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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케어
하마나카 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월
평점 :

1. 나이가 들면 서럽다고들 합니다.. 특히나 선진국형으로 진행될수록 노령화가 가속화된다고들하니 넘들 말하는대로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형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전제하에(현실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질 않지만) 노령인구가 과거 몇년전에 비해서 엄청 증가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특히나 십년 전쯤과 비교를 해보더라도 칠순이 되신 어르신들의 입장에서 여전히 건강하셔서 잔치를 벌여드려야되는 시점에 이제는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경제일꾼으로서 무한한 노동력을 선사하는 슬픈 현실이 우리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젊은 것들은 젊은대로 자기 살기 바빠서 부모들 늑골 빼먹고서도 내몰라라하는 세상인데다가 나이들었다고 제대로 보살펴주지도 않고 여전히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야하는 세상이니 참 늙는다는게 서럽기 그지 없는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시대를 살아가는 중년으로서 무척이나 죄송스럽고 부끄럽고 또한 분노스럽기도 합니다.. 왜 우린 제대로된 복지의 기본조차 누리지 못하는 것일까요, 여전히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과거의 힘듬을 겪어보셨음에도 지금도 당신들의 힘듬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나라의 정치와 나라의 모사꾼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자기들 멋대로 사회를 병들게해도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타깝죠,
2. 늘 어머니께서는 벼락박에 똥칠할때까지는 살지 않으리라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미래의 삶에 대해서 가장 무서우신게 뭐냐고 물으면 언제나 치매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스스로도 고통이고 무엇보다 자신때문에 고통받는 자식들과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공포심이 자리잡고 계신듯 하더군요, 그래서 치매에 좋다는 것을 많이 하십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자식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 없게 하실려고 늘 미래를 걱정하시곤 하죠, 저도 자식이지만 아이가 있는 아버지로서 이제서야 저 어른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이 이해가 조금 아주 조금 갑니다.. 예전에는 늙으면 빨리 죽어야겠다라는 말씀에 버럭 화를 내거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고함을 치기도 했지만 뭐랄까요, 이제는 어른께서 말씀하시는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다가 노환이 들더라도 깔끔하게 자식들의 웃는 얼굴을 보면서 한순간에 세상을 뜨고 싶다는 말씀이 참 서글프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어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노인복지가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을 지 정말 우려되는 현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건 저만 그런건가요,
3. 여하튼 이번에 읽은 소설 "로스트 케어"는 일본의 노령화 사회속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부조리를 미스터리형식을 빌어 집필한 사회파 미스터리소설입니다.. 요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죠, 앞으로 더욱 문제시 될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공감적 형성이 잘 이루어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속에서 벌어지는 일본 사회의 노령복지와 관련된 개호시스템(노인을 보살펴주는 사회복지제도의 일부)의 내용은 우리나라와는 다릅니다.. 우린 아직 이런 수준의 복지 기준조차 이루기까지 한참이 걸릴 것 같기 때문이죠, 우리사회의 노령화는 일본보다 더욱 빠른속도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우리의 복지는 절대적으로 일본의 기본조차 따라가질 못하고 있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4. 2011년 12월 재판이 열립니다.. '그'로 불리우는 한 남자는 연쇄살인을 일으킨 죄로 사형을 언도받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웬지 모를 구원을 받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는 43명을 살해한 살인마입니다.. 그것도 거동이 불편하거나 연세가 많아 보살핌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들만 골라서 살해한 범죄자이죠,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죄를 달갑게 받아 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그'를 바라보는 범죄와 관련된 인물들은 법적인 기준을 벗어난 뭔가 인간적인 딜레마를 느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시간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의 한사람인 검사 오토모 히데키는 자신의 아버지를 유료 실버타운에 모시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노인들은 여전히 가족들에게 부담을 지우며 힘들게 삶을 지탱하고 있음을 개호복지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과 개호를 받는 노인들의 