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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 한국화 그리는 전수민의 베니스 일기
전수민 지음 / 새움 / 2017년 3월
평점 :

1.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참 흥미롭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과 다른 누군가의 삶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은 인간 본연의 호기심이 발생하기 마련이죠, 나와 다른 사람이 나와 비슷한 생각과 심리로 자신의 주변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은 대단한 공감과 함께 또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합니다.. 그래서 우린 종종 누군가의 사생활을 살짝이나마 들여다보고 싶죠, 물론 가장 위험한 행동중 하나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부모님이 자식의 일기를 몰래 들춰본다거나 학교 다닐때 친구들의 과거 일기를 보면서 낄낄거리는 이유도 이런 욕구중의 하나일겁니다.. 나쁜 의도보다는 나와 같거나 다른 느낌의 소통적 차원으로 관계의 친근감에 대한 욕망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 그랬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면 그건 그의 내면속의 심리에 다른 누구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있다는 친근한 마음이 우선되더군요, 물론 이런 행동이 악용되면 절대 안되는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렇죠, 안될 일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이런 행위들은 전제되어야할 기본적 감정이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알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사랑인 것입니다.. 친구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연인을 사랑하는 대단히 중요한 인간의 욕구인 것이죠,
2. 우린 누군가의 삶의 내면을 다룬 수많은 미디어를 접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알고 싶은 욕구가 인간의 원초적 심리이기 때문이죠, 그게 기본적으로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중심이 되지만 나와 다른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의 사생활 역시 궁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린 그들의 삶을 이미지로 그려낸 수많은 미디어에서 그들의 삶을 바라보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감정의 공조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세이가 그토록 대중 독자들의 꾸준한 선호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타인이 보여주는 그만의 생각과 심리와 감정의 선을 나 역시 그의 마음을 읽으며 함께 느끼는 즐거움은 여는 장르소설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죠, 인간 그자체에 대한 따스함과 자연스러움이 스며든 문장의 이야기는 늘 행복합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화가 전수민씨의 베니스 일기입니다.. 제목은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이라고 명명하였는데 그 의미를 딱히 말하지 않아도 제목부터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3. 사실 전 화가나 예술가들의 생활과 삶에 대해 전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시작부터 흥미롭더군요, 작가는 예술가 모임같은 어떤 관계를 통해 2016년 8월 한달동안 베니스의 한 스튜디오에 입주 작가로 선정되어 참여를 한 모냥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잘은 모르지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우여곡절끝에 떠나게 된 것 같구요, 근데 우낀데 시작하면서 작가는 유서를 작성합니다.. 그러니까 이 작가님은 무척이나 비행기를 타는데 두려움이 있으신 모냥입니다.. 재미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신 것인지는 모르지만 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에세이를 읽는 내내 놓지않고 있으시더라구요, 힘들게 베니스에 도착한 첫날부터 이야기는 제대로 진행이 됩니다.. 하지만 별 것 없어요, 그냥 베니스에서 머무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오래동안 그 사람을 알아온 것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펼쳐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베니스의 동화같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그녀가 그곳에서 느끼는 생활의 감정들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죠,

4. 부제에서도 나오다시피 이 작품은 그대로의 베니스의 한달동안의 생활 일기와 같습니다.. 자신과 함께 스튜디오에서 생활하게된 동료들과의 공동체로서의 삶도 자연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삶에 찌들리고 쳇바퀴모냥의 생활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저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이런 에세이에 담긴 자유로운 삶과 예술적 감정이 다분한 사적인 이야기는 너무 부러울 따름이죠, 그래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나도 저러고 싶다, 나도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보이는 삶에서 한시적이지만 나와 비슷한 감정을 지닌 자유로운 동료들과 동화의 세상속같은 베니스에서 살아보고 싶다.. 그러면서 작가가 끄집어내는 베니스의 일상의 삶에 푸욱 빠져들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은 뭘 의도하고 보여주려는 내용은 없습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허접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여느 여행관련 에세이와 비교해서도 어떤 면에서는 참 허접하죠, 게다가 한달간의 생활을 담고 있다곤하지만 작가가 드러내는 일상은 뭔가 독특하지도 않습니다.. 매일매일이 자유롭게 새로운 공간속에서 또다른 자아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는 뭐 그런 감정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거죠, 하지만 이 모든 가벼움과 편안함이 오히려 대단히 즐겁게 다가온다는 것은 뭐 때문일까요,
5. 일기 형식에 맞게 이 작품은 매일 매일을 기록한 챕터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서로 부터 시작한 비행은 첫날 베니스의 자기만의 공간에 대한 애착과 함께 시작하죠, 그리고 길치인데다가 말조차 전혀 통하지 않는 작가가 이곳저곳을 누비며 베니스의 일상을 느끼는 이야기로 이어지죠, 그리고 베니스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작가가 스케치한 베니스의 전경들과 작가가 채색한 예술작품들이 보여집니다.. 전 그림을 잘 모릅니다만 그림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참 좋더군요, 이 에세이에 대한 느낌과 함께 전수민이라는 화가가 그려낸 그림속의 감성은 대단히 직관적이면서도 몽환적 여운이 많은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림을 볼 줄도 모르고 느낌이 뭔지도 모르고 그 흔한 전시회조차 몇번 가보지 못한 중년 뚱땡이 아저씨가 단순히 작은 에세이집에 놓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정이 전달되는 뭐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6. 우리나라 사람들 어디 여행가면 꼭 박물관이나 문화재가 있는 곳을 들리지만 일상속에서 그 흔한 무료 전시회 한번 제대로 가질 않죠, 저 같은 경우도 지역에 있으면서 도립 미술관 한번 온전히 가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늘 아이들과 방문하더라도 엄마와 함께 아이들은 온갖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저런 작품들을 구경할 동안 전 바깥 계단에 앉아 담배를 태우거나(지금은 끊었습니다만) 혼자 돌아댕기다 지겨워서 전시회장 입구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게 일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물론 베니스의 모습과 작가의 한달동안의 일상과 그속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감성에 충분히 공감하고 즐기고 책으로나마 함께 공유한다는게 무척이나 재미지고 흥미로웠습니다만 무엇보다 기회가 된다면 전수민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한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아무래도 이 에세이의 일기속에서 보여진 작가의 모습이 나와 다르지 않고 우리와 다르지 않고 그리고 무엇보다 예술가로서의 감성이 너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보여주었기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난 색도 잘 모르는 무식한 아저씨인데도 참 색채가 이쁜 작품들이라 이 작품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의 모양새조차 값어치가 있어보더구만,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