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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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학교 1학년때였던가 나름 국토대장정이라는 미명하에 재수하던 친구 몇넘과 대한민국 남쪽 끝지방인 울 동네에서 설악산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작정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당시만해도 요즘처럼 텐트라는 개념이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오던 시절이 아니었던지라 노숙은 생각지도 못하고 숙식을 해결할 정도의 최소한의 비용만 가지고 출발을 했었죠, 가다가 지치면 쉬었다 가자라는 아주 단순한 방식으로 쉽게 접근을 했었던거죠, 얼마나 갔을까, 초반의 재잘거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러들고 나중에는 각자의 생각만 하면서 고개를 숙인 체 걷기에만 충실하게 되더군요, 비용이 부족한 탓에 가능한한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만 먹기로 했기에 두시간정도 지나니 배도 고프고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서 벌써 지친 상황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하는 넘도 나오고, 그렇게 하루를 걷고 나니 민박에 들어서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여기서 저기까지는 버스를 타자, 운치있게 버스타고 가다가 좋은 곳에서 내려서 다시 걷자, 비둘기호 기차를 타고 그냥 강릉까지 가는 건 어떠냐, 하루종일 40킬로 정도 걸었을 뿐인데, 발은 벌써 물집이 잡히는 듯하고 허벅지는 땡기고 장딴지는 뭉치고 뭐 그렇게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하루만 더 걸어보자라고 한 후 다음날 점심 먹고 바로 기장 어디쯤에선가 빨간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향했던 기억이 납니다.. 좋은 시절이었는데 말이죠, 그냥 그렇다구요, 걷는 것도 걸어본 넘이 걸아야됩디다..

 

    2. 문득 킹쌤의 추천사가 떠오릅니다.. 그냥 생각하기로는 추천사도 이런저런 잘해볼려는 작가들의 작품에 마지못해 해주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오만천지에 추천사가 난립이 되는 경향이 없지않아 있죠, 그중에는 정말 추천사만큼 좋은 작품도 있지만 대다수의 작품은 그저그렇거나 왜 추천사를 했을까하는 의문도 드는 작품이 많습디다.. 그만큼 킹쌤의 장르소설계의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겠죠, 근데 이런 킹쌤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필명으로 작품을 내놓으신 경우가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지만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으로 몇몇 작품을 출시하신 적이 있으시죠,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런닝맨"이라는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영화로는 아놀드 근육빵빵행님께서 나오신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이 더 박진감 넘치고 스릴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읽은 "롱 워크"랑 비슷한 부분도 엿보이는군요,

 

    3. 여하튼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필명은 킹쌤의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문체등과 이유로 금새 탄로가 나고 말죠, 그렇게 바크만이라는 필명은 몇작품을 선보이고는 그냥 사라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중 하나가 아무래도 킹쌤이 10대시절 처음으로 집필한 "롱 워크"가 아닌가 싶습니다.. 킹쌤의 이름을 알린 후에 처녀작을 리처드 바크만으로 내놓은 이유는 아마도 있는 그대로의 작품의 의도를 알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아무래도 스티븐 킹 작품이라면 좋고 나쁘고들 떠나서 무조건 인기를 끌 수 있지만 리처드 바크만은 또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게 확실하니 말이죠, 게다가 자신이 처음으로 집필한 작품이니 오죽했겠습니까,

 

    4. 소설의 구성은 아주 단순합니다.. 킹샘의 작품중에서 이런 단순한 구성으로 아주 오랫동안 묘사와 심리적 상황을 수십페이지씩 그려내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문체나 구성 방법 때문에 오히려 금새 탄로가 난 것일 수도 있겠네요, "롱 워크"는 제목처럼 길게 걷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 전역에서 지원 차출된 100명의 10대 소년을 중심으로 최후의 1인이 남기까지 걷는 이야기죠, 나머지 99인은 룰에 미치지 못하거나 탈락하게 되면 바로 총살을 당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 소년들이 출발해서 마지막 한명이 남을때까지의 이야기를 각각의 소년들의 입장과 모습과 그들의 심리적 변화과정들을 드러내면서 이어나갑니다.. 소설속에서 실질적인 주인공의 역할을 맡고 있는 아이는 레이 개러티라는 인물입니다.. 그를 중심으로 롱 워크에 도전한 아이들의 모습과 걷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이 됩니다..

 

    5. 이 작품은 1966년도에 킹쌤이 19세 정도의 나이에 집필한 작품이죠, 물론 출시는 그로부터 십 몇년이 지난 시점에 나오긴 했지만, 사실 우리는 이 작품을 접하기 전에 여러 매체를 통해 이런 가상의 극한적 상황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흔히 접해보았습니다.. 요즘 흔하게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속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다룬 작품속 소재적 측면에서는 모두 이 소설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은 가상의 전체주의적 상황속의 인간성이 결여된 느낌이 다분한 국가의 통합 의도가 짙은 극한적 게임을 만들어냅니다.. 아무래도 자아를 확립해나가는 시점의 십대의 마지막 시절에 주변의 상황과 사회적 이념 및 자신의 객관적 이성과 주관적 이상들이 하나로 그려지기에 딱 적합한 나이의 이야기를 아주 천재적 글씨의 재능으로 보여주는거죠, 과연 내나이 19살에 이런 이야기를 머리속에서 끄집어낼 수 있었을 지 의문입니다..

 

    6. 의도 자체가 순수한 작품이니 만큼 내용적 측면에서도 아주 단순한 구성과 결과론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99빠센트는 이 죽음의 걷기 경쟁에서 죽기 직전까지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에 있다는 것이죠,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주체적 의도와 어리디어린 유치한 동기와 보상적 욕망을 토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자아의 결정력이 부족하였고 이에 대한 사회적 반항들이 그들이 지원하여 참가한 죽음의 게임속에서 실제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죽음의 공포와 경쟁의 두려움속에서 하나둘씩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죠, 이제 세상을 시작할 나이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결정한 현실속에서 죽음속으로 내던져진 자신들을 보면서 환호하는 군중들과 이들을 경계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군인들의 모습에서 인간성에 대한 상실을 누구보다 가혹하게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뒤늦은 휘회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는 우리는 그들의 아픔속에서, 죽음속에서, 경험속에서 바크만이 의도한, 19세의 킹쌤이 보여주고자한 이야기에 공감을 가지게 됩니다..

 

    7. 사실 단순히 스릴러적 이야기의 요소를 들고 독후감을 작성할라치면 재미없는 소설이라고 함이 마땅합니다만, 이 소설은 그런 단순한 독서에 기대서 말하기에는 조금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분명한건 19세의 킹쌤이 정말 재미진 소설을 만들어야겠다라는 자신만의 의도로 이 작품을 집필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릴러 대중소설 작가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기 이전, 본인이 독자들의 대중적 선호라는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기 이전에, 생애 처음으로 집필했던 처녀작으로서의 이 작품을 논한다면 "대단히 훈룡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킹쌤의 의도가 틀어져버린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리처드 바크만이라는 이름으로, 스티븐 킹이라는 위대한 스릴러 작가가 전혀 보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 작품이 평가되었더라면, 그리고 19세라는 작가의 나이가 밝혀지지 않았더라면, 분명 전 이 작품을 그렇게 대단하다고 평가하지 않았을겁니다.. 그런 그의 바크만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서두에 등장합니다.. 그 자신조차도 킹쌤이라는 거품을 제거하고 있는 그대로의 작품적 판단을 얻고 싶었는데 결국 바크만은 들켜버렸고 그렇게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누구보다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역시 대단한 작가라능..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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