남자가 산만스럽게 와따가따하면서 가벼운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은 둘째치고 자리가 멀어서 인물들의 얼굴도 잘 안보여서 보여주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으니 영 적응이 안되더군요, 게다가 아시다시피 언어가 평상시 들어보지도 못한 이태리어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뭐 하나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다보니 아무것도 못하고 앞만 주시하고 가만히 있으려니 좀이 쑤셔 미칠 지경이었죠,


    2. 그렇다고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악이 귀에 팍팍 꽂히는 것도 아니라서 이런저런 고민끝에 어떻게해서든 나가려고 옆을 돌아보니 이미 아내는 살포시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구요, 흐음, 그렇게 1막이 끝날때까지 조용히, 가만히, 멍하니 왜 이런 공연을 내가 보고 있는 지 궁금해하며 시간만 빨리 흘러가길 기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선 잠시 휴식때 '패내키" 자리를 떴죠,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어서 이곳을 벗어나기만 바라면서 나오면서 보니 생각지도 못한 다른 분들도 수없이 가방을 싸더군요, 그랬습니다.. 그들도 저와 같은 것이었죠, 심지어 무대와 가까이 있었던 노부부도 살포시 자리를 벗어나 나와서 오페라 전단을 몇장 다시 얻어서는 저희와 함께 벗어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오페라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예술의 영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나 시대나 사회적 공감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서구적 방법론이다보니 적응하기가 쉽진 않죠, 예사 정보로는 그 영역을 이해하기 어려운게 현실이구요, 하지만 이렇게 대중문화에 잘 버무려진 오페라의 예술적 영역을 접한다는 것은 상당히 신선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후카미 레이치로라는 작가는 그런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고퀄러티의 예술문화를 대중적 취향에 잘 접목시켜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하시는 작가인 듯 싶습니다.. 제가 읽은 작품은 푸치니의 토스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 소설인 "토스카의 키스"라는 본격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3. 일본의 뉴도쿄 오페라하우스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가 공연되는 중입니다.. 토스카는 자신의 연인 카바라도시를 구하기 위해 경찰국의 권력자인 스카르피오에게 자신을 던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스카르피오에게 카바라도시의 사면을 확답받고 그에게 다가가 그를 죽이려고 하는 상황까지 공연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극은 토스카가 스카르피오를 단도로 목을 찔러 살해하면서 2막이 끝나고 마지막 카바라도시의 총살형이 이루어지는 3막이 시작되는 것이죠, 근데 이 2막의 하이라이트인 스카르피오의 살해장면에서 소도구인 나이프가 실제 사용되는 나이프로 바껴 스카르피오를 연기하던 일본 유스의 바리톤 이소베 후토시가 살해됩니다.. 그렇게 사건은 발생하고 누구도 무대위의 살인도구를 교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이 벌어진 실황이 2천명이 넘는 관객과 비디오에 찍히게 됩니다.. 이른바 열린 밀실 살인사건이 된 것이죠, 경찰은 사건이 발생함과 동시에 현장으로 출동하고 정황을 파악하나 도저히 단서 하나 찾아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현장에는 살인사건의 담당형사인 운노의 조카인 슌이치로가 있었습니다.. 이 슌이치로는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 또다른 사건이었던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을 해결한 바 있는 똑똑한 젊은이였던 모냥입니다.. 오페라를 너무나 사랑하는 슌이치로는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한 후 운노형사와 함께 사건의 단서를 조금씩 찾아나가기 시작하는데....


    4. 생경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지한 예술의 영역입니다.. 특히나 오페라라는 예술의 장르는 다른 어떤 예술의 영역보다 더 안드로메다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은하수 건너의 세상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작품이 주는 무지의 소산을 읽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집중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오히려 말이죠, 관심도 없는 세상의 이야기는 그냥 난 안돼,하면서 외면하면 그 뿐인데 이 작품은 그런 독자들의 의도를 충분히 작가가 아는 냥 처음부터 오페라라는 영역에 대해 대단히 꼼꼼하게 알려주려는 의사가 짙습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푸치니와 토스카(심지어 차이름이라는 사실만 기억하는)밖에 없는 독자에게 이 작품이 주는 즐거움은 대단히 신선합니다.. 무척이나 지적이고 고차원적 예술의 영역이 오페라와 일반적인 대중적 선호도가 짙은 본격 미스터리 영역이 상당히 재미지게 짜여진 작품인 것이죠, 이른 바 작가는 예술의 영역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탐정스토리를 만들어낸 듯 싶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에콜 드 파리 살인사건"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작품만 두고볼때는 성공적인 연착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5. 소설은 이런 지적 예술의 영역을 다루면서도 대단히 일반적인 인물적 구성을 담고 있습니다.. 가볍죠, 소설속에서 보여주는 예술의 영역에서 비롯된 상황적 딜레마는 상당히 직접적입니다.. 특히나 오페라 연출가가 보여주는 예술적 고민과 이와 관련된 오페라속의 성악가의 예술적 집착들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오페라라는 배경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모든 예술가의 숙명과도 같은 광기의 예술적 완벽성을 이야기하고 있죠, 그 와중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와 보이지 않은 불편한 진실들이 이 작품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뛰어난 예술의 세계와 집착과 완벽한 예술적 구현이라 할지라도 인간의 세상속에서 인간의 미련함과 부족함과 모자람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통의 단상이라는 이야기를 작가는 보여주려고 한 듯 싶습니다.. 어디까지나 고차원적 예술이라손 칠지라도 인간들이 만들어낸 감정의 불협화음과 같다는 이야기인 것이죠, 결과론적으로 이 소설의 흐름 역시도 수많은 인물들의 예술적 고민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세상의 딜레마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6. 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본격 미스터리 소설인지라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전반적인 이야기는 오페라라는 예술적이고 지적인 영역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기본 구성인 미스터리의 흐름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에 읽은 재미는 상당했습니다.. 단지 추리적 흐림과 이를 찾아나가는 방식등인 딱히 새롭다거나 매력적인 부분은 아니어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작가가 의도한 바의 예술과 추리의 복합 영역의 구성방식은 소설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구요, 심지어 푸치니의 토스카라는 오페라는 언젠가는 꼭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까지 했으니 작가로서는 성공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구요, 그래도 다음을 이어진 예술탐정 슌이치로의 역할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금은 더 추리적 역량을 독자들에게 소설속에서 꾸준히 보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대체적으로 운노라는 화자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부분까지는 나쁘지 않지만 슌이치로가 아무리 똑똑한 인물일지라도 뜬금없이 나타나 단서를 찾다가 홀연히 사라져서 마지막쯤에 자, 제가 그동안 파악해본 결과 사건은 이렇게 정리가 되겠군요,라면서 나타나는 모양새는 이제는 조금 유치합니다.. 처음부터 발로 같이 뛰면서 사건속에서 뭔가 독자들에게 조금씩 단서도 흘려주면서 극을 이끌어나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젊은 애들이 공부라는 굴레에 안 얽매이고 외국을 돌아다니며 자신만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슌이치로의 세상이 쬐금 부럽기는 했습니다.. 우리 애들도 그럴 수 있어면 좋겠는데, 일단 기본적인 돈이 엄써, 아무리 자기 벌어서 자기가 세상을 배워나갈 수있다지만 돈없이 할 수있다는 말은 책에서나 나오는 말이쥐, 아님 말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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