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넥스트 도어
알렉스 마우드 지음, 이한이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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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후감을 적으면서 자주 언급했던 것 중의 하나인데 주위의 이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 아직도 저희 집 앞집에 누가 사는 지를 잘 모릅니다.. 이번주에는 조금 황당하더군요, 아이와 현관에 나와 엘리베이트를 기다리고 있는데 앞집에서 문이 갑자기 열리다가 다시 꽝하고 닫히더군요, 물론 일부러 그렇게 닫진 않았겠지만 무척이나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같이 있던 아이도 이상해서 왜 갑자기 우리를 보고서 문을 닫았냐고 저에게 되묻더군요, 전 그냥 뭘 두고 나와서 다시 들어갔나보다고 했지만 기분이 한참동안 안좋았습니다.. 나중에 아내에게 물어보니 옆집에 사시는 분은 젊고 아이도 하나 있는 분이시라는데 원래 조금 부끄러움이 많은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내가 보고 인사를 해도 고개를 숙이고 네네하는 정도의 안면밖에 없는 우리집 대문과 1미터도 안 떨어져있는 곳에 사는 이웃과의 현실이 참말로 어색하기만 합니다.. 그렇다고 먼저 찾아가서 벨을 눌릴 수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요즘 자신의 공간을 누군가가 들어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많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저희 아랫집 사시는 분들에게는 늘 죄송스러워(아이가 네명이다보니) 볼때마다 인사를 하고 죄송하다곤 하는데 그 분들께서도 거의 외면하시더군요, 그냥 영혼없는 대답만 네네하면서 같이 한공간에 있는 것 자체를 꺼려하시는 듯해서 앞집, 밑집 모두 참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도대체 인사를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하고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애들때문에 시끄러워서 그렁가,


    2. 세상이 각박해진건지 아님 자신의 공간에 대한 침해를 받고 싶지 않은 사회적 현상이 두드러진건지는 모르지만 연세 많으신 분들보다 젊은 세대가 가지는 주변인에 대한 거부감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지방의 경우는 이런 거부감이 조금 덜할지도 모르지만 서울의 경우는 전세를 사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니 주변이 이웃들과 친해지기가 더욱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언제 어느시점에 그곳을 떠나야할 지 모른다면 굳이 친분을 쌓을 이유가 없을 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만약 내 이웃집에 연쇄 살인마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요, 뭐 두말 할 필요가 없을 이야기입죠, 엄청나게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이 그런 이야기입니다.. 물론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이웃들은 그 사람이 누구인 지 전혀 모르고 그와 함께 같은 공간내에서 숨쉬고 이야기를 나누고 인사를 나누곤 합니다.. 어느 누구도 그가 숨겨놓은 공간을 다가갈 수 없으니 말입니다.. 알렉스 마우드 여사의 "킬러 넥스트 도어"입니다.. 제목처럼 살인자가 옆집에 살고 있습니다.. 그가 누구일지 맞춰보는 이야기입죠,


    3. 온 몸에 상처를 입은 한 여자아이가 경찰서에서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그 아이에게서 한 여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려 합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셰릴입니다.. 가출소녀입죠, 자신이 살고 있는 임대아파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경찰이 물어보는 한 여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죠, 리사는 우연히 자신의 상사가 저지르는 범죄의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을 칩니다.. 그의 돈을 가지고, 그렇게 도망을 친 리사는 런던으로 와서 콜레트가 됩니다.. 그녀가 정착하려는 곳은 런던의 허름한 임대아파트입죠, 자신이 들어오기 전 니키라는 여인은 말도 없이 모든 짐을 그대로 둔 체 사라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니키는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된 것이죠, 이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그렇게 콜레트는 누군가가 살인자일 지도 모르는 임대아파트의 주민과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그렇게 허름한 아파트에는 여섯명이 각자의 삶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중에 살인자도 있습니다.. 셰릴은 미성년 가출소녀입니다.. 토마스는 혼자 사는 수다스러운 남자입니다.. 이란인 망명자 호세인은 힘들게 영국에 적응중입니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은 제라드라는 남자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임대 아파트에서 평생을 살아온 베스타 할머니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 공간에는 여섯명이 거주중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임대료를 챙기는 빌어먹을 건물주 로이가 있죠,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셰릴은 초반에 경찰에 온몸에 상처를 입은 체로 진술을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이 중에 연쇄 살인마는 과연 누구일까요,


