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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의 죽음 ㅣ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1. 어릴 적 살던 동네에 서울 사람이 이사를 왔습니다.. 그때만해도 골목을 중심으로 누구네, 누구집하면서 대강 이웃사촌의 개념이 형성된 시절인지라 새로 골목으로 입성한 이웃에 대해서 모를리가 없었던 때였죠, 사실 제가 살던 동네가 그렇게 부자들이 사는 곳이 아닌지라 누구네집에 전세를 들어온 서울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나 저녁에 부모님께서(대부분 엄마가 이야기를 하죠) 나누시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집에 대한 내막을 대강 짐작을 하게 되죠, 서울에서 야반도주를 했다는둥, 생긴거와 하는 행동은 귀티나는 부자같은데 왜 이렇게 먼곳으로 그리고 방 한칸짜리 삭월세로 들어오게되었는 지, 어른들은 이러쿵저러쿵 속닥속닥 말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어린 여자아이가 혼자 동네 골목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우리들은 가끔 아이를 데리고 골목입구의 구멍가게에 가서 오뎅도 나눠먹고 했던 생각이 나네요, 처음에는 어른들도 속으로는 딴 생각을 할지언정 겉으로는 서울사람들과 동네어귀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하면서 잘지내더군요, 서울사람들 특유의 붙임성있는 말투가 친근하게 다가왔나 보더라구요, 얼마안가 예전부터 늘 함께했던것처럼 동네주민이 되어버렸고 지금도 그 동네 언저리에서 사시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어머니께서 하신 기억이 납니다.. 이야기인즉슨 "그 집 딸내미가 새침하이 그렇더마는 공부를 잘해서 해외유학까지 갔다가 언자 외국회사 호주지사에서 큰 자리에 앉아서 잘 살고 있다더라, 아직 시집도 안갔다던데, 갸가 어릴적에 니 좋다고 막 따라댕기고 편지도 보내고 그라더만 세월 참 빠리다.."라꼬 말이죠,
2. 사실 외지인들이라고 다 배척을 하거나 그러진 않잖아요, 보통은 토박이들의 텃새때문에 고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느정도 어울려 살다보면 사람사는 세상 별다른게 있을까 싶습니다만 간혹 보는 장르쪽의 의도속에 담긴 작은 소규모의 지역속에서 벌어지는 배타적 공감등은 서늘한 공포를 이끌어내는 소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국내의 작품들이나 영화속에서도 외지인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그런 소재는 상당히 많더군요, 사실 전 그런 아주 소규모의 공동체를 이룬 마을에서 끈끈한 유대로 뭉친 집단을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어딜가나 이런 배경은 존재하나 봅니다.. 그런데 특히나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토박이의 삶속에서 끈질기게 생채기를 내는 입장이라면 아주 몰아내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기는해요, 이 작품 "외지인의 죽음"은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소마을인 시노선이라는 곳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번에는 해미시 맥베스가 로흐두가 아닌 시노선으로 차출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습니다..
3. 해미시는 게으르고 복지부동하는 자세로 범죄가 없는 평안한 나날을 로흐두에서 보내고 싶건만 시리즈는 계속 이어지니 살인사건은 꾸준히 발생해야되고 이번에는 로흐두는 숨고르기를 한번 하고 시노선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살인사건을 저질러볼까하는 느낌이 드네요, 여하튼 해미시는 시노선으로 몇달간의 차출 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시노선이라는 작은 마을은 광신도적인 종교적 공동체의 생활과 함께 외지인에 대한 반감을 심하게 드러내는 곳으로 해미시로서는 처음부터 딱히 좋은 이미지는 아니네요, 그런 와중에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메인워링이라는 인물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외지인으로서 되먹지도않은 오지랖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아주 지랄맞은 오지랖을 해대는통에 지역민들이 죽이고 싶을만큼 반감을 가진 인물이죠, 해미시는 도착하자마자 메인워링의 고발을 듣게 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아내에게 마법술을 행하며 협박을 가했으니 조사를 하라는 것이죠, 이것저것 조사를 하던 해미시는 메인워링이 시노선에서 하는 수많은 오지랖의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대단히 악의적이고 적의가 가득한 참견을 일쌈고 있는 것이죠, 그러던 와중에 이거 이러다가 저 인간 죽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떡하니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이번에는 여느 살인사건과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의 살인이 벌어지고 이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정말 짜증 이빠이인 블레어는 여전히 수사의 대가리 노릇을 합니다.. 하지만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에는 해미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데 말이죠, 우찌될까요,
