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스토리콜렉터 4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지금도 아직 복도식의 아파트가 있긴 합니다만 제가 어렸을때에는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복도식으로 건축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복도와 맞붙은 방은 주민들 발소리를 늘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나 제가 살던 호실은 계단과 맞붙어있어 계단 올라오는 소리와 지나가는 소리가 유별나게 많이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시절 보통은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자던 버릇이 들어있던 아이는 어느순간 넌 이제 다 컸으니까 혼자 자야돼,라고 하는 순간 말 그대로 다 큰 넘이 때를 쓸 수도 없고 이젠 혼자잘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겠다고 이야기해버린거죠, 그리고 혼자 잠이 드는 첫날밤의 기억은 지금도 있지 못합니다.. 또각또각, 저벅저벅, 척척척, 딸랑딸랑, 꿀렁꿀렁 수없이 들여오는 발자국의 흔적소리에 아이는 공포에 질릴때로 질려서 안방으로 쫓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아부지는 다 큰 넘이 무서워한다고 당장 가서 자라고, 그때는 아이의 마음보다는 어른들이 판단하는 가르침이라는 의도를 아이에게 주입하고자 '알고보면 별거 아니니 혼자서 이겨내봐'라는 의도가 짙었겠죠, 어쩔 수 없이 아이는 다시 생경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곤 이불을 푹 뒤집어쓰죠, 하지만 소리는 이불이 막아주질 못합니다.. 밤새 뒤척이고 힘들게 견뎌낸 아이는 며칠동안 엄청난 공포를 감내하며 그 상황을 견뎌내게 됩니다.. 그리곤 아부지의 말씀처럼 어느순간 무뎌지게 되죠, 하지만 그당시 처음으로 느꼈던 그 공포의 감정은 어느새 아저씨가 되어 그 당시의 아이를 둔 아부지가 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전 무서워하는 아들을 위해 오늘도 오른팔을 내어줍니다.. 물론 와이프에게 내어줄 팔은 없습니다... 한 손에는 책을 들어야하니 말이죠,


    2. 미쓰도 신조의 무서운 집 시리즈 3부작중 두번째 작품입니다.. 도조 겐야 시리즈를 비롯해서 신조 선생은 일본풍의 토속적 호러미스터리의 영역에 아주 탁월한 즐거움을 선사해주시는 분이시죠,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가지고 계십니다.. 일단 미스터리는 둘째치고라도 신조 선생이 보여주는 공포적 감각의 표현들은 상당히 서늘하고 소름끼치는 상황의 연출을 잘 하시기 때문에 누군가는 한여름의 공포 특선에 늘 신조 선생의 작품 하나 정도는 올려놓더군요, 아님말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도 변함없이 찾아왔습니다.. 제목하여 "화가" 여기에서 화(禍)로서 재앙이나 사고를 뜻하는 화를 당하다할때 그 화입니다.. 그러니 "화가"는 재앙의 집 정도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공포소설이니만큼 배경이 되는 집이 문제가 없으면 안되겠죠, 전작인 "흉가"에서도 엄청시리 무서운 일이 벌어졌는디 이번에 "화가"도 만만치는 않나봅니다..


    3. 이번 편에도 주인공은 초등학생입니다.. 하지만 다 컸죠, 전작인 "흉가"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가 그랬고 이번에는 6학년입니다.. 졸업반이죠, 그러니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은 되는 나이입죠, 주인공은 1년전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읜 무나카타 코타로라는 소년입니다.. 고아가 된 코타로는 할머니랑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오게되죠,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코타로는 어떠한 기시감에 휩싸이고 괴이한 노인과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고 노인은 이상한 소리를 하죠, 생전 처음 온 동네인데 그 노인은 코타로에게 다녀왔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언젠가 와봤다는 기시감과 더불어 코타로는 아주 께름칙한 징조를 느끼게 되죠, 코타로는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른 예민한 영감을 가지고 있어서 뭔가 불길한 기운을 잘 느끼는 아이입니다.. 이사 첫날부터 그런 께름칙한 상황을 맞닥뜨린 코타로는 동네의 상황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괴이한 노인이 이야기한 신사를 둘러싸고 있는 숲에 대한 영문모를 두려움도 느끼게 되죠, 그리고 코타로는 자신이 이사온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코타로는 무엇인가 정체모를 그것에 대해 느끼기 시작합니다.. 대단히 두려운 존재로 코타로에게 시시각각 다가오죠, 코타로는 자신이 살아갈 집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사실을 동네에 새롭게 알기된 친구 레나를 통해서 동네의 상황을 조금씩 듣게 되고 진실을 찾아나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코타로의 집에서는 그 무엇인가의 기운이 더욱더 강해져갑니다.. 코타로는 벗어날 수 있을까요,


