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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티야의 여름
트리베니언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1. 그때는 내 삶에 있어서 유일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절대불변의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렇기에 어떻게해서든 놓치기 싫었던 사랑이었죠, 쉽게 시작된 사랑이었지만 몇번의 어려움을 겪고 이제 제대로된 사랑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영장이 날아듭니다.. 요즘은 어떻게 군대를 가는 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영장에 주어진 시간은 한달 남짓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세상이 무너져내립디다.. 어떻게 해야될 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 혼란의 시간을 며칠 보내고 주변에선 어꺠를 토닥토닥, 남자라면 누구나 다 가는데 뭘, 어쩌구저쩌구(그걸 위로라고 해..)하면서 눈물을 눈물을 그녀와 함께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힘들게 군 입대를 하곤 한동안 그녀와의 연락은 꾸준히 이어졌죠, 그러나 인생사 군대간 남자의 90%가 경험하는 실연의 아픔을 겪고 충격에 휩싸여 왜왜왜만 되뇌이며 증오를 하게 되더군요, 결국 실연의 이유를 알지 못한 체 헤어져버렸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그시절의 아련한 사랑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유일한 사랑인 줄 알았던 아픈 기억은 망각이라는 시간의 희석제로 인해 사라지고 어느순간 영원한 사랑이 나타나 현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거죠,
2. 사랑에 있어서는 남자는 좀 바보죠, 잘 모릅니다..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감정과 자신의 욕심이 앞서는 존재입니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곤하지만 늘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하면서 주위를 둘러볼 생각을 잘 하지않죠, 그래서 여자들은 상처를 받습니다.. 오롯이 남자만의 사랑만 받기에는 여자들은 여러가지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남자들은 자신만 믿어라, 다 괜찮다라는 식으로 몰아부칩니다.. 여자들은 고맙고 행복하고 사랑만 따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생각할게 너무 많은거죠, 그럴때 남자들이 그런 여자의 입장을 잘챙겨서 보듬고 이해해주면 좋은데 늘 그렇듯 그때의 저처럼 치기어른 젊은 남자애들은 자신의 생각만 합니다.. 아마 지레짐작건데 그녀 역시 그런 입장에서 떠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과거의 사랑을 떠올리는 가슴아픈 소설 한편 여기 있습니다.. "카티야의 여름"은 필명 트리베니언이라는 걸출한 작가의 작품입니다.. 여러 장르를 섭렵하며 베스트셀러를 만드신 작가님이신데 전작들의 면면이 대단합니다.. "아이거빙벽", "메인", "시부미"등은 액션과 하드보일드와 스파이스릴러입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 "카티야의 여름"은 로맨스 심리스릴러소설이라고 할 수 있죠, 대단히 매력적인 작품이고 반전 또한 대단합니다..
3.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장 마르크 몽장은 프랑스의 바스크 지방의 작은 마을인 살리에서 그로 박사라는 인물의 밑에서 보조 의사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선지 몽장은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참전을 한 후 대전이 끝나고 수십년이 흐른 후에 다시금 살리로 기억을 되살리며 돌아오죠, 그리고 그시절 마지막 여름이 기억을 꺼냅니다.. 그로 박사의 밑에서 한가롭게 의사생활을 하던 몽장은 어느날 자신을 찾아온 한 여인과 마주하게 됩니다.. 대단히 자유로운 감성이 가득한 카티야 트레빌은 자신의 동생이 다쳐서 자신의 집으로 왕진을 부탁하기 위해 찾아온거죠, 그녀와 함께 에체베리아의 저택으로 가면서 몽장은 그녀가 여러방면으로 아는게 많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녀의 집에서 마주한 남동생은 그녀의 또다른 쌍둥이였습니다.. 폴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대단히 시니컬한 비판적 시선을 가진 매력적이지만 밥맛인 남성이었죠, 그렇게 몽장은 카티야와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폴은 그런 그들의 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냥입니다.. 계속 그들의 관계를 간섭하며 거부감을 드러내곤 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몽장은 카티야에 대한 사랑이 깊어만갑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조금씩 밝혀지는 트레빌가의 비밀이 몽장을 당혹스럽게 하는데,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트레빌가에는 어떠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4. 작가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저 아니라도 많은 독자분들께서 특이한 그의 필명과 이력에 대해서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싶으니 말이죠, 여하튼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메인"을 아주 멋진 감성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말씀드린대로 작가는 여러 장르를 대단히 자연스럽게 펼쳐내는 내공이 강한 분이십니다.. 한분야에서도 쉽지않은 메인스트림의 베스트셀러의 정점을 트레베니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섭렵하신거죠, 그리고 이번에는 로맨스심리스릴러같은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티야의 여름"은 초반과 중반에 걸쳐 일반 고전로맨스소설의 양상을 띄며 대단히 아름다운 바스크지방의 건조한 일상과 배경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문장이나 내용도 고전미가 넘치는 20세기 초반의 시대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이미지와 함께 상당히 부드럽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는 심리적 복선과 암시는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변화되기 시작하죠, 제목처럼 카티야라는 여인의 모습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상당히 입체적입니다..
