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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할로우 ㅣ 찰리 파커 시리즈 (구픽)
존 코널리 지음, 박산호 옮김 / 구픽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1. 날씨는 장마로 인해 꿉꿉하고 불쾌지수는 상승하고 이제는 무더위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열대야는 진즉부터 끈끈하게 몸에 달라부터 머리가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선풍기를 잠이 들때까지 시간을 맞춰 놓고 생활합니다.. 아, 떠나고 싶습니다.. 어디론가 시원하고 삶에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더운 날씨에 후덥지근한 휴양지로는 가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뭔가 북쪽의 차가움이 얼굴에 부딪히는 그런 곳이 좋을 듯 한데, 문득 아이슬란드의 축구 경기도 본데다가 그 나라의 오로라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의 하루하루의 삶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제가 좋아하는 책을 통해서 느끼는 작품속의 지역의 느낌인거죠, 한 여름의 뜨거움을 잊게해줄 션한 감성이 묻어나는 그런 배경의 나라의 이야기는 열대야의 불쾌지수를 조금이나마 낮춰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유럽의 작품들이 요즘 대세이니 많이 읽더군요, 영국 작품들도 대체적으로는 찹찹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소설들은 워낙 방대한 토지이니 배경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북쪽지방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겨울을 표현한 작품들은 매우 서늘한 느낌이 납니다.. 보통은 폭력성을 표현할때의 감성은 아무래도 끈적거림이 강한 여름을 배경으로 하면 좀 더 두드러진 이미지가 보여지는 듯한데 사실 차디찬 겨울의 하얀 눈밭의 검붉은 핏빛 색체만큼 강렬한 것도 없죠, 뭐 그러니까 책을 통해서나마 그런 나라의 계절로 가보고 싶은 것이죠, 사회과부도 대신 구글어스를 통해서....
2. 사실은 어떤 작품을 읽을때 그 작품의 배경이나 지역을 한번씩 찾아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요즘은 그 지역의 구석구석까지 다 알 수 있습니다.. 작가가 대충 만들어낸 지역인 지 실제하는 지역을 배경으로 아주 꼼꼼하게 지역적 묘사를 했는지는 금새 파악이 가능합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그런 지역적 배경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보니 구글 어스를 통해서 계속 열어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자꾸만 그 지역으로 한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소설은 아주 처참하고 지옥과도 같은 고통이 담긴 스릴러소설이긴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배경은 희한하게도 독자들에게 그 지역을 만나게하게끔 만드는 뛰어난 능력이 있습니다.. 존 코널리의 "다크 할로우"입니다..
3. 겨울의 메인주의 북부는 차가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한겨울의 북부는 모든게 느려지는 듯한 느낌입니다.. 소설의 시작은 범죄의 상황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범죄자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또 연방경찰은 그들을 감시하고 상황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다른 지역의 양로원에서는 한 할머니가 어떠한 이유인 지 양로원을 탈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경비원의 총을 훔쳐서 차디찬 눈밭으로 달아납니다.. 범죄자들은 캄보디아인을 죽여서 돈을 가로채고 이들은 저지하던 연방경찰은 그들과의 총격전에서 모두 사망합니다.. 그리고 한 남자는 유유히 돈이 든 가방을 들고 사라지죠, 또 한편 달아난 할머니는 그녀를 찾아 달려온 경찰과 의사에게 총을 쏘고 칼렙 카일이라는 이름을 외치며 자살을 합니다.. 이 두 사건은 전혀 무관해 보입니다.. 그리고 찰리 '버드' 파커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아내와 딸이 살해된 후 그는 경찰을 그만둔 후 자신의 할아버지의 집인 메인주의 포틀랜드로 옮겨왔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알던 리타의 의뢰로 그녀의 남편 빌리 퍼듀에게 양육비를 받으러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투죠, 결국 빌리에게서 양육비조로 500달러를 받아내고 리타에게 전달해준 찰리는 이로 인해 앞으로 발생한 사건을 전혀 짐작하지 못합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가 물고 물려서 얽히고 엮여서 진행이 됩니다.. 그것도 추운 미국 북쪽의 메인주의 차가운 겨울을 배경으로 말이죠, 앞으로 벌어질 일은 당신이 생각하는 어떤 예감보다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4. 스릴러 소설을 읽다보면 단순 줄거리 위주의 상황적 표현이 주가 되어 독자들의 서스펜스를 자극하는 작품과 심리적 묘사를 중심으로 상황적인 표현에 집중하는 작품이 대체로 많죠, 뭐 이런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가독성이 높습니다.. 