    4. 이 소설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각자의 삶을 중심으로 각자의 시점을 토대로 그들이 함께하는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죠, 대체적으로는 여성적 관점이 주를 이룹니다.. 그중에서도 셰릴이라는 아이가 바라보는 주변의 시점이 가장 두드러지고 콜레트라는 여인의 삶과 행적을 꾸준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속에서 유일하게 변함이 없는 한 여인인 베스타가 이 극의 중심을 잡아나가고 있죠, 전반적으로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남성의 관점을 크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인 남성들은 대체적으로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여성들도 삶의 상처가 대단히 많은 인물들이긴 하지만 남성들은 그런 점 조차 부각시켜지질 않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연쇄살인마가 이들중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넌지시 드러내곤 하죠, 그렇다고 여성들이 이 용의자의 한 축에서 아예 배제가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소설에서 챕터상 등장하는 연쇄살인마는 남성이라는 대명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니 남성일 가능성이 많겠죠,


    5. 사실 이 소설은 살인마를 추리하고 찾아나가는 그런 류의 소설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살인마에 대한 개념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포인트는 아닌거죠, 그냥 이들 중 살인마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 물론 살인마가 벌인 범죄가 드러나기 전까지 - 이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런던 남부의 빈민 임대아파트에서 힘들게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또는 함께 보듬어가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심이 바로 셰릴과 콜레트인거죠, 이 작품은 캐릭터의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심리적 표현이 주 포인트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들의 삶에 대한 캐릭터적 구성이 중요하죠, 그리고 이들을 통제하거나 강압하는 한 건물주의 이야기가 초중반부 전체를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경험하는 즐거움이 만만찮습니다.. 특히나 위에 말씀드린대로 이 소설의 중심이 된다는 베스타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서 우린 사회의 밑바닥과 범죄적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에서도 조금은 희망의 끈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도 놓칠 수 없는 것이죠, 후반부에는 이 소설의 살인마가 드러납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반전이 존재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충격이 뜬끔없이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드러날 순간에 드러나게 되죠, 말씀드린대로 이 소설에서 살인마의 추리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니까요,


    6. 사실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우린 이들속에 살인마가 있다는 전제를 소설의 띠지부터 파악했기에 무척 궁금해하는 긴장감을 가지고 읽게 됩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살인마를 일반적인 심리적 서스펜스를 이용하여 긴장감을 꾸준히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그냥 그 와중에 이 아파트에 사는 캐릭터에 집중하죠, 그러니 이 살인마도 이 캐릭터의 하나로 등장하는 정도로 파악이 됩니다.. 읽으면서 우린 이 인물들중에 생명의 위협으로 인해 대단한 긴박감을 불러 일으키는 그런 상황적 소재를 발견하진 못합니다.. 그냥 이들 이웃들중 살인마가 있다는 사실만 인지하면서 그게 누굴까라는 생각에 머물고 맙니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이 지향하는 바가 각자의 삶의 고통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해서 다루기 때문이죠, 작가는 섬세하고 꼼꼼하고 아주 구체적으로 이들의 개인적 심리를 깊게 파고듭니다.. 그리고 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때에도 그들이 겪는 심리의 딜레마를 아주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죠, 그렇게 잔잔하지만 위험천만한 삶의 일면을 작가는 독자에게 전달하고자하는 것 같습니다.. 고로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만큼의 뭔가 있어보이는 굉장한 서스펜스적 스릴러의 감성은 이 작품에서는 보여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조금은 차분하고 지리하면서도 꼼꼼하게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인내도 필요한 작품이죠,


    7. 단순한 대중소설적 흥미만 다룬다면 재미적 측면은 보장할 수도 있겠죠, 말 그대로 내 이웃에 살인마가 있어 그와 대치하고 싸우고 피 튀기고 결국 상처뿐인 승리를 얻는 흔한 헐리우드식 스릴러소설이라면 뭐 크게 할 말도 없을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상황적 이면에 드러내고자하는 캐릭터의 삶과 그들의 유기적 연대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죠, 독자들은 마지막 작가가 그려내는 이야기의 빛을 즐겁게 맞이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도덕적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인간의 기본적 삶과 상처에 대한 상호작용과 인간적 연민이 전달해주는 희망적 미래의 긍정성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뭔가 중요한 상(에드가상)을 받은 것 같기도 하구요, 뭔가 크게 와닿는 느낌은 없지만 - 동양적인 사고의 기준은 아니다보니 - 캐릭터가 주는 상황적 심리의 섬세한 표현과 상처뿐인 삶의 한 일면에 대한 대중적 소설의 진중함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특히 처음과 마지막의 연결을 생각하면 우린 스릴러소설을 읽고나서도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솜신발을 신겨서 쿵쿵거리는걸 자제시켜야 아랫집에서 인사를 받아줄라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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