5. 사실 이란성 쌍둥이 아이를 둔 입장의 부모로서 이 소설의 등장인물이 카티야와 폴의 쌍둥이적 발상은 상당부분 공감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 어색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중 하나가 성별이 다른 쌍둥이는 일란성이 될 수 없다라는 부분인데 이 작품에서는 일종의 일란성적 의도를 깔고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허구적 발상에 근거한 이야기로 판단하셔도 무방합니다.. 여하튼 얘들은 쌍둥이입니다.. 제 아이들처럼 남녀 쌍둥이입죠, 엄마 배속에서 이넘들이 얼마나 많은 텔레파시를 주고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문득 자세나 행동적인 측면에 통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리고 쌍둥이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인 둘만의 의지적 측면이 크다라는 부분이죠, 둘에게 어떤 위기적 상황이 닥치면 이들은 서로 의지하며 보듬아주는 편입니다.. 또한 각자의 내면에 대해 어떻게보면 가장 잘 아는 절친이기도 하죠, "카티야의 여름"에서도 이런 일면은 소설 전반에 걸쳐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카티야의 행동과 폴의 행동에서 우린 이들의 관계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6. 이 소설은 배경적인 측면이나 이야기의 구성이 확장되지 않고 아주 소소한 일상과 주변의 상황을 토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 개인의 삶과 과거의 추억만 드러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독자들은 머리싸매고 고심하면서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몽장이라는 시점의 화자의 이야기에 따라가기만 하면 되죠, 그가 보여주는 아련한 사랑의 감정선을 따라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됩니다.. 그리고 잔혹한 삶의 이면의 고통에 대한 아픔과 자신으로 인해 벌어지는 운명에 마음을 주기만 하면 됩니다.. 가슴아프게 폴의 행동을 이해하고 마음아프게 카티야의 심리를 이해하고 눈물나게 트레빌박사의 정신에 대해 공감하면 됩니다.. 단순하지만 대단히 매력적인 로맨틱심리스릴러라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반전의 묘미도 함께,
7. 작가는 프랑스지역의 바스크지방의 내력과 장면적 묘사를 자연스럽게 내포한 문장들을 상당히 많이 드러냅니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작품속 프랑스의 이국적 느낌을 아주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바스크지방의 축제를 묘사하는 후반부의 극적인 묘사 방법은 독자들로 하여금 있는 그대로의 축제의 열정을 느끼게 해주기게 모자람이 없습니다.. 그것도 카티야라는 여인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이 되죠, 흔히 말하는 영화적 상상의 이미지속에 카티야는 정말 매력적인 여인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곤 소설은 뒤이어서 벌어지는 일들이 극적으로 변화되어버리죠, 트리베니언은 분명 독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알고 있었을겁니다.. 단순한 대중로맨스스릴러소설이라곤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고급스러운 문장의 묘사와 고전적 로맨스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중심으로 아주 매력적인 심리적 스릴러의 반전까지 정리를 해본다면 왜 수많은 사람들이 트리베니언의 문장과 그의 필명에 대해 현재까지도 존경을 표하는 지 알 수 있는 듯 합니다.. 이 작품은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한 사랑과 인간의 관계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는 그 어느 세상사 이야기보다 무게감이 넘쳐나는군요, 아련한 사랑의 비애를 여러분들도 한번 경험해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짜안해,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