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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존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2
앤드루 그로스 지음, 김진석 옮김 / 비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1. 어린시절 그토록 대단해보이던 아부지의 모습은 제가 커감에 따라 조금씩 옅어집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 보이던 아부지의 어깨는 아부지가 아닌 제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여느 아부지와 별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하지만 아부지는 저에게 있어서만은 최고의 아부지가 되고 싶어셨을겁니다.. 하지만 그런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면에 세상 누구에게도 위로 받지 못하는 속상함을 아들에게 털어놓고 위안을 얻고 싶어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전 그런 아부지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가족을 벗어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울 아부지는 난 이런 아버지이자 가장임을 조금은 과장되게 보여주곤 했습니다.. 아직 어려서 아부지의 마음을 이해못할 때에는 그게 울 아부지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아부지의 아픔을 조금씩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아버진 어린시절 모든 것을 다 이겨내시는 아부지가 아닌 소심하고 여리고 혼자만의 아픔을 많이 포장하는, 그래서 저에게 부담을 주는 그런 아부지가 되어가더군요,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외면하고 화를 내고 거부하게 되고 아부지 역시 그런 저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드셨죠, 그만큼 혼자서 감내하는 외로움은 더욱 깊어져갔을겁니다.. 이제 저도 나이가 들고 아이가 있는 아버지가 되었지만 수십년동안 굳어버린 마음은 쉽게 돌이킬 수가 없더군요, 아내가 그럽디다.. 그냥 뭔가 답을 드리려고 하지말고 넋두리든 불만이든 있는 그대로 들어만드려도 아부지는 충분히 의지를 하실텐데, 왜 당신은 늘 아부지에게 답을 드리려고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아부지에게 답답해하느냐고 말이죠, 참 쉽지않은 아부지와 아들의 관계입니다.. 여하튼 아부지, 아푸지 맙시다..
2. 간만에 책장에 꼽힌 책들중에 유독 퍼런 색깔의 표지가 돋보워 끄집어냈습니다.. 나온 지 십년이 다되어가는 작품입니다.. 비채에서 모중석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한 영미스릴러입죠, 한때는 비채의 모클 작품들이 제법 신뢰가 가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재미로 치면 왔다,정도되는 작품들이 상당했죠, 물론 독자들이 꾸준히 사랑을 해주었다면 아직까지 많은 모중석의 시리즈가 이어질텐데, 현재는 중단또는 마무리가 되어버린 상태인 듯 해서 안타깝습니다.. 여하튼 그런 초창기의 모클의 시리즈중 이작품도 상당히 매력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합니다.. 앤드루 그로스의 "블루존"이라는 작품입니다.. 여전히 영미스릴러의 소재중 범죄적 영역속에서 바탕이 되는 범죄사건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있죠, 이런 이야기는 상당히 정형화된 구성으로 일종의 장르의 한 구조처럼 여겨질 정도로 많이 선보여줘 왔습니다.. 하지만 늘 재미있죠, 소재가 소재인만큼 아주 기본적인 속도감과 긴장감이 가장 유효한 배경이 아마도 증인 프로그램에서 나쁜넘에 대한 증언을 한 당사자에게 나쁜 넘이 복수를 하려고 하고 주인공은 도망가다가 대결에서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일겝니다..
3. 라브 가족은 부유한 상류층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케이트 라브의 아버지는 금 도매업을 하면서 가정과 사업을 잘 이끌어가는 사람이죠, 가족들에게도 아주 훌륭한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던 라브는 자신의 사업이 범죄집단에 이용된 사실을 알고 FBI에서 그를 찾아와 그는 체포됩니다.. 그리고 그와 가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공범에 대한 진술을 하고 현재의 삶 속에서 그들은 사라져야합니다.. 하루아침에 라브 가족은 안락하고 편안한 상류층의 삶에서 벗어나 버립니다.. 그들의 대저택에 총격사건이 발생한 후 라브 가족은 FBI의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되죠, 케이트는 그런 가족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케이트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그렇게 따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케이트에게는 여전히 범죄의 중심에 놓여있음을 알게됩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실종되고 케이트에게 알려진 진실은 생각치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4. 작가의 전력을 볼짝시면 앤드루 그로스는 제임스 패터슨과 공저를 하면서 대중소설의 메인 스트림으로 진출을 한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제임스 패터슨의 작품은 짧은 챕터로 아주 대단한 속도감을 자랑하는 대중소설의 재미를 많이 보여주는 작가이죠, 그런 공저가의 감성을 잘 받아들여서 그가 집필한 단행본 "블루존"에서도 이런 스피디한 전개가 초반부터 긴장감 넘치게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패터슨이 알고있는 대중소설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독자의 요구를 정확히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는 패터슨과 오랫동안 공저작업을 하면서 이런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장점을 이 작품 "블루존"에서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변함없이 이어나갑니다.. 독자들은 흥미롭게 롤러코스트를 탄 것처럼 소설속으로 쉽게 빠져듭니다.. 게다가 주인공을 여성으로 내세우면서 상황적 위태스러움을 보다 극적으로 묘사하려고 한 부분도 일종의 동질감을 유도하는 효과를 나타낸 것 같습니다..
5. 그렇습니다.. 자주 보아오던 전형적인 구도의 스릴러소설입니다.. 연약한 듯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인공을 초반부에 내세워 극도의 상황적 위태로움을 묘사한 후 이를 대처해나가는 강인함을 조금씩 드러내고 이에 따른 반전의 충격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죠, 전형적인게 가장 재미있다는 사실은 늘 이야기했습니다.. 단지 읽고 난 후의 어느정도까지 인상깊게 여운이 남느냐가 중요하지만 늘 말씀드리지만 읽는동안 즐거우면 그뿐입니다..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아주 오랫동안 여운을 가지고 있던 작품의 느낌도 다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사그러지기 마련이니까요, 이 작품도 딱 읽는 그동안만 즐거운 그런 대중소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품은 어설픈 영화화나 드라마화를 해서 B급 비디오 영화로 사라지는 것보다 소설적 맥락에서 독자들에게 선보여지는게 오랫동안 즐거운 그런 작품입니다.. 영화로 만들면 느무 식상해보여,
6. 하지만 많은 부분 헐거워보이는 구성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속도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에 세세하게 그려내어야할 이야기의 중심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범죄집단에 대한 배경적 바탕이 너무 적습니다.. 왜 그들이 그렇게까지 복수를 행하는가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여주인공인 케이트에 대한 이야기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주변의 상황과 그녀에게 닥치는 배경적 연관관계에 대한 충격을 제시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초반에 숨겨놓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반전의 상황은 후반부에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틱한 상황에 비해 약간은 조잡해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7. 근데 앤드루 그로스 단독 작품이 "블루존"밖에 국내에 출시된 것이 없네요, 꾸준히 작품의 역량을 키워나갔으면 제법 성공적인 작가의 약력을 그려나갔지 싶은데 아무래도 국외에서도 크게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 드물었나 봅니다.. 아님 "블루존"이 생각만큼 국내 판매가 저조해 아예 그로스는 안되그쓰, 포기해.. 라고 해버렸나, 여하튼 고민없이 즐기고 행복한 작품적 선택으로는 딱입니다.. 뭔가 바라는 것 없이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글자만 읽어도 상황이 그대로 그려지는 작품으로는 이런 영미스릴러만큼 즐거운 독서가 없습니다..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한번씩 여러모로 지치고 힘들때 그래서 무작정 책을 펼쳐도 글자가 눈에 막 들어오지 않고 결국 하품이 쏟아지고 눈이 감길때 한편씩 이런 대중적이고 전형적인 스릴러 소설 한편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