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중간의 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정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1.  벌써 몇년인가요, 첫 아이가 태어난지 12년이 지났으니 그동안 저는 아이들 응가 닦는 세월을 원없이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막둥이가 스스로 응가 처리를 어느순간 하기 시작하면서 화장실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일이 사라져 밥먹다가 응가처리반이 나서는 경우가 더이상 없다는 사실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아이는 어리면 어린대로 크면 큰대로 챙겨야될 일이 많습니다.. 늘 부모로서 해야할 일은 끝이 없죠, 특히나 스스로 뭔가를 할 수있는 시기가 되기까지 부모로서 아이의 입장에서 해야하는 일들은 정말 힘들기 마련입니다.. 아이이기 때문에 모든 원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긍정적으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없죠, 무조건 징징대거나 울음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말이나 행동이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면 될때까지 아우성을 부립니다.. 힘들죠, 때로는 강하게 다그치거나 어쩔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학대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이상하게 새벽마다 깨서 울어대는 통에 몇개월동안 잠을 이룰 수가 없었죠, 큰 아이도 있었기에 작은 아이는 분유를 먹어 제가 가능하면 재우고 했는데 너무 심하게 우니 한번씩 그치지않고 심하게 울때면 저도 모르게 발바닥을 제 손가락으로 튕구며 그쳐,하고 윽박지른 적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는 놀래서 더 심하게 울었지만요, 그러다가 새벽마다 우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큰 아이는 모유를 먹는 통에 늘 엄마랑 붙어 자면서 필요시 입만 가져다대면 먹을 수있었지만 두 아이를 먹일만큼의 모유가 나오진 않는 통에 작은 아이는 분유를 먹고 잠들어도 늘 새벽에 깨서 우는게 이상했는데 어른들 말씀을 듣고 잘때 아이를 강보에 칭칭 감아서 따뜻하게 재우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알고보니 너무 더워서 아기가 땀을 너무 흘려 심한 갈증과 허기를 느낀다고 하더군요,


    2. 황당하더군요, 그때 이후로 아이가 미친듯이 울때나 자신의 주장에 대해 말을 듣지 않고 뜻대로만 할려고 들때에는 분명 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서로 대화가 가능하기 전인 3살 이전까지는 되도록이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노력을 아이 엄마와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럴려고 노력은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집보다 조금 많은 아이들이지만 크게 징징대거나 끝도 없는 울음으로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내년이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막둥이들은 초등학교를 입학합니다.. 뭐 그래도 아이는 아이라는 점은 어쩔 수 없죠, 누구나 겪는 일반적인 육아의 과정을 저 역시 겪는다 것이고 아내 역시 남들보다 조금 많은 아이지만, 여전히 바닥 닦고 돌아서면 또다시 어질러지는 삶이지만, 힘들고 지치고 심지어 고통스럽기까지한 부모의 빡빡한 인생살이에 대해 남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사해동포적 동질감으로다가 틈틈이 여유를 찾으려고 하죠, 왜 이런 이야기를 주절거리냐믄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 이야기라면 70단락을 만들어도 될만큼의 감정적 이입을 '만빵'으로 이끌어내는 작품이라는거지요, 역시나 일본소설입니다.. 가쿠타 미츠요의 "언덕 중간의 집"입니다..


    3. 리사코는 세살되는 아야카라는 딸을 둔 전업주부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형사소송에 관여하는 배심 재판원으로 선정됩니다.. 일단은 보충 재판원이지만 아이를 보는 입장에서 시간을 빼기가 어렵지만 어쩔 수 없이 법원의 요구에 따라 참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사코는 형사사건의 피고인 여성이 자신의 두살난 아이를 욕조에 익사시킨 사건에 대해 깊게 들어가게 되죠,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리사코는 피의자인 안도 미즈호라는 죽은 아이의 엄마에게 자신을 투영하기 시작합니다.. 미즈호라는 여인은 육아에 대한 심각한 불만등으로 아이를 학대하고 심지어 욕조에 익사시킨 여인이라는거죠, 하지만 재판이 열리고 조금씩 미즈호의 주변 인물들이 증인을 서면서 리사코는 자신과의 처지가 너무나도 비슷한 상황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비교를 하며 실질적인 자신의 심리를 그리고 현실에 대한 육아의 일상에 대해 조금씩 반추해나갑니다.. 과연 안도 미즈호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할 정도의 파렴치한 부모인가, 아님 그녀를 그렇게 몰고간 엄마로서의 역할에 대한 심리적 문제가 있었는가라는 육아와 여성적 심리의 불안한 행동장애등에 대해 조금씩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4.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식을 둔 부모 특히 엄마라면 어떤 방식으로든 감정적 동기화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심지어 남편이자 아빠로서 저 역시 심각한 감정적 이입이 이루어지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리사코는 1인칭의 시점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불안한 심리와 주변의 상황에 대해서 대단히 소극적이고 답답한 심리로 일관하며 상황을 이끌고 있습니다.. 작가 역시 이 작품속에 자신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은 리사코가 곧 작가이고 리사코가 곧 독자이고 리사코가 곧 육아에 지친 부모의 현실이라는 감정과 인물적 공동화가 이루어지는 듯 하다는거죠, 고로 이 작품은 대단히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특히 엄마라면 누구나가 공감하고 동조하고 감정이 그대로 이입되는 작품이라는거죠, 이것이 이작품의 모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대단히 불쾌합니다.. 물론 제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기 때문에 그런 감정이 생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리사코라는 여성을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너무나도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러운 육아의 측면만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들이 들게 만듭니다.. 제가 여태껏 살아오고 경험한 육아의 과정에서 안좋은 현실적 공감만 한데 뭉쳐놓은 듯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5. 이것은 아빠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육아의 입장에서 한발 떨어진 상황에서 느끼는 독후적 감성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아빠들이 엄마들이 겪는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감하지는 못할테니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저 개인적으로서는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게 충분히 엄마의 역할적 영역에서도 아빠의 역할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아빠는 육아를 '돕는다'고 말씀을 하시지만 저는 육아는 저 역시 '한다고' 생각하는 착한 남자이기에 나름 고개 쳐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이야기가 없습니다.. 한 여인이 있고 그 여인이 보는 또 다른 여인이 있습니다.. 이 두 여인은 극단적으로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지만 감정적이나 과정적인 부분에서는 동일시되는 경험을 가진 한 여인으로 봐도 무방한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육아라는 현실적 문제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엄마로서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한 여인은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엄마로서의 힘겨움을 이야기하고 한 여인은 일반적인 육아의 고통이 결국 범죄로 이어져버린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결국 종이 한장의 차이인거죠,


