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비밀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1. 우리나라 일본대사관 앞에는 자그마한 소녀상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녀상을 너무나도 추운 지금 우리의 어린 대학생들이 지키고 있죠, 일명 소녀상 지킴이들입니다.. 이 소녀상은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해 희생당한 위안부의 아픔을 기리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와 과오에 대한 자기 반성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얼마전 우리 정부는 일본과 일종의 합의를 진행하고 위안부의 과거사에 대하여 일종의 정리가 된 것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일본은 이 합의를 기준으로 소녀상을 철거하고 더 이상의 과거 위안부의 희생에 대한 사과는 없는 것 처럼 떠들고 있죠, 현재 이 소녀상을 지키는 어린 학생들은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실질적 인지를 가지지 못한 세대입니다.. 단순하게 역사속에서만 이 비참했던 현실과 아픔을 배웠을 뿐이죠, 하지만 이들은 우리 세대와 우리보다 앞선 어른들 세대보다 더 생각의 깊이와 사고의 넓이가 뛰어납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에 대해 스스로의 반성을 하지 않는 듯합니다.. 일본의 전쟁 후의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이 짊어져야할 가해자의 역사를 등지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외면하고 합리화를 원할 수도 있지요, 우익편향의 정치권이나 기득권들에게는 전쟁으로 인한 자신들의 우위적 지위를 그리워해 과거처럼 되고 싶어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대단히 잘못된 일인 것이지요, 그들도 자신들의 잘못을 알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단지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지요, 그런 면에서 현재의 독일이 보여주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모습은 아주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과거사에 대해 정면으로 나서서 끝까지 책임지고 갚아야할 역사라고 외치는 이유를 일본의 권력층들은 정말 정말 부디 진정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는데 이것들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2. 제가 편협한 생각을 하는 지는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일본의 역사적 사관과 대중매체들이 보여주는 일본의 과거에 대한 반성적 모습은 대체적으로 합리화를 시키는 모습이나 숨기고 싶어하는 아픔처럼 겉으로 드러내기 싫어하는 경향이 짙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에 저지른 비인륜적이고 파괴적인 악마적 성향을 직설적으로 스스로 드러내질 않습니다.. 우회적이고 비유적이 모습등을 통해서 과거사에 대해선 가급적이면 주변 나라의 시선에 대해 눈치만 보고 있죠, 하지만 독일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의 만행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심지어는 자신들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과 같은 비인륜적인 과거의 만행을 있는 그대로 유산으로 남겨 더이상의 전쟁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마음이 아픕니다.. 너무나도 추운 날씨에도 텐트도 없이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를 칭칭감고 비닐밑에서 바람을 피하며 소녀상을 지키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경찰 수뇌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너희들의 배후에 누가 있느냐, 이렇게 자꾸 소란을 떠는 이유는 무엇이냐." 그 와중에 젊은 의경들은 혹여나 추울까봐 자신들이 들고 있던 핫팩을 소녀상 지킴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합니다..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피해자임에도 우리의 과거의 아픔에 대한 제대로된 사과나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빌어먹을 아부나 떨고 앉아 있는 기득권자들의 모습에 치를 떱니다..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여기서 스톱, 책 이야기 합시다.. 독일 작가인 얀 제거스의 "한여름 밤의 비밀"이라는 작품입니다..


    3. 쓸데없이 말이 길긴했지만 내용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서두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의 1941년의 전쟁시절이 나옵니다.. 게오르그라는 아이는 자신의 부모가 연행되어 가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들은 유대인입니다.. 그날 이후로 게오르그는 자신의 부모를 만나질 못하고 세월을 흐릅니다.. 그리고 2005년 호프만이라는 노인은 파리에서 작은 소극장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게 되죠, 호프만은 어린시절 게오르그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와의 이별과 유대인으로서의 자신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시청한 노부인이 연락을 해옵니다.. 방송국으로 연락이 온 이유는 자신이 보관한 물건을 전달해야된다는 것이죠, 자신의 부친이 과거 아우슈비츠에서 호프만의 아버지와 함께 생활한 분인데 그에게서 전달받은 서류봉투를 주고자 합니다.. 방송국 기자인 발레리는 호프만과 함께 그 유품을 받게 됩니다.. 세계적인 작곡가인 자크 오펜바흐의 알려지지 않은 원작 오페레타 악보인 "한여름 밤의 비밀"이라는 대단히 가치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발레리는 독일의 한 음악 중개상을 통해서 오펜바흐의 미출간 악보를 검토받고자 호프만에게 독일로 가길 요청하지만 호프만은 거부하고 발레리만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탈러 경감이 나타납니다.. 자신의 도시인 프랑크푸르트의 선상레스토랑에서 다섯명이 한꺼번에 총격살인을 당한 것이죠, 어떤 이유로 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음을 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서를 조금씩 맞춰 나갈수록 아주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실체를 만나게 됩니다..


