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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8월
평점 :

1. 솔직히 일본의 역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없고 딱히 알고자하는 의지도 없습니다.. 일본의 애니에 대해서는 나름 관심과 흥미가 있지만 그 외의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한 편이죠, 여지껏 단 한번도 일본 드라마를 제대로 본 적도 없고 일본 영화를 본 적도 손꼽을 정도입니다.. 과거 일본 문화가 국내에 유입되지 못한 시대에 살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린시절 열광했던 수많은 만화영화가 알고보니 일본애들꺼라고 하니 그당시 그것에 대한 관심만 생겼던 것 같기도 하구요, 힘들게 서울까지 가서 해적판 시디를 고속버스비보다 비싼 가격에 사서 행복해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근데 이제는 수많은 일본문화가 아이들의 영역에 들어와 있는 듯합니다.. 애니와 미술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일본에 대한 애정이 나름 각별한 듯 싶습니다.. 벌써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더군요, 심지어 가능하면 일본에서 자리를 잡고 살고 싶다는 의사까지 피력하곤 합니다.. 무엇이 그렇게 그 아이에게 와닿은 것일까요, 그냥 전 단순한 문화적 차원의 일본에 대한 애정조차 생기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대적 불통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제 스스로 일본은 이러하다라는 굴레를 씌워놓은 것은 아닌가 혼자 고민해봅니다..
2. 그렇다보니 일본의 시대물을 볼 기회가 그닥 없어요,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를 상당히 많이 소장하고 있었음에도 여즉 단 한권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 딱히 관심이 없어서였겠죠, 거의 일본작품은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추리소설만 조금씩 읽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미미여사의 작품들이 더 인기가 있지만 그 역시 읽질 않았습니다.. 그동안 읽어보려 모아놓은 미미여사의 국내출시작의 많은 작품들이 여전히 먼지만 쌓여가는 끝에 우연히 얻어걸린(?) 한편의 에도시대물 "괴이"입니다.. 이 작품은 단편집이구요, 제목처럼 괴이한 공포적 감성에 주를 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된 에도시대의 일본의 모습은 상당히 자유로워 보이는군요, 아마도 에도시대라 일컬어지는 시대적 배경이 17세기부터 시작되어 일본 자본주의가 제대로 형성이 되는 메이지유신까지의 19세기 중반을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막부시대라 하는 이 시대에는 무사계급이 신분의 최상층에서 지배계금으로 지역을 중심으로하는 봉건사회가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 봉건사회의 특성중 하나인 경제적 발달은 상인을 중심으로 번영을 이루고 발전해 나간 듯 합니다.. 이전의 자연적 경제생활의 방법에서 상품이 형성되고 이를 중심으로 상인계급의 상승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괴이"는 그런 일본의 에도시대의 한 일상의 단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3. 이 단편집에 포함된 이야기들은 말그대로 괴이스러운 괴담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총 아홉편의 단편들속에 귀신과 영혼과 도깨비들에 대한 조금은 공포스러우면서도 인간적 내음이 가득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서민들이고 누군가의 가게나 집에 고용되어 생활하는 현대로 따지면 일종의 월급쟁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의 가게나 자영업자들의 많은 부분이 대를 이어가는 장인적 영역이 많습니다.. 그들의 경제적 방식은 에도시대부터 틀을 잡고 이어져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집안의 내력이나 생활속 괴담들이 이 작품의 소재이죠, 뭐랄까요, 이 시대에도 현재의 직업소개소같은 곳에서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용인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더군요, 이들이 바라본 믿기어려운 초자연적 현상이나 전설의 고향같은 이야기가 짧게 이어집니다.. 모든 작품들이 그렇게 흠칫한 공포를 준다거나 자극적인 감성을 자극하진 않습니다.. 괴담이고 무섭지만 어디까지나 인간과 관계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4. 이 모든 이야기는 일상과 생활과 우리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이기에 충분히 공감가는 괴담들입니다.. 일본이라는 배경을 우리나라로 치환한다고 해도 그닥 어색할 일이 없는 전설의 고향적 이야기입죠,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원혼들은 전부 인간이 만들어내고 인간이 품어낸 분노와 고통과 슬픔이 중심을 이루기때문에 누군가의 악의적 영혼이 있더라도 언제나 이를 선하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정화적 본성으로 인해 늘 한결같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총 아홉편의 작품중 어느편이 어떻게 더 좋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전반적으로 비슷한 성향으로 이루어진 단편이다보니 크게 비교가 되는 내용들은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한 즐거움이 많은 작품들이라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만 보이는 귀신이나 원혼이나 도깨비의 이야기는 딱히 새로울것은 없지 않나요, 그냥 이런 흔한 괴담적 이야기에 에도시대라는 제가 잘 모르는 시대적 상황이 부합되어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었던거지요,
5. 그렇다보니 일단 일본의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데다가 기본적인 괴담의 이야기가 딱히 새로울게 없는 방식디다보니 좀 많이 밋밋한게 사실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 단편집을 아우르는 이야기의 생활적 배경으로 보여지는 일본의 서민의 모습은 이런 밋밋한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흥미롭습니다.. 사실 그런 일본의 생활적 역사를 이번에 처음 알았거덩요, 에도시대에 누군가의 집으로 고용인을 보내는 직업소개소같은 방식이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평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도 처음 알았습니다.. 물론 고용에 강제성은 없었겠죠, 하지만 일본인들 특유의 책임의식과 진득함은 이 작품속에서도 꾸준히 보여집니다.. 일본적 특색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은 해요, 그렇다고 그 일본색이 거부감을 일으킨다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일상적 공감을 만들어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6. 그러니까 전형적인 일본적 미신을 토대로 한 괴담의 형식이기 때문에 말그대로 일본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우리가 아는 일본의 색이 가장 강하게 외부적 이미지로 비쳐지는 것이 무사계급이 활보하는 에도시대의 모습이 아닐까 싶으니까요, 전 그런 일본의 모습이 상당히 싫음에도 - 이건 어쩔 수 없이 어린시절부터 거부감으로 점철된 교육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음 - 소설속에서 비춰지는 일본의 서민의 삶과 생활속에 묻어난 괴이한 이야기는 공포나 무서움보다는 공감과 약간의 감동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단편집이 주는 조금 허전한 느낌은 에도시대를 다룬 장편집을 만회를 할 수 있을 지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물중 좋은 장편을 한번 더 읽어볼 생각입니다.. 난 정말 일본 무사들 머리 가운데 고속도로 내놓은거 마음에 안들어,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