    4. 어딜가나 집을 소재로 한 공포소설은 잘 먹힙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주 공감적 감성이 밀착되어 있어서 그럴 지도 모르죠, 폐가나 흉가나 살인사건이 난 집인 경우에는 늘 그 주위를 떠도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고 이야기들을 하기 때문에 미신을 믿든 안믿든 상관없이 우리들은 그 주변이 꺼려지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싼 가격이라고 할지라도 알고 들어가기에는 참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죠, 그런 이야기입니다.. 멋도 모르고 이사를 왔는데 알고보니 과거에 아주 무서운 사건이 발생한 집이고 이곳에는 뭔가 원한이 가득한 무엇이 해꼬지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말입니다.. 소재나 내용 자체는 아주 전형적이고 식상합니다만 아시다시피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 자체가 주는 이야기적 감성은 여느 공포소설과는 사뭇 다르죠, 섬뜩섬뜩한 상황들과 표현들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특히나 성인이 아닌 아직은 미성숙한 아이를 내세워서 그 공포를 감내하게 만드는 방식은 성인인 독자들이 보기에도 과거의 우리들도 돌아가는 공포적 감성을 이끌어내죠, 언제나 아이에게 있어 공포적 감각은 극도로 팽창되기 때문입니다..


    5.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흉가"가 매우 무서웠습니다.. 이번 작품 "화가"의 구성적 방법은 전작과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주인공과 친구가 등장하고 자신이 속한 집에 대한 진실 파헤치는 구성으로 되어있죠, '흉가'에서는 뭔가 공포적이고 미신적인 느낌이 더 강했다면 '화가'에서는 미신적인 느낌과 공포적 감성외에 추가적으로 미스터리한 추리적 의도도 상당히 짙게 깔려 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이야기의 구성은 소설적 잔재미에 한몫을 하죠, 하지만 우린 어쩔 수 없이 시리즈로 이어지는 전작을 비교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너무나 닮은 두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비교가 되죠, 그렇다보니 전작이 특히나 저에게 대단히 즐거운 공포를 선사해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에 못미치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 맛본 찌릿한 소름과 공포감은 그대로 이어지지만 벌써 느껴보았던 공포의 집은 두번 가보니 별로였다는 의미랑 비슷합니다.. 신조 작가 특유의 공포감을 자아내는 표현과 의성적 문구들이 짜릿한 공포적 감각을 일깨우지만 처음 들어가본 공포의 집에서 이미 놀래본거죠,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다리를 잡아끄는 상황이 그닥 무섭진 않고 이런 경우에는 모르는 사람을 끄집고 들어오면 더 즐겁죠, 그런 의미에서 안 읽어보신 분 언능 나랑같이 공포의 집으로 들어가봐,


    6. 혹시나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대한 정보가 있는가 싶어 작품의 마지막 번역자의 해설을 보니 "화가"가 "흉가"보다 먼저 집필된 작품이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해가 잘 됩니다.. 국내에선 '흉가'가 먼저 출시되었지만 가능하시면 '화가'를 읽어보시고 '흉가'를 읽어보시면 공포적 감성의 시너지효과가 배가 되시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보나 '화가'의 공포감은 말 그대로 현실적 상황을 토대로 지역적 미신과 공포의 관념이 추리적 의도와 적절하게 섞여있어 공포의 극대치는 보여주지 않으니 공포의 느낌이 극대화된 '흉가'를 뒤에 읽으신다면 오히려 더 즐거운독서가 되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뭐 읽어보시고 아니라고해서 절 때리시진 마시구요, '화가'의 초반부와 중반부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서술과 주인공의 공포적 감성과 상황의 궁금증에 집중을 합니다.. 그래서 '흉가'를 읽은 저로서는 너무 비슷한 진행방식에 딱히 큰 재미를 못 느끼게 되었지만 중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숨겨진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또다른 즐거움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물론 어느정도의 반전은 예상하고 있었으니 큰 충격은 없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은 후반부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고로 국내 출시작을 기준으로 '흉가'를 먼저 보시는 것보다는 이번에 나온 '화가'를 먼저 보시고 '흉가'를 보시면 여러가지로 더 나은 즐거움을 맛보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니래도 때리진말고,


    7. 미쓰다 신조가 묘사하는 공포의 느낌은 참말로 섬뜩합니다.. 특히나 상황적으로 옥죄어오는 의성적 표현이나 귀신에 대한 이미지적 표현들은 대단히 소름끼치는 것 같더군요, 특히나 일본의 토속적 미신의 의도가 짙은 지역의 공감적 공포의 소재는 국내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먹히는 소재라는 것이죠, 흔히 말하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그런 지역적 공포의 느낌에다가 현실적 감성을 가미한 방법은 미쓰다 신조만의 독자적 작품의 영역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여겨집니다.. 사실 전 신조의 다른 작품에서는 그닥 큰 재미를 못 느꼈는데 집을 배경으로 하는 이번 시리즈는 나름 읽는 재미와 느끼는 공포적 감각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한여름밤의 열대야속에서 더위를 식히기에는 이만큼 즐거운 방법이 없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더위에 쪄 죽든지, 에에콘 틀고 누진세에 눌려 죽든지, 아니면 신조의 작품에 무서버 죽든지, 여하튼 올 여름은 이래나저래나 죽게 되따..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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