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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ㅣ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아직도 빌어먹을 극기훈련이랍시고 막 입학한 대학생을 엠티라는 명목으로 델꼬가서 한밤에 홀로 담력훈련을 시켰던 선배가 기억납니다.. 그때 당시는 요즘처럼 펜션이 많은 시절이 아니라 수련원이라는 곳도 어느 한적한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런 곳을 엠티장소로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일단은 싸니까요,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이라는 이유로 신입생들의 군기를 바짝 들게하는 그런 얼토당토않은 행동들을 자행했죠, 그럼 넌 그당시 선배가 되어서 그렇게 안했느냐고요?, 네, 전 안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니 이러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바람에 그런 군기 목적의 극기훈련은 거의 사라졌었더랬습니다.. 그 대신에 또 빌어먹을 술은 엄청시리 멕여대더군요.. 물론 예전에는 술도 멕이고 군기도 잡았지만 말이죠, 여하튼 신입생 당시 선배들은 한넘씩, 여자는 2인 1조로 산 중턱의 흉가까지 담력시험을 시켰습니다.. 근데 정말 무서운건 예전 오래된 토담집 같은 것은 잽도 안되게 전원주택을 지어려고 준비중인 철근이 마꾸 삐져나와있는 공구리 구조의 현대식 주택의 휑한 구조가 사람 잡더군요, 실제로 흉가라는 곳까지 올라가는 길에 그런 주택지를 준비하는 곳이 있어서 통과했어야했는데 울면서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막 올라가면서 혼자 소리지르고 이런 씨락국에 밥말아먹고 개살구로 입가심할 족발처럼 맛나는 넘들아, 같은 욕을 막 떠들면서 미친듯이 뛰어올라갔다가 발에 뭔가 걸려 넘어지고 온사방 나뭇가지에 긁히고 뒤에 누가 쫓아올 듯 다시 내려오면서 심장이 내려앉는 듯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리고 난 괜찮다.. 근데 분명 산속에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더라, 별로 무섭지는 않았지만, 이라는 멘트로 담력시험 후기를 아직 다녀오지 않은 애들앞에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이 누군가가 흉가에 있다.. 하지만 실체는 없더라, 그럼 다녀온 넘들과 선배들은 맞장구를 쳐줍니다.. 흐흐흐
2. 미쓰다 신조는 일본식 미스터리 호러소설의 대가라고 보시면 될 듯 싶은데 말이죠, 국내에서도 이젠 일본 미스터리공포소설이라카믄 미쓰다 신조를 떠올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인지도를 가진 작가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일본 전통 미신과 결합된 토속신앙적 두려움을 소재로한 작품들은 상당히 인기를 얻고 있죠, 그 외에도 현대물과 시대물을 오가며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물론 괴담스러운 작품적 특색을 중심으로 말이죠, 이번 작품은 현대물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한 지역의 주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입죠, 제목도 "흉가"입니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인해 이사를 하게된 한 초등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는 일반적이지 않은 공포적 예지를 가진 아이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자신이 새로 이사할 집과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두려움이 현실화 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3. 히비노 쇼타는 누나와 여동생과 부모님과 함께 아버지가 전근할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그곳은 깔끔한 전원주택입니다.. 도도산이라 불리우는 산의 중턱에 자리잡은 주택은 전원주택지로 건축되다가 어떤 이유에선가 멈춰진 곳이죠, 그곳의 일부인 한 주택에 싼 가격으로 히비노 가족이 이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쇼타는 첫날부터 이곳의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이상한 형체를 한 유령을 보게되고 주변의 이웃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쇼타는 자신의 감성적 안테나로 인해 불길한 두려움에 대해 그 이유를 찾아나서게 되는데, 그런 와중에 자신의 또래인 코헤이를 만나게 되면서 주변의 지역적 의문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집에서 본 실체가 없는 형체들에 대한 이유를 조사하게 되고 과거에 그 집에서 살던 사람들에 대한 비밀을 찾아나섭니다.. 그리고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은,
4. 공포라는 감정은 인간이 가진 가장 원초적인 감성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감정으로 따져보면 두려움이라고 해야겠지만 어떠한 사물이나 상황이나 대상을 통해 가지게 되는 두려움을 우린 공포라고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인가에 대한 강렬한 거부감과 위압감이 한데 뭉쳐 두려움의 극대화가 되는 모양새인거죠, 그 공포의 대상이나 상황은 여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죽음에서 비롯되는 두려움이 가장 큰 것이겠죠, 더군다나 아직 삶이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 초등학생이 겪은 두려움이라는 것은 대단한 위압감을 안겨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를 통해 독자들도 동일한 동조적 공감의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 작품은 그런 공감적 공포감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역적 특색이라는 누구에게나 어느곳에서나 존재하는 아주 일반적인 공포적 배경을 토대로 외떨어진 소통 불가의 지역적 고립을 드러내는 이야기는 상당히 무섭습니다..
5. 단순하게 유령이 나타나는 집이라는 개념만으로 공포스럽다고 하면 조금 밍밍스럽고 싱그(러)운 듯 할 수 있으니 이런 집들은 대체적으로 고립된 곳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품 "흉가"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이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본식 토테미즘이나 샤머니즘과 같은 전통적 미신의 공포감을 중심으로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미쓰다 신조는 이런 일본식 미슷헤리한 호러적 토테미즘과 샤머니즘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현대물에서도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죠, 특히나 주변인물과 등장하는 상황들을 묘사하는 방식은 밤 늦게 혼자 책읽다가 소름이 수시로 돋을 우려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늦은 시간 혼자 책 읽는 시간이 대다수인 저로서는 아주 소름 끼치는 신조센세의 표현에 읽다가 책을 덮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6.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매우 속도감이 있게 이어집니다.. 쇼타라는 아이가 흉가로 보이는 지역의 한 주택에 이사를 오고나서 마지막의 결말로 치닫을때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흐르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1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뵙니다.. 그사이에 모든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쇼타를 통해서 보여지는 주변의 공포적 상황과 정황들이 매우 섬뜩하게 이어지고 특히나 후반부에 보여지는 상황의 묘사와 반전은 아주 서늘합니다.. 솔직히 웬만해서는 무섭다는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이 작품은 무섭습니다.. 그냥 사회적 통념과 범죄적 양상들이 나에게 닥칠 것 같은 그런 현실적 두려움이 아니라 말그대로 전형적인 공포적 장르의 두려움이 가득차 있는 그런 무서움입죠, 좋은 공포소설입니다..
7. 그리고 이 작품은 미쓰다 신조가 3부작으로 집필한 듯 합니다.. 그 중의 첫권이 아닌가 싶구요, 이런 구성과 내용이라면 미스터리호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일본식 공포의 구성이 딱히 취향에 맞지 않아 그렇게 즐겨 읽는 편이 아닌데다가 미쓰다 신조의 일본의 전통적 호러의 방식을 그닥 선호하지 않아 그렇게 찾아서 읽지도 않고 또 읽다가도 중간에 그만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데 이 작품 "흉가"는 말씀드린대로 대단히 속도감이 넘치는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이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후반부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아주 좋습니다.. 단순한 가독성만 있는게 아니라 서스펜스, 공포, 액션, 무엇보다 반전까지 여느 영미쪽 스릴러대가의 작품 못지 않은 즐거움이 있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전 다음 작품이 나오면 읽어보겠습니다.. 어휴, 뱀은 생각만해도 막 상상되고 무서버..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