    6. 그래서 전 이 소설의 이야기는 현실적인 상황과 일반적인 육아의 인생이지만 이 작품이 전달하는 감정적 육아의 현실은 일반적이지가 않다고 생각하는겁니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절대 일반적이지가 않습니다.. 대단한 감정이입과 심리적 동기화가 이루어지는 인물적 투영성이 가득하지만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이지요,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가정과 주변의 가족들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우리네 인생속에서 보는 것들입니다.. 저희 집도 다르지 않습니다.. 부부의 사이도 그렇고 고부간의 갈등도 그렇도 이 작품의 이야기와 현실은 거의 동일합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분노와 은근한 심리적 서스펜스를 이끌어내죠, 작가도 그런 의도를 리사코를 통해 짙게 깔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폐쇄적이고 소심한 듯한 주인공들의 심리적 불안감은 저로 하여금 또다른 분노를 이끌어내게 됩니다.. 너무 현실같은 이야기가 너무 현실적이지가 않다는 이야기를 읽는 내내 하게 된다는거죠,  엄마의 심리, 여자의 심리로 점철된 이 소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편의 입장을 전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성작가로서 여성적 입장이 주가 된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지를 했지만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적 측면은 대단히 공감이 가면서도 불편한 감정이 끊임없이 들어서 솔직히 불쾌했습니다.. 리사코는 자신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주변의 상황과 인물들에 대한 거리감을 끊임없이 표출합니다..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로 뭔가 잘못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자격지심을 남편과 시부모의 대면등을 통해 수없이 드러내죠,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 할말은 많은데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되네요, 이게 이 소설의 힘이자 큰 공감대이자 개인적으로는 단점이기도 한 듯 싶습니다..


    7. 그러니까 이 소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가 공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엄마라는 직접적인 경험치가 쌓인 독자분이시라면 더욱 감정이입이 잘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읽고나면 정말 할 말이 많아집니다.. 생각도 많아지구요, 저 역시 아빠이지만서도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도 자꾸만 할 말이 떠오릅니다.. 아이에 대해서는 몇날몇일을 해도 부족할 듯 싶습니다.. 우리아이의 자랑과 혹시 뒤쳐지는 않나라는 불안감등을 웃음을 숨기면서 타인의 아이들에 대한 정보와 탐구를 하는 것은 부모로서 대단한 궁금증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이 소설 "언덕 중간의 집"은 이 시대의 부모 특히 엄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읽은 여느 일본소설보다 더 감정이입이 잘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의도한 육아의 현실에 대한 불안한 심리적 공감대의 현실은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위압감을 직접적으로 전달해줄 수있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작가는 소설속에서 하나의 상황을 여러 시점과 배경을 연결시켜 다른 시선의 판단을 보여줄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재판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여러 정황에 대한 상황적 판단에 대한 엇갈린 재판원들의 의견이 그러하죠, 그런 점에서 작가가 의도한 소설적 장치는 충분한 재미를 전달해주지 않았나 합니다.. 단지 아빠로서 이 소설에 대한 감정적 이입이 조금 불편했다는 점만 제외하고는 말이죠, 여하튼 일본소설이 주는 대중적 공감대는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장르소설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뭐 그렇다고 우리소설이 나쁜건 아니구요, 결론적으로 이제 더이상 아이들 응가 닦는 인생을 끝났으니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암요,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