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쟁이가 사는 저택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2
황태환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평점 :

1. 오래간만에 혼자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 천사다방으로 나가봅니다.. 그래봐야 두번째로 가보는거죠, 어색합니다.. 따수븐 커피한 잔 시켜놓고 앉아서 책을 펴듭니다.. 근데 뒷자리가 부산스럽고 시끄럽네요, 자리를 옮길까 싶은데 아저씨가 와따가따하는 것 같아서 그냥 있기로 합니다.. 어떤 모임인가 봅니다.. 한참을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여성분이 자리를 뜹니다.. 문득 한 분이 자리를 뜬 여성분의 외모에 대해 우스개 소리를 합니다..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아이의 이야기를 합니다.. 키가 너무 작은거 아니냐고, 그러면서 여러가지 의견들이 쏟아집니다.. 아이의 아빠가 키가 너무 작고 볼품없게 생겼더라로 시작된 그 자리에 있지도 않은 남자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여성분이 돌아올때까지 계속됩니다.. 화장실을 다녀오던 여성분이 보이자 이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른 이야기를 꺼냅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저도 아무렇지도 않게 엿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함께 모인 이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들인 것처럼 서로의 이야기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합니다.. 전 하필 그 많은 빈 자리를 두고 여기에 앉았을까 고민하다가 부끄럽지만 쟁반을 들고 안쪽 자리로 옮깁니다.. 그리고 잠시 자리를 뜬 여성분을 바라봅니다.. 아무것도 모른 체 그들과 함께 너무나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괜한 짜증만 올라옵디다.. 절대 여성분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자들도 다르지않으리라 봅니다.. 단지 제가 경험한 일이기에 그냥 적어보는 겁니다.. 가장 일반적인 인간의 속성인 듯 싶어서 말이죠,
2. 대단히 극단적인 상황이 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습니다.. 특히 좀비물이 그런 극한의 상황에 알맞은 장치이기도 하죠, 이제 국내에서도 좀비의 개념은 어린 아이들까지도 제대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부산행' 덕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제가 좀비물의 전도사도 아니고 좀비를 그냥 좋아하는데 그동안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면 약간은 비릿한 눈으로 바라보던 시선이 좀비의 개념을 제대로 각인시킨 천만 흥행 영화 덕분에 나름의 장르적 취향으로 인정받는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아시다시피 좀비의 파괴력은 아주 대단합니다.. 살아남은 인간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스토리이기 때문이죠, 수많은 디스토피아의 허구와 현실의 지옥같은 세상을 대변하는데 종말적 좀비의 세상만큼 대입하기 좋은 배경도 없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난쟁이가 사는 저택"이라는 작품입니다.. 세상은 종말에 이르렀고 창궐한 좀비는 세상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살아남은 사람들은 갇히 공간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신세인거죠,
3. 한 남자가 빌딩안에서 좀비와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좀비를 피해 달아나면서 좀비를 해치우고 그가 가진 열쇠를 뺏아야됩니다.. 열쇠를 가지고 옥상에 있는 자이로콥터를 타고 게토로 떠날려고 하는거죠, 이 좀비는 성국이라고 불리우는 남자가 있는 빌딩의 병원 원장입니다.. 성국은 이 병원에서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허드레 일을 하면서 살다가 세상이 변한거죠, 그리고 성국은 선천적으로 키가 크지 않는 왜소증을 가진 난쟁이입니다.. 일반인들보다 신체적 약점이 많은 사람이죠, 하지만 이 신체적 약점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좀비의 지역을 탈출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게토에서는 한번씩 헬기로 탈출하지 못하고 지역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을 위해 식량을 옥상으로 내려줍니다.. 성국 역시 한번씩 던져주는 쌀로 연명을 하지만 갈수록 식량은 부족해지고 자신과 정신이 혼미한 아버지는 살아갈 길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 와중에 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정신이 없는 아버지는 결국 좀비가 되어버리고 홀로 남은 성국은 이제 좀비에게 막혀버린 옥상가는 길 대신에 자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옥상으로 통하는 예전 쓰레기 배출구를 통해 식량을 받기 위해 옥상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구출하기 위해 파견된 헬기가 자신의 근처로 다가오는 걸 알게 되죠, 그리고 좀비의 세상에서 인간의 피비릿내가 진동하기 시작합니다..
