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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ㅣ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1.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선 멋모르고 내가 최고인 듯 까불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할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빌어먹을 자신감 하나는 만땅으로 차있어서 늘 큰소리는 떵떵, 그 당시를 기억해보면 전 잘난 것도 없는 넘이지만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서 잘난 척, 잘하는 척, 같잖은 생색은 또 어찌나 내고 댕겼나 쪽팔리더군요, 근데 그 당시에는 당연하게 받아드렸죠, 그렇게 안하면 뭔가 낙오되는 느낌이었구요, 그렇다보니 외부적으로는 으쓱거릴 상황도 내부적으로는 멸시나 무시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드러내놓고 무시를 하고 얘는 그냥 주는 것도 없이 싫어,라는 말은 듣진 않았지만 책임자인 양반은 절 비겁하게 깔아뭉개는 양상을 많이 보였더랬습니다.. 쉽게 말해 불공평하게 대우를 하더라구요, 편가르기를 잘 하는 그런 인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 사실을 제대로 인식을 못했는데 지나고보니 내가 이렇게 당하는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그 책임자가 타지역을 옮기고 전 그대로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그래서 참 행복했더랬는데 세상일이라는게 참말로 지랄맞은게 하필이면 제가 또 그양반이 책임자로 있던 지역으로 옮겨가게 되었던거죠, 뭐 그래도 대놓고 차별하는게 아니니(사실은 거의 무시하는 느낌이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다니다가 집에서 출퇴근도 멀고해서 한 1년 다니다 사직서를 내는 상황에도 5년이 넘게 함께 근무한 직원에게 한다는 말이 "그래 알았다. 놔두고 가라" 딱 한마디였습니다.. 저 역시 두말없이 인수인계를 하고 팀별 회식을 한 후 그만두긴 했지만 참말로 지랄같은 양반이었다는 생각이 들구요, 그만두면서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앞으로 그따구로 직원들 대하는 니 인생 잘되는가 두고보자하구요, 근데 두고보니 잘되어있더군요... 그 양반도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자기 회사 만들어서 떵떵거리고 살길래 그냥 짜증은 좀(아니 많이) 나더이다..
2. 제목은 "인형의 집"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소설속의 내용을 읽다보면 대단히 무서운 제목으로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이미지입죠, 범죄소설에서 "인형의 집"이라는 것은 뭔가 납치나 감금의 의도가 짙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소설은 시작과 동시에 한 여인 루비라는 이름의 아가씨가 간밤의 숙취에서 깨어나는 상황을 보여주지만 그곳이 자신의 집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납치가 된 것이죠, 그리고 이와 동시에 사우샘프턴의 한적한 해변가에서는 젊은 여성의 시체 한 구가 발견됩니다.. 그리고 헬렌 그레이스 형사반장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죠, 아직 이들은 발견된 시체와 실종된 루비라는 여인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앞선 두작품(이니미니, 위선자들)에서 연쇄살인마들을 검거한 화려한 전적이 있고 대단히 뛰어난 형사이기 때문에 뭔가 낌새는 채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루비의 실종과 살해된 여성의 시신을 토대로 사건을 대단히 속도감있게 흘러갑니다.. 조금씩 용의자들의 대한 물색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단서와 진실들을 찾아나서면서도 사우샘프턴 경찰국의 내부조직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도 흥미롭게 벌어집니다.. 특히나 헬렌의 직속상관인 세리 하우드 총경과의 대립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짜증날 정도로,
3. 영국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영국은 서양이라는 기준에서 대단히 자유로울 듯 싶지만 생활이나 감성들이 우리와 많이 다르지않음을 느낍니다.. 대단히 현실적이고 일반화적인 이야기들이 뭔가 공감을 여느 서양작품들보다 좀 더 많이 불러 일으킨다는 이야기입죠, 특히나 조직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짜증날 정도로 감정적 현실감을 주네요, 물론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감이 넘치는 사건의 진행과정에 있지만 소설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찰 내부조직에 관련된 이야기들도 만만찮은 분량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지는 연약한 욕망과 이를 거부하는 권력지향적인 욕구와 인간관계와 관련된 상호보완적인 유기적 연결들도 범죄의 해결적 단면속에 자연스럽게 투영되어 독자들에게 보여주죠, 독자들은 이런 모습들속에서 여러 공감적 형태의 상황적 이입이 가능해집니다..
