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오로라 레베카 시리즈
오사 라르손 지음, 신견식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1. 제가 어린 시절에는 동네에 자그마한 교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인분들께서 동네를 돌아다니시면서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부흥을 위해 전도를 참 많이 하셨습니다.. 어린시절 이런 분들이 아이들에게 다가와서 일요예배에 참석하면 빵도 주고 여러 친구들도 만나고 하나님도 믿고 그러면 앞으로의 삶이 너무나도 행복해진다는 말을 하신게 기억납니다.. 좋은 이야기죠, 하지만 이런 좋은 의도와는 다르게 지금도 기억나는 한 아주머니는 일종의 집착증같은 종교적 강박증세로 아이들이 우스개소리로 교회사람들은 왜 불교 믿는 사람들에게 지옥간다고 해요,라고 물으면  그런 소리하면 안된다면서 하나님은 만인을 평등하게 대하시되 나를 믿지 않는 자, 불신지옥에 빠지리라 하셨다라면서 윽박지르며 아이들을 무섭게 하던 기억이 납니다.. 전 교회를 다니지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종교는 부모님들의 종교적 신념에 많이 따르게 되죠, 저 역시도 부모님께서 특히 어머니께서 불자이신지라 가끔 절을 방문하는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교회에 대한 반감이 그렇게 심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늘 저의 삶속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여러가지 불편한 점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가 기독교재단이어서 수업에 성경시간(수업시간에 잤다는 이유로 목사실에 불려가서 한참동안 하나님께서 너같은 종자에게 어떠한 벌을 내릴 지 아무도 모른다는 윽박과 함께 자아비판을 했던 안좋은 기억이 있네요)이 있었죠, 게다가 목사님께서 아주 안좋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범죄를 저지르시고 재단이사장이 문제를 일으켜 그당시 고등학교에서 수업거부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한 군대시절 막사의 바로 옆에 새로오신 여단장이 지시한 교회건물을 지어서 새벽마다 기도를 하시는 많은 교인분들의 소리에 잠을 수없이 설친 적도 많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우리가, 아니 제가 이런 기독교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은 너무나도 가까이 우리의 생활의 주변 곳곳에서 기독교가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종교적으로다가 무식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몇몇 교인분들 특유의 종교적 구분을 짓는 방식으로 인해 교인과 비교인에 대한 배척적 의도가 두드러지게 보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저만 그런것을 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니 저만의 편견이자 잘못된 생각이었음 합니다..


    2. 나라마다 지역마다 기독교 특유의 교리적 해석이 달리되는 종파가 나눠지는 방식과 크리스쳔과 카톨릭의 구분 역시 이런저런 종교적 편견을 심어주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이토록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믿음을 보여주는 종교중 하나가 크리스트교나 카톨릭이라는 것은 그만큼 이 종교가 가진 인간적 힐링의 방법이나 종교적 안식에 대단한 힘이 있다는 사실인거죠, 아시다시피 종교라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필요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것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이기에 정신적 부족함을 메우기 위한 의지적 존재로서 종교적 주체가 주는 안식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나의 것을 받아들이기를 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만약 그것이 아주 힘이 있는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것이라면 대단히 무서운 힘을 발휘하게 됨을 우린 역사를 통해서 현실을 통해서 수없이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종교적 방식의 그릇된 의도는 지구의 북쪽 아주 추운 스웨덴의 조용한 광산지역에서도 변함없이 보여집니다.. 오사 라르손의 "블랙 오로라"는 스웨덴의 키루나라는 지방의 살인사건으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3. 빅토르는 살해됩니다.. 그리고 소설은 시작되죠, 레베카는 스톡홀름에서 세법전문 변호사로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가 고스란히 남은 키루나에서 산나가 전화를 걸죠, 그리고 빅토르가 살해된 사실을 알려주고 자신에게 와주기를 요청합니다.. 레베카는 과거 키루나에서의 어떠한 사건으로 말미암에 자신의 고향에 대한 반감이 많아보이나 절친인 산나의 상황을 감안하여 잠시 다녀오기로 합니다.. 그리고 키루나로 떠나죠, 그렇게 간단하게 산나에게 도움만 주고 돌아오려던 계획은 산나가 자신의 동생의 용의자가 되어 체포됨에 따라 틀어줘버립니다.. 레베카는 더이상 떠올리기 싫은 키루나에서의 과거의 삶을 마주하게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과거를 지배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옥같은 고통과 함께 산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조금씩 진실의 단서를 찾아나섭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고통과 위협을 동반하죠,