문장이 전달해주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머리속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머리가 저절로 소설속의 이미지를 형상화시켜줍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품들이 주는 집중도를 좋아하기 때문에 문장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고 상황에 대한 군더더기가 많은 소설작품은 저에게는 지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 아무리 대단한 작품성과 장르와 순문학의 경계 우짜고저짜고 이런저런 미사여구를 가져다붙여도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와따!라고 하진 않죠, 전 그렇습니다.. 결국 무식한 저로서는 장르소설은 재미가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실 이 작품을 읽고나니 조금 부끄러워집디다.. 존 코널리의 성향이 정확하게 어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러니까 이 작품 "다크 할로우"의 전작인 "모든 죽은 것들"을 읽지 않았기에) 이 소설속에 드러난 그의 문장력은 개인적으로는 일반적이지가 않네요,
5. 좋다는 말입니다.. 그가 소설속에서 표현해놓은 문장의 감성과 필력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릴러 장르의 감성에 젖어있는 저로서는 초반부에 이어지는 문장과 군더더기처럼 뭔가 속시원하게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어아해했습니다.. 또한 뭔가 전혀 매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의 연결이 초반부에 연속으로 한참동안 이어지는 것이 다음장 넘기기가 쉽지 않더군요, 근래들어 읽었던 소설들의 문장구조가 대체적으로 줄거리 위주의 상황적 가독성을 직접적으로 전달해주는 작품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펼치고 50페이지 가량 읽는 동안 한참동안 몇장 읽다가 덮고 딴짓하다가 또 다시 읽다가 몰라서 앞장으로 넘어가고 적응하느라 초큼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작품은 뭔가 고품격을 요구하는 군더더기가 많아서 나랑 안맞지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런 관계로다가 몇날몇일을 장마의 습함속에 침대 한켠으로 내동댕이 쳐져 있었더랬죠,
6. 그렇게 한참만에 다시 펼쳐들고 꼼꼼하게 문장을 읽어나가다보니 웬걸, 우와, 문장속에 담겨진 수많은 감성과 흐름의 연결이 작가의 대단함을 느끼게 해주기 시작합디다.. 한문장 한문장들이 허투루 만들어낸 쉽게쉽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독자들의 직관적 즐거움만을 위한 대중적 의도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문장 하나에도 상황 하나에도 심리 하나에도 작가는 인물의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그려낼려고 노력한 것이 보이더군요.. 절대적으로 전 무식한 독자라는 이야기를 주구장창하는 사람으로서 보는 관점이 이러할진데 나름 똑똑하신 독자분들이나 비평을 하시는 분들은 오죽할까라는 생각을 문득하게 되더이다.. 게다가 찰리 파커라는 캐릭터의 입체감이 주는 면면이 너무나도 좋아서 읽는 내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읽게 되더군요, 정말 일반적이지 않은 스릴러소설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단히 하드보일드한 감성과 매우 처절한 고통이 자리잡고 있는 심리 사이에 잔인한 범죄의 속성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직접적 표현등이 이 모든 감성을 매우 특별한 군더더기(제가 처음 읽어면서 이거슨 군더더기야라고 생각했던) 문장력으로 덮어버리는 매력에 깊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가 만들어내는 이 특별한 스릴러는 특별히 시공간적 공감력이 뛰어난 조금은 성스러운(?)듯한 주인공을 통해서 아주 진중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 진중함이 절대로 지리하거나 무거워서 들지 못할 정도의 무게감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대중적 감성 역시 대단히 균형이 잡혀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7. 예전에 전 존 코널리의 "언더베리의 마녀들"이라는 중단편집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 작품들속에서 조금은 환상적 의도를 짙게 내세운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단연 작가의 문장력이 참으로 좋았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아마도 이것이 존 코널리의 작풍이겠지요, 찰리 파커의 시작점인 "모든 죽은 것들"을 읽어봐야겠지만 번역이 딱히 다르지않다면 두번쨰 작품 다크 할로우"에서 보여주는 문장의 멋이 그대로 느껴질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무래도 이 작품의 즐거움에 번역가의 역량도 한몫 단단히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중소설로서 스릴러소설이 가진 가벼움속에서도 존 코널리가 만들어내는 문장과 감성의 스릴러의 특성은 예사 번역으로 이만큼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구현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한여름 쉬이 흘려 넘기면서 션하게 즐기는 대중소설도 좋지만 존 코널리가 선사하는 처절하고 잔인한 범죄와 슬픔과 고통의 삶속으로 진중하게 다가가보는 것도 나쁘지가 않은 듯합니다.. 소설속에서 찰리 '버드' 파커의 삶은 지옥도와 다를 바 없는 악의 비릿한 숨결이 존재하는 곳이지만 파커는 그속에서 조금씩 선함이 악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해나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과 끝의 느낌이 이렇게 다른 작품은 정말 간만인 듯, 처음엔 정말 다음장으로 진도가 안나갔는데 마지막에는 끝내기가 느무 아쉬워뜸..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