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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토의 검 ㅣ 소설NEW 3
김이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평점 :

1. 요즘은 세상이 예전과는 달라서 같은 동네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의 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예전 제가 어린 시절에는 한동네에 사는 주변 이웃들의 속사정을 대체적으로 알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아픔도 함께하곤 했습니다.. 그러다보면 누구네 집의 속사정을 보통 저녁시간 어머니께서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곤하죠, 그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푸념중의 하나가 '그넘의 술이 웬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늘상 술로 사는 아저씨와 그걸로 고생하는 가족들 이야기가 많았죠, 경제적인 고통도 그러하거니와 술로 인해 가족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아픔을 주는 어른들이 참 많았습니다.. 대부분이 가부장적 세상속에서의 일그러진 우리 시대의 영웅들의 모습들이죠, 그렇다고 그런 가족의 아이들이 다 엇나가거나 삶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대체적으로 그런 가정일수록 오히려 엄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늘 말씀드리지만 예전에는 이웃끼리 서로 다독이며 함께 하는 경향이 짙어서 서로 친구들간에 거부감이 없고 잘 지낼 수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가정환경이 녹녹치 않은 아이들도 늘 밝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오래전 이야기고 커가면서 어떻게 인생이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제 기억속의 그시절의 친구들은 흔히 말하는 가정 폭력이나 아픈 가정사에서도 대부분 잘 견뎌내고 잘 자랐던 것 같습니다.. 또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를 바라고 있구요,
2. 새해들어 국내작가님의 작품이 손에 많이 잡힙니다.. 얼마전 독후감에서 국내 작가님의 응원을 하기도 했고 또 힘들지만 많은 작품들이 나와서 독자들의 즐거움과 장르소설의 부흥이 되길 바랬던 기억이 나네요.. 여하튼 이번에 읽은 작품도 제목적으로다가 대단히 흥미를 끄는 "가토의 검"이라는 작품입니다.. 가토라는 일본의 한 인물의 검에 대한 이야기임을 대강 짐작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 가토라는 인물이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오른팔격인 가토 기요마사라는 인물입니다.. 우리에게는 대단히 지랄맞은 인물이죠, 이 가토라는 넘에게 토요토미가 하사했다는 검이 있는데 이게 "가토의 검"인 겁니다.. 근데 이 검과 관련하여 일종의 픽션적 개념으로다가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가토 기요마사의 검이 실존하는 지는 잘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작가의 면모로 볼때 이러한 픽션적 소재로다가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적절하게 잘 버무려서 진행하고 있더군요, 김이수 작가님께서 국회에서 일하시고 계신 분이시라 전반적인 정치적 행태와 주변적 배경에 대해서 상당히 현실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봅시다..
3. 국회에 출입하고 있는 기자 김영민은 자신의 배다른 형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병원으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귀를 잘린 체 시체로 발견된 형을 확인합니다.. 이전 경찰서 출입기자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김영민은 자신의 형의 죽음을 파헤칩니다.. 그리고 우연히 알게되는 사실은 자신의 형인 김영석이 인천세관에서 근무하면서 무엇인가를 빼돌렸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살해되기 전 행적을 알아가던 김영민에게 또다른 진실이 밝혀집니다.. 자신이 출입하고 있는 국회의 보좌관중 한명이 자신의 형의 죽음과 연관이 되어 있는 사실을 말이죠, 국회 문관위의 채문석 국회의원의 보좌관인 양보좌관이 그 사람입니다.. 그는 현재 일본으로부터 우리의 문화재인 금란가사를 돌려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반환받기로 확약된 내용을 얼마전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알린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김영민은 자신의 형의 죽음과 연관된 양보좌관의 사무실을 몰래 들어가 이와 관련된 서류를 몰래 가지고 나옵니다.. 그리고는 또다른 사실을 알게되고 "가토의 검"이라는 현재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일본의 가토가의 검에 대해서 조금씩 밝혀나가게 됩니다..