    4. 종교가 보여주는 광신적 형태는 어떠한 종교적 목적에 부합되는 신적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대단한 집단적 세뇌와 같은 방식으로 그 광폭함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기독교적 집단행동들이 보여졌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대부분 사이비의 어긋난 종교적 신념이 대다수죠, 이런 것은 몇몇의 잘못된 종교적 신념을 가진 인물들로 인해서 조금은 의지가 약하고 조금은 소심한 정신을 가진 인간의 마음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이런 배척적 방식은 조금씩 사회적 연결고리가 느슨한 고립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종교적 무지와 인간의 정신적 연약함을 악용하곤 하죠, 종교가 나쁜 것이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인간이 나쁜 것임을 우린 늘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늘 종교의 근본적 의도가 피해를 받으니 참 걱정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도 그러한 종교의 악용적 사례를 그나마 선진국이라는 북유럽의 스웨덴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5. 그리고 이 소설이 보여주는 시공간적 배경 역시 소설이 보여주는 감성에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느낌상 거의 북극에 가까운 스웨덴의 북단에 위치한 광산 도시 키루나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이 소설이 제시하는 잘못된 종교적 색채와 지역적 고립감과 무엇보다 스릴러적 감성에 적합한 차가운 날씨와 끊임없이 내리는 새하얀 눈의 이미지가 독자들이 이소설의 의도를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죠, 물론 국내 제목의 "블랙 오로라"의 의미도 오로라의 화려한 빛속에 숨겨진 어두운 인간의 심성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전반적인 감성은 여성적 심리의 시점과 흐름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레베카의 시선을 통해서 이야기는 이루어지는데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행우지는 아주 비열하고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 남성우월주의적 폭력은 대단히 날카롭습니다.. 부아가 치밀정도로 짜증나는 인간들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대체적으로 강압적 형태를 유지하는 남성의 이미지와 이를 무조건 수용하는 소심하고 의지력이 약한 여성의 이미지를 폐쇄적 지역의 고립적 이미지와 연결시켜 이 소설의 스릴러적 감성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등장인물들에 대한 짜증을 달고 있습니다..


    6. 레베카 역시 짜증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과거의 레베카와 현실의 레베카를 완전 분리시켜 놓았습니다.. 대부분의 키루나 지역의 여성처럼 과거의 레베카는 그들과 다를바가 없어보이지만 현실에서 다시금 그곳을 찾은 레베카는 다릅니다.. 그녀는 그곳을 벗어나면서 자신을 찾았으니까요, 이 작품도 그런 폐쇄적 삶에 대한 거부감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습니다.. 근데 사실 이 소설은 미스터리스릴러임에도 사건의 정황을 중심으로 단서를 찾는 방식은 거의 추리소설적 의도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경찰은 자신들의 할 일에 대해 드러내질 않죠, 궁시렁거리는 일말고는 딱히 하는게 없습니다.. 과학적 수사방식은 이 소설에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레베카의 입장에서 그녀가 기억하는 과거와 현재의 끈을 중심으로 사건을 이어나가는 것 외에는 딱히 크라임소설의 범주에 들 수있는 살인사건의 수사기법은 보이질 않습니다.. 심지어는 사건의 단서나 해결적 측면에서 경찰이 주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경찰의 역할은 수시로 등장합니다.. 사적이고 개인적인 의도가 짙게 깔려서 뭔가 공감적 형태를 이끌어내려고 하지만 경찰은 경찰다워야함에도 그들은 그렇지 못하더군요, 사실 레베카 역시 제대로 된 활약이라는 것을 하질 않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인 근거나 단서의 조합을 추리해내질 못하고 과거의 고통과 기억에 사로잡혀 레베카나 사건의 해결에 앞장서야될 경찰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사건에 끌려다니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읽는동안 부아가 치밀 정도의 독자적 공감을 잘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집중할 수있게 만들어주죠, 흔히 우리가 보고 익히 알던 그런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인간들의 양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쉽게 빨려들어갑니다.. 아무래도 인물적 구성에 대해서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상황적 입체감이 있다고 봐야겠죠, 아이씨, 증말 짜증나는 인간일세,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그런 빌어먹을 인간들이 스웨덴에도 많다는 사실(물론 소설적 허구이지만)을 깨닫게 되죠, 아무리 남녀평등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정착된 곳일지라도 변함없이 지랄맞은 인간들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시선 자체가 혐오적 판단으로 일관하는 인간들 말이죠, - 요즘 우리나라도 이 점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긴 합니다만 - 근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뭐랄까요, 이 작품이 생각보다 뛰어날 수 있는 내용임에도 번역상에 문제가 좀 있어 보입니다.. 전 웬만하면 번역에 크게 반응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너무 초보적 느낌이 강하구요, 개인적으로는 번역체의 문장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이 주는 재미에 반해 번역의 의도로 인해 맥락이 끊기는 부분이 수없이 많았던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레베카의 과거의 이야기(상당히 중요한 내용)를 중간중간 보여주지만 너무 뜬금없이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들을 조금 더 고려해주셨더라면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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