    4. 제목이나 표지의 이미지만 두고보면 스릴러로서의 감성보다는 뭔가 고급진 느낌의 고전적 취향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게다가 이 작품의 주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것이 오페레타의 유명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미출간 악보라는 점이죠, 실제로 존재하는 악보인지, 허구의 소재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러한 내용적 소재이다보니 스릴러소설보다는 조금 더 고급지면서 부드러운 감각이 우선될 것 같습니다만, 실상 소설속으로 들어가면 아주 야무진(?) 스릴러소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줄거리에서 보셨다시피 다섯명이 한꺼번에 총에 맞아 살해되는 구성이죠, 게다가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빠른 진행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릴러소설 특유의 속도감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독일 경찰의 내부적 조직의 생활도 독자의 집중에 도움을 주죠, 재미있습니다.. 흐름도 중간에 크게 끊기는 부분이 없이 자연스럽게 단서를 찾아 이야기를 꾸준히 이어나갑니다.. 마탈러라는 시리즈의 주인공의 시점을 통해서 하나씩 단서가 모아지고 합쳐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중심으로 이어져나가는 방법이 독일이라는 나라의 과거와 맞닿아 독자들의 호기심을 끝까지 유지시켜주죠,


    5. 얀 제거스라는 작가의 스릴러소설의 감성은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부분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이를 소설의 구성과 소재와 내용에 잘 결합시켜 재미를 놓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한 부분이 자주 눈에 띕니다.. 여느 경찰소설의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의 존재감입니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은 마탈러라는 중년의 강력반장이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하질 않습니다.. 실제하는 현실적 경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소설속에서 구현되면서 조직내 동료들과 형사들이 단서들을 찾아내면 이를 조합하고 합쳐저서 하나의 진실적 실마리가 만들어지는 현실감 넘치는 작품적 모습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나 조직내 형사들의 사생활과 자신의 사생활도 대단히 현실적인 평범성에 기인하여 대중적 동조를 얻을 수 있게 구성하면서 독자들이 혹여나 미스터리적 지루함이나 사건 연결의 허술함등을 눈치채더라도 현실적 모습을 보여주는 잔재미가 이러한 부분을 커버할 수있게 조화롭게 구성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6. 그렇습니다.. 매의 눈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장르소설의 독자로서 꼭 나쁜 점을 찾아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챙겨보다보면 개인적인 단점들이 눈에 띄게 됩니다.. 물론 위의 단락처럼 이런저런 잔재미가 많은 부분을 덮어주기 때문에 남는 건 재미가 있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우선은 소설의 가장 중요한 실체가 되는 악보의 주인과 그의 존재성에 대한 부분이 생각만큼 두드러지지 않은 부분과 발레리라는 여성의 존재가치등 초반부의 소설의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듯 보이던 주체 두사람의 연관성이 소설이 실질적으로 진행되는 마탈러 팀의 사건수사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부분은 조금 어색하더라라고 전해라,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후반부의 반전적 측면을 고려하고 사건의 수사과정상 실체가 드러나는 시점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하면 또 할말은 없다고 전해라, 게다가 사건의 실체가 파악되는 후반부에 들어서서 해결과정상의 진행부분이 급작스럽게 사그러드는 불꽃처럼 픽 꺼져버리는 느낌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도 사건의 실질적 단서를 찾아내자마자 벌어지는 속도감 넘치는 긴장감이 나름 잘 꾸며져 읽는 독자들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셨지 않을까 싶습니다..


    7. 스릴러소설을 읽고 즐기는 독자분들께는 재미진 작품이 될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초보 스릴러독자분들이나 무난한 재미를 즐기시는 독자님들께는 나름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인 듯 하구요, 전 개인적으론 얀 제거스의 첫 출시작인 "너무 예쁜 소녀"를 아직 읽어보질 않아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상당히 대중적 즐거움이 많은 소설적 재미를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신 듯 해서 전작도 재미있어 보입니다.. 제목도 마음에 들구요, 그나저나 누군가에게는 저급한 대중소설에 불과한 스릴러작품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대중작가가 자신의 나라의 과거사에 대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역사를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진행하는 부분이 뭐랄까요, 개인적으로는 얘네들은 정말 과거에 대해 나름의 반성과 후회와 상처를 여과없이 보여주고자하는구나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상하게 고마운 느낌이 들더군요, 일본에 계신 많은 분들도 이런 인식을 가진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받아들여지는 체감상의 모습은 아주 지랄맞습니다.. 숨기고 합리화시키고 외면한다고 역사가 바뀌질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득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무마하고 포기하고 좋은게 좋은거라고 받아들이고 미래를 바라보자고 하면 잘못된 것입니다.. 어휴, 또 막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만 유시민 작가님이 예전에 항소사유서에선가 적었다는 문장이 생각나네요,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뭐 이런 문장이었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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