4. 특히나 주인공인 헬렌 그레이스 형사는 전편을 읽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판단할 수 없으나 전편에서 상당히 입체적으로 캐릭터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매력적이라는 기준이 대중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일반적인 모습으로 그녀는 가죽장갑을 끼고 가와사키 오도바이를 모는 걸크러쉬적인 모습 그대로 입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모든 인간은 이중성을 가지고 살아가죠, 헬렌 역시 그런 모습 이면에 또다른 아픔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건 전편들에 잘 나왔던 것 같은데 이 작품을 읽어면서 전편이 궁금하더라구요, 그만큼 작가는 캐릭터의 구현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감에 있습니다.. 사건의 진행과정을 만들어나감에 있어 작가는 틈을 주지 않습니다.. 짧게 챕터를 끊어나가면서도 상황의 연결성을 그대로 이어나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독자들이 쉴 틈 자체를 주지 않은 것이죠, 작가는 독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것 같더군요, 이 작가 알리지는 알고보니 드라마 제작하셨던 분이시더라구요, 그러려니 했습니다..
5. 그러니 대중적 재미는 보장하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연쇄살인적 범죄가 드러나고 이를 쫓는 정의로운 형사가 보여지고 그 주변의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악의 행위를 처단하는 캐릭터, 게다가 짧은 챕터와 함께 영미소설 특유의 선정적 느낌까지 잘 버무려져 있으면 대강 짐작이 가시죠, 더도 덜도 말고 딱 그런 즐거운 작품입니다.. 새로울 것도 없고 단점이라고 마구 까댈 것도 없는 뭐 그런 작품입죠,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뛰어납니다.. 여러 생각을 떠올릴만한 내용도 없고 단순한 상황을 대단한 박진감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독자는 빠르게 이 작품의 끝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6. 작가는 이 소설의 범죄적 상황을 구성함에 있어 여러부분의 반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범죄자의 모습 또한 현실적 의도를 많이 드러내고 있죠, 대단히 일반화되어있는 요즘 어디에서나 보여지는 그런 사이코패스적 범죄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남성우월주이적이고 여성에 대한 파괴적 욕망이 담겨진 행위가 목적인 범죄의 모습들 말이죠, 짜증나고 무서운 세상이지만 우리의 현실이 이런 장르소설의 모양새보다 더 선정적이고 파괴적인 건 굳이 말 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습니다.. 잠시 옆으로 샜네요, 여하튼 이 작품은 반전을 여러차례 보여주지만 정작 필요한 상황의 결론적 상황에서는 독자들은 그러려니 하면서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죠, 전 나름 장르소설만 읽다보니 적응이 되어서 그럴지도, 일반적인 독자분들이라면 나름 즐거운 반전의 묘미를 느끼실지도,
7.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는 국내에 현재까지 총 세편이 나왔다는군요, 이번 작품 "인형의 집"이 세번째 작품이랍니다.. 전작들도 벌써 출시되어 입소문이 나 있었나본데 전 몰랐어요, 사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납디다... 작가는 그냥 미끼를 던져분 거시고, 나는 고것을 그냥 확 물어버린거시여.. 작가는 작품의 중간중간에 헬렌 형사의 전작들의 활약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굳이 전작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즐겁긴 하지만 아무래도 전작에 대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게 되는것이지요, 물론 그 기저에는 이 작품이 상당히 재미진 작품이라는 전제를 깔고 가는 겁니다.. 그러니 작가가 맛난 미끼를 던져불믄 저는 덥석 물어버린거시죠, 전작들 기회되면 아무래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즐거운 대중스릴러소설로서는 크게 뭐라할 부분이 없어보입니다.. 딱 즐거운 수준,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