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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소파
조영주 지음 / 해냄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1.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많이 하는 아빠이긴 합니다.. 제일 많은 잔소리가 막 어지르진 장난감이나 음식 부스러기 치우라는 것이죠, 두번째로 많은게 시간 되었으니 치카하고 언능 자리에 누워,입니다.. 그외에 아이들의 교육과 성향에 관한 잔소리는 거의 하지 않는 편이긴 한데 딱 한가지는 늘 이야기하곤 합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타인의 입장에 대한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합니다.. 아이의 엄마는 너무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게되면 자신보다 타인의 입장때문에 눈치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긴 합디다만 전 조금 생각이 다른게 기본적 성향은 어느정도 정해지는 것이라 세상의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의 입장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는 본능을 가졌기에 타인이 당하는 상황에 대한 약간의 눈치는 나쁘지 않다는 주의죠, 하지만 세상의 많은 이들은 자신들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모르게 교육받고 교육을 시키고 있는 사회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 하나 살아가기에도 벅찬 사회의 현실속에서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줄 그런 여유가 우리에겐 없는 것이죠, 맞습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서민의 삶과 우리네 인생의 언저리는 타인과 공유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 자의반타의반 타인과 더불어 살게 되죠, 하지만 이 세상에는 자신 이외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단 1%도 없는 인간들이 수없이 존재합니다..
2. 보통은 이런 인간들을 소시오패스라 부르며 범죄적 기질이 다분한 인간으로 우린 여러 장르소설속에서 경험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인간들은 현실속에서도 수없이 우리 주위에 존재합니다.. 대다수의 기득권자들의 행동들이 그러하죠, 자신들의 탐욕과 욕망과 본능을 위해 타인이 상처받는 것에 대한 한치의 양보심이 없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현대사회의 우리의 일상속에서는 이런 인간들이 세상의 중심에 서서 기득권을 외치며 우리들을 밟고 있는 형상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철저히 자신의 이중적 본능을 숨깁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에서 분명 우린 또다른 수라의 상을 보지만 어디까지나 숨겨진 부분에 대한 음모적 이론일 수 밖에 없는 감정적 거부감으로만 치부되죠, 외부로 치장되는 그들의 일면은 늘 친밀하고 바르고 부드럽고 타인의 배려에 예의가 가득한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가요, 제발 그렇길 바랍니다.. 또한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타인의 상처에 대한 무감각한 성향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받을 상처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겁나하면서 수많은 언론과 사건사고에 피해자들의 외침은 한순간에 묵살해버리고 자신의 감성에 집중하는 그런 성향이 많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대단히 전문적이고 집요한 머리가 뛰어난 부류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난 머리가 나쁘니 소시오패스는 아닌걸로, 아님말고
3. 조영주 작가의 "붉은 소파"는 그런 사회적 심리와 범죄적 성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니 읽어보시려고 하는 분들은 초반 책을 펼치면서 오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겠는데 오히려 저 재미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스포일러가 스포일러이면서도 딱히 스포일러가 아닐 수도 있다는 뭐 그런 이상한 예감?.. 아님말고, 여하튼 소설의 처음은 한 남자가 어디가에 놓인 붉은 소파를 중심으로 촬영을 하는 부분으로 시작합니다.. 이 주인공은 한때, 아니 지금도 유명한 사진작가입니다.. 정석주라는 이 인물은 15년전 자신의 딸의 살인을 목격합니다.. 연쇄살인의 피해자였죠, 그 이후로 붉은 소파에서 살해된 딸로 인한 충격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붉은 소파에 수많은 사람을 앉히며 살인마를 찾고자 하죠, 옳든 그르든 그렇게 사진을 찍다보면 그 살인마을 어떻게든 알 수 있을거라는 집요한 집착이 그를 현재까지 부여잡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수제자인 재혁이 자신을 찾아냅니다.. 이제는 멈추기를 바라며 붉은 소파를 이용한 현실로의 귀환을 요구하죠, 그렇게 정석주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재혁의 요구에 따라 어떤 사건의 현장 사진을 찍기로 합니다.. 그렇게 강남경찰서의 김나영 형사를 만나게되고 과거의 사건들이 조금씩 숨겨진 진실을 토해내기 시작합니다..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범죄사건의 진실을 말이죠,
4. 초반부와 중반부를 거쳐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사건은 여러 방향적 구도로 연결되면서 하나로 묶여져나갑니다.. 그 중심에는 한 남자의 대단히 고통스러운 과거가 있죠, 정석주라는 인물을 통해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구성은 대단한 광기와 집착과 인간의 원초적 본성들이 실타래처럼 묶여있습니다.. 어지럽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하고 쉽게 말해 퍼즐처럼 하나하나 짜맞춰지는 진행이 생각만큼 속도감이 붙질 않아 답답하면서도 작가는 이 구성의 중심에 한 남자의 모든 것을 집중력있게 끌고 가기 때문에 독자들은 흐름에 대한 상당한 궁금증과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읽어보시면 느끼실테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대단히 농밀한 심리적 내면을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석주라는 인물을 통한 내부적 광기와 집착과 감성적 분노에 맞춰 외부에서 부딪히는 또다른 상황의 연결부분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회적 딜레마를 비롯한 제법 공감적 느낌을 많이 불러 일으킵니다..