4. 좀비의 세상에서 주인공은 살아남은 인류입니다.. 딱히 특출날게 없는 연약하고 힘없는 인간이죠, 이들은 대체적으로 선택받지 못해 힘겹게 좀비의 세상속에서 그들을 피해 고군분투하며 생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냥 우리들이죠, 다행히 아직까지 좀비에게 물리지 않아서 그나마 살아남은 겁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좀비가 되어버릴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긴장이 됩니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남은 자들에게 인류애를 허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인류애를 허용하더라도 결국 내가 우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혼자일때는 나만 살아남으면 되지만 둘 이상이 되면 타인을 생각해야죠, 하지만 또 역시 내가 우선이 되게 됩니다.. 그럼 둘 이상은 서로 불협화음이 생기고 생존앞에서는 배려라는 배부른 소리는 똥무더기처럼 변기속으로 던져버리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극한상황속에서 도덕적인 삶과 인류애적인 공동체적 감성은 하지만을 거듭한 끝에 결국 나밖에 안남는거죠,
5. 이 작품 "난쟁이가 사는 저택"은 좀비의 세상속에서 살아남은 처참한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난쟁이가 사는 저택에 들어온 인간들의 부대낌을 보여주는 소설이죠, 좀비는 이 소설이 만들어내는 처참함의 배경이자 극한 상황의 설정일 뿐입니다.. 좀비는 타인에 대한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자신의 굶주림에 대한 욕구 외에는 타인을 바라볼 이유도 없죠, 홀로 남은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생존의 욕구 외에는 타인을 고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원시적 상황인거죠, 이럴 경우에는 좀비나 홀로 남은 인간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과 동일한 타인이 있을 경우 외면하질 못합니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렇겠죠, 그래서 이렇게 사회적 구성이 이루어지면 결국 문제가 발생합니다.. 늘 그렇듯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과 동일한 타인을 있을 경우 결국 외면하게 되기 때문이죠, 이 소설은 그런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추악한 심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품이죠, 생존이라는 본능속에 숨어드는 인간의 사악한 탐욕과 권력욕등의 더러운 면면을 보여주고자 하죠,
6. 개인적으로는 설정이 너무 작위적입니다.. 읽는 내내 수도 없이 겪어본 극한사항속에 놓인 인간군상들의 폐쇄적 이야기의 인간적 습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 작품속의 인물들은 너무나도 추악하고 자기 위주적이고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좀비의 세상은 늘 참신하고 독창적인 인간의 생존의 방식을 토대로 새로운 희망과 절망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전혀 새롭지 않은 좀비의 세상속에 놓인 하찮은 인간들의 어줍잖은 생존의 이기적 욕구를 보여주는거죠, 대단히 좋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의 야비한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며서 이야기를 진행하죠, 사실 시작과 함께 주인공의 신체적 결함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구조는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작가가 보여주고자하는 비판적 의도의 인간들의 사회적 배타주의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중반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는 좀비적 특성도 스릴러적 감성도 대중적 취향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단지 그냥 여즉 읽어본 그런 부류의 작품처럼 그냥 그렇게 읽힐 뿐이죠, 물론 재미없진 않습니다.. 그게 답니다..
7. 제가 실망했던 부분은 초반의 설정과 내용이 좀비적 세상속에 놓인 인간들의 생존에 대한 대치적 측면으로 바뀌면서 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누구나 그러하겠죠, 저라고 다르겠습니까, 당연히 작가가 그려낸 세상의 이야기보다 더 잘 표현하질 못할겁니다.. 하지만 좀비의 세상은 좀비스러운 멋이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 개인적을 부산행도 그렇게 재미지게 보질 못했습니다.. 과거의 좀비의 세상은 이제 확장되어 나갑니다.. 단순히 좀비의 세상에서 살아남은 인간들이 싸우면서 또다시 자기들끼리 대치하는 이야기는 한물 간 느낌입니다.. 역시나 물론 재미가 없진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누구에게는 늘 비슷하고 똑같은 좀비의 이야기라고 생각될 지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굳이 좀비의 세상을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인간들이 모인 자리에서 벌어지는 더러운 짓거리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겪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우리나라라면 충분히 지옥같은 세상임을 뼈저리게 느낄테니까,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