4. 제목이 "가토의 검"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기본적인 내막을 밝힐 수 밖에 없는데 전반적으로 이 작품이 보여주려고하는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기 때문에 딱히 중요한 스포일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하튼 이야기의 중심은 이 "가토의 검"이라는 물건에 대해서 파고드는 이야기와 김영민이 자신의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나가는 이야기를 따로 똑같이 이어나가는 구성입니다.. 형의 죽음과 "가토의 검"이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입죠, 하지만 어떤 식으로 이들이 엮이게 되는지, 그리고 실질적 죽음의 진실은 무엇인지는 소설을 읽어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반전과 함께 독자들에게 뜨악하게 만들고자하는 방법론을 작가는 제목에서부터 일종의 미스디렉션처럼 만들어내는거죠, 대단히 씁쓸한 정치의 구조적 병폐도 작가의 경험이 다분히 담긴 현실적 감각이 돋보입니다.. 특히나 김영민이라는 인물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세상에 적응하고 그들의 속성에 물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죠, 그 이면에 아직은 세상의 정의와 올바름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하는 인물로 영민의 후배인 아영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 소설이 보여주는 세상은 냉정합니다.. 그게 현실이니까요,
5. 이 소설에는 여러가지의 배경이 등장합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보여지는게 우리나라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에 대한 씁쓸한 이미지입죠, 그 다음에 소설의 제목과 연관성을 가진 일본의 우익집단에 대한 우경화 현상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가토의 검이라는 소재가 이러한 일본의 우경화 정책에 대한 하나의 도구로 이용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것이 한 가정의 가정사와 관련된 상처받은 한 인물의 아픔입니다.. 이것은 김영민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꾸준히 소설속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적절히 타협하고 나름의 융통성과 생존방식을 터득하고 나름의 인정을 받는 인물이지만 개인적 가족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아픔이 많은 인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감정적 기복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6. 개인적으로는 작가 보여주고자하는 작품의 의도와 주제에 대해서는 이해가 충분히 됨에도 전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을 제목처럼 정치적 사회적 구조상의 문제와 딜레마로 끌고 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전반적인 흐름은 분명히 정치적이고 국제적인 문제와 역사적 의도를 두고 있음에도 이야기는 단순한 살인사건과 개인적 아픔을 다루는 내용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로인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성에 대한 감성이나 공감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것이죠, 일반적으로 대중독자들은 주인공의 의도와 방식에 눈을 맞춰 시선을 함께하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상황적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현실적인 대처에 대해서는 주인공의 방식에 나름의 공감대를 만들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 개인적으로 중간중간 드러나는 이야기의 감성적 공감대나 동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더라구요, 이로 인해 마지막까지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어느 부분을 넘어서면서 흐지부지되어버린 "가토의 검"에 대한 상황적 의도가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7. 많이 아쉬운 작품입니다.. 작가가 보여주고자하는 인간의 내면과 그 속에 자리잡은 연악한 인간의 심성과 파괴되어가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잘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만 작품의 주 소재인 "가토의 검"에 대한 이야기적 구성과 상황적 연결고리는 이로 인해 아쉬움만 남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중심역할을 하는 인물들 역시 이러한 작가의 의도에 따라 부수적으로 배제되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리는거죠, 중반이후까지 대단히 재미지고 매력적인 상황과 내용이 가독성과 함께 집중도를 이어줬는데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너무 안타깝고 아쉬운 연결이 되어버려서 개인적으로는 공감도 동조도 하기 어려운 작품이 되어버린 듯 싶어서 너무 아쉽네요, 하지만 분명한건 개인적으로는 공감을 하지 못한 작품이라곤 하지만 전반적인 작가의 의도나 중간까지 이어지는 구성상의 스릴감은 무척이나 뛰어났고 저와는 다른 결과론적 재미를 느끼신 분들도 분명히 존재하시리라 믿습니다.. 단지 제가 가졌던 공감이 후반부에 사라진데 대한 거부감이 있을 뿐 작품의 구성이나 내용적 측면에서는 향후 기대를 해봐도 좋을 그런 대중적 즐거움을 많이 선보여주실 작가님의 역량이 작품속에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잘 읽히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제가 공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면에서 판단한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작가의 구성력에 대해서 오히려 칭찬을 받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전 역시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독자였을 뿐이라는 점을 이해하시길,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