가족들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네다 요코는 이런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중 일부이죠, 자신의 어머니의 치매와 불편한 몸으로 인해 자신의 삶은 사라져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처음의 의도와는 다른 증오와 비애와 슬픔과 고통이 공존하는 대상이 되어버린 어머니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이 밤늦게 일하고 돌아와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신의 어머니가 죽어있는 사실을 알게되죠, '그'로 불리는 사람은 하네다 요코 몰래 그녀의 어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요코는 그런 사실을 모른 체 자신이 구원받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머니를 상실한 슬픔을 함께 가지게 되죠, 그렇게 '그'는 살인을 계속 준비해나가고 오토모는 포레스트 개호시스템에 대한 부조리와 사회적 문제등을 조금씩 인식하면서 사건에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5.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로 인식하기에는 사회적 문제점이 너무 리얼하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가장 인간적인 고민거리를 구체적으로 상황적 딜레마를 중심으로 그려내기 때문에 대단히 공감이 많이 가는 작품이기도 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설적 재미는 많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가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일반적인 대중 미스터리소설이 가진 장점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느낌이 많이 들더라구요, 게다가 이야기의 구성상의 챕터별 흐름이 인물 위주로 흘러가서 전반적인 이야기의 시점은 놓치지 않지만 흥미를 끌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단순한 미스터리와 사회적 문제에 집중되어 대중소설이 주는 가장 중요한 흥미거리가 크게 어필되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많이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느낌은 점차 줄어들고 프롤로그에 제시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의 중심적 구성이 이루어지면서 다시금 흥미로워지기 시작하죠, 특히나 오토모 히데키라는 검사의 시점으로 보여지는 범죄적 진실과 상황적 딜레마의 간극에 대한 심리적 고민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6. 이 작품의 묘미는 소설적 재미보다는 사회적 문제 특히 노령화사회속에서의 생활이 아닌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삶에 대한 공감이 중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일본소설이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기에 더욱더 실감나고 현실감이 지배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소설은 소설이게꺼니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현실이게꺼니 하니 자꾸만 무서워지는 것이죠, 물론 돈없고 삶의 치열한 생존이 중심이 되는 대다수의 서민의 생활이 우리네 인생이니 말입니다.. 아주 리얼한 논픽션적 이야기를 소설적 재미를 버무려 그려낸 사회파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인 하마나카 아키라는 분의 전작인 "침묵의 절규"라는 작품도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작품 역시 사회적 문제점을 드러내는 미스터리 소설이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이 작품을 비롯 두 작품 보다 소설적 재미보다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 집착하는게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두가지를 모두 잘 맞춰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독자의 입장에서는 소설에서 바라는 것은 소설적 재미가 우선임을 알려드리고 싶은 생각은 듭니다..
7. 개인적으로는 대단히 현실감이 지배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독후감의 전체를 제가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와 우리의 사회의 모순점과 노령화된 어르신들이 경제역군으로 여전히 땀을 뻘뻘 흘리고 살아가시는 서글픈 이야기를 해도 모자를 정도의 공감을 가진 작품입니다.. 거리를 가다보면 수시로 폐지를 주워서 무거운 수레를 끌고 가시는 허리굽은 어르신들은 많이 봅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이런 하루 몇천원을 벌기위해 하루종일 걸어다니시는 분들이 백만명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 또 이야기가 빠졌네요, 여하튼 이런 사회적 문제에 대한 리얼한 공감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보니 어떤면에서는 즐거운 독서가 될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나 사회적 문제와 결부된 사회파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재미진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이야기 방식은 조금더 소설의 이야기적 즐거움에 대한 우선사항에 염두를 두면 좋겠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소설적 재미속에 사회적 문제를 잘 결합시키면 더욱 즐거운 대중소설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가장 가슴 아픈 어르신들의 말씀중 하나는 "나이 들어서 가만히 편하게 주는대로 받고 취미생활만 하다가 죽는것보다 힘이 있을 때 이런저런 돈벌이되는 일을 하는게 건강에 더 좋다"라는 말씀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