5. 이 소설은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범죄소설입니다.. 주인공 역시 피해자의 한명인 딸의 살인마를 찾고자 15년동안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날때까지 하염없이 찾아다닌 이야기로 시작하죠, 그리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범죄사건에 있어 살인마에 대한 시간적 한계를 두는 것에 대한 사회적 규제와 피해자로서 절대 변하지 않을 고통과 아픔에 대한 시간적 한계의 간극에 대해 우린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초반부에 등장합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적인 흥미위주의 대중소설마냥 단순한 대척점을 가진 선과 악의 대결 구도나 사건에 대한 간단한 구성적 흐름의 속도감 넘치는 범죄소설의 양상과는 크게 다른 구성이 이 소설의 의도인데요, 그래서 답답할 수도 있다는 것이긴 한데 우리는 읽다보면 여느 선악의 구도로 장르적 파괴력을 보여주는 많은 대중소설보다 이 소설이 보여주는 보다 진중하고 생각보다 아픔이 가득한 허허로움에 대한 사건의 딜레마적 측면을 경험하게 된다는거죠, 이에 소설속 인물들은 또다른 심리적 반향과 고통과 결코 완쾌되질 않을 상처의 치유를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6. 상을 받았다고 드러내놓고 칭찬하긴 싫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소설이 그렇지 뭐, 심리적 신파나 전형적인 인물적 구도나 뜬금없이 등장하는 우연적 필연을 경험한다라는 뭐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싫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뒤로 갈수록 작가가 직소퍼즐처럼 연결해놓은 상황적 연결이 대체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뜬금없는 무식한 추리적 불만을 제시하지는 않죠, 다만 소설의 중심이 되는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질않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또다른 진실의 반전 역시 크게 어필되지 않는다는게 재미는 있으되 크게 우와~ 이럴수가..라는 뭐 그런 충격적 임팩트는 와닿질 않는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안타까웠다고나 할까요, 전반적으로 섬세하게 잘 짜맞춰진 상황과 시공간적 구성이긴한데 조금은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게 아무래도 정석주라는 인물이 주는 광기적 성향과 또다른 주인공의 느낌인 김나영이라는 여형사의 소설적 집중력이 부족한 면이 조금 있었던게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후반부의 인물 역시 좋긴한데 생각만큼의 큰 임팩트가 없어서 약간 아쉬었다고나할까요, 하지만 대단히 지적인 즐거움과 스토리의 매력이 상당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7. 상 받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렸죠, 현재 힘들지만 여전히 굳건히 한국문학을 지키고 이끌고 나가시는 대표집단의 작가님들이 이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신 작가님이 많으신 듯 합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상은 아니라는거죠, 특히 추리심리스릴러소설이라는 구성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님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국내에서는 홀대받는 장르가 이런 하위 대중소설로 치부되는 누군가가 구분지어놓은 장르소설의 영역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 소설은 충분히 칭찬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내용뿐만아니라 작가님의 면면을 두고 보더라도 충분히 소설적 자신감을 가지셔도 모자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구요, 앞으로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특히 저에게는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장르소설의 위상을 높여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한사람의 독자로서 이 작품 "붉은 소파"는 흔히 접하는 추리적 방식을 취하면서도 상당히 독특한 인간적 공감대와 심리적 딜레마를 잘 버무린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모든 상받은 작품이 다 좋은건 아니지만 상을 받을만하다고 여겨지는 작품은 한번정도 읽어보셔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장르소설을 사랑하시는 독자님이시라면,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