4.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전작들과 변함없는 제목적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다루고 있죠, 근데 앞선 작품의 독후감에서 편안하고 코지스러운 미스터리라고 했던 말 다시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생활속에 녹여든 살인사건에 대한 전작들의 느낌과는 아주 다릅니다.. 전작들도 인물적 악의성을 드러내곤 했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 의도와 상황적 구성의 하드보일드한 감성도 어느정도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소재와 구성을 끌어다가 범죄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죠, 단순한 모임이나 단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아니라 지역적 배타주의와 악의성을 전제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편안한 느낌으로 읽기에는 대중적 자극성이 상당히 짙습니다.. 고로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진 작품의 유형이라고 생각되어지는거죠, 상당히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5. 여전히 인물적 특성은 그대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리즈의 기본은 인물의 연관관계와 상황적 연결고리가 중심인 듯 싶습니다.. 향후 이어질 작품의 내용을 확인해봐야겠지만 대체적으로 하나의 공간적 배경을 만들어내면 그속에 인물의 유형을 설정하여 용의자를 구성하고 그중에서 살인자와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이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근데 시종일관 이런 형식으로만 꾸준히 진행되면 식상할 수 있는데 비턴 작가님께서는 각권별 상황의 구성면에서 상당히 멋진 인물적 유대를 만들어내시는 듯 합니다.. 비슷하면서도 늘 새로운 느낌이 듭니다.. 현재까지 출간된 세권의 유형별로는 사건이 발생하고 해미시의 의도와는 다른 속물적 병맛 상사가 등장하고 결국 바보짓은 혼자하면서 해미시가 사건을 해결하는 구도를 이어나가는데 이런 내용이 연속적으로 3권 내내 이어진다면 재미없을법도 한데말이죠, 희한하게 재미가 있습니다.. 각권마다 인물적 특성과 영국 특유의 지역색을 전제로 블랙코미디식의 풍자의도도 짙기 때문에 읽는 이들은 살인사건보다 더 즐거운 인물의 면면을 보게 된다는 것이죠,
6. 1권이후 3권으로 넘어오면서 이야기도 상당히 확장된 느낌입니다.. 공간이나 뭐 그런 확장의 느낌이 아니라 애초에 소규모로 단촐한 느낌의 범죄와 사건이었던, 그리고 추리적 해석과 해결방법이었던 이야기의 구조가 3권까지 이어져오면서 세련된 느낌이 많이 들고 조금은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는 상황적 몰입도를 만들어준다는 것이지요, 인물의 캐릭터적 구성 역시 전형적이고 일반화된 용의자의 의도보다는 보다 입체적이고 상황에 따른 역할적 반전도 보여지는 뭔가 프로다운 느낌의 구성들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해미시라는 주인공이 전작들에서 조금은 수동적인 판단과 수동적인 경찰의 역할로 묘사되었지만 3권부터는 아니면 3권에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활기차고 자기가 주도하는 역할론을 끄집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군가에게 끌여가는 느낌처럼 어중간한 모습은 아니라는겁니다.. 특히나 앞으로도 자주 부딪힐 블레어 경감과의 역할론에서도 상당히 발전된 대립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7.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으면 비턴 작가는 이러한 구성적 방법론으로 일종의 클로즈드 서클의 형식으로 작은 소규모 마을에서 벌어지는 그리고 그 테두리내에서 또다른 모임이나 단체나 인물의 구성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용의자들간의 시점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작품의 구성은 어느정도 전형적이고 획일하된 의도가 짙기 때문에 액션스릴러의 감성으로 볼락시면 크게 어필할 부분은 없어보입니다만 고전미스터리의 방식으로 코지미스터리의 부류에 넣어놓았지만 생각보다 자극적인 대중추리소설의 의도를 잘 반영하는 즐거움이 많은 작품으로 인물적 다양성과 블랙코미디식의 풍자의 의도를 그려내는 편안한 작품으로 시리즈를 판단하시어 저렴한(?!) 가격에 챙겨보신다면 상당히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듭니다.. 작가의 의도가 어떤진 몰라도 주인공인 해미시와 프리실라에 대한 밀당의 느낌도 만만찮은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프리실라는 크게 활약하지 않지만 대신 해미시의 로맨스는 늘 이어지죠, 프리실라에만 목매는 게으른 로맨티스트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작품입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