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 키스 매드 픽션 클럽
존 렉터 지음, 최필원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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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학시절 새벽까지 친구들이랑 당구치고 술 마시고 거의 날이 샐때쯤 친구의 자취방으로 가서 잠을 청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내기 당구에 흠뻑 빠져 밤새 나인볼, 식스볼을 치고는 탈탈 털린 채 우거지 해장국 한그릇 먹고 친구랑 터덜터덜 걸어가곤 했죠, 그러던 중 우연히 길가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한겁니다.. 혹시나해서 열어본 지갑에는 10만원권 수표 12장과 만원짜리가 수두룩하더군요, 마침 그때는 새벽녘인지라 지나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을 때였습니다.. 친구랑 저는 그자리에서 우사인 볼트의 탄력으로 집까지 내달렸죠, 집에 와서 지갑을 열어보니 주민증도 있고 가족 사진도 있고 그렇더군요, 만원짜리만 삼십만원 정도 되더라구요, 친구는 아무도 못봤으니 쓰자, 전 너무 많다.. 반납하자, 그렇게 대립된 싸움은 오전내내 고민거리였습니다..

 

    2. 거부하기엔 너무 많은 액수였고 그리고 현금이었으니까요, 수표를 사용 못한다는 생각은 못했지만 현금이 워낙 많았으니까요, 내기당구에서 탈탈 털린 입장에서 쉽게 거부하기가 어렵더군요, 결국 생각이 깊어지니 혹시하는 무서움이 앞서더군요, 친구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점심때 쯤 인근 파출소에 그대로 가져다주었죠, 사실 경찰들도 의아해하더이다.. 현금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라는 표정이더라구요, 하지만 멋지다는 말로 얼버무리면서 주인 찾으면 연락주겠다고 하더군요, 학과와 이름과 주소를 알려주고 나오는데 뭔가 바보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지말걸, 그냥 가질걸, 아무도 못봤는데, 멍청하게 착한척은, 쪼다같이 돈 좀 많이 들었다고 쫄기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터덜터덜 집으로 와서 친구랑 남아있는 라면 끓여먹고 잠이 들었는데, 오후에 바로 연락이 왔습니다.. 자취방 주인 아줌마가 친구에게 전화왔다고, 파출소에서 7시까지 방문하라고, 그래서 다시 부시시 일어나서 파출소에 가니 지갑 주인이 계시더군요,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의 지갑에 들었던 돈이 하나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이런 지갑을 찾아준 친구들이 대견하다고 그래서 지갑에서 선듯 십만원을 꺼내 저희들에게 사례금을 주더이다.. 고맙게 받고 양심도 지키고 좋았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사례금으로 그 이상은 받았어야하는데 그땐 몰랐고 지갑 주인이 엄청 생색을 내고 궁디팡팡해주는게 마냥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3.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습니다.. 그게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찾아오든 상관없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인간의 최악의 선택을 스스럼없이 하는 멍청한 종이기도 합니다.. 사회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방식에서 비롯된 욕망이겠죠, 존 렉터의 "콜드 키스"는 그러한 인간의 탐욕에 대해 적나라한 상황적 표현을 통해서 쉽게 변하지 않을 인간이기에 가지게 되는 도덕적 딜레마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새로운 삶을 찾아 미네소타에서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던 네이트와 사라는 휴게소에서 심각하게 몸이 아파보이는 한 남자를 태우게 됩니다.. 500달러라는 금액에 오마하까지 태워주기로 한 것이죠, 하지만 이 선택이 향후 이어질 엄청난 사건의 잘못된 선택이 됨은 차에 몸을 실은 이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오마하로 출발하던 일행은 폭설로 인한 눈보라에 운행이 어려워지고 인적이 드문 곳에 놓인 한 모텔에 들어서게 됩니다.. 간신히 숙박을 할 곳은 찾은 일행, 네이트와 사라는 실이라고 불리우는 남자를 깨우려하지만 숨을 쉬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 남자는 죽어버린 걸까요, 그리고 현재는 모든 도로가 폭설로 통제되어 전기, 통신이 두절된 모텔에 갇혀버린 신세이니 이들에게 있어서 앞으로 닥칠 일은 상상하기도 싫은 지옥일 수도 있음을... 과연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읽어보시면 애,애,앱니다..

 

    4. 간단명료 깔끔산뜻한 스릴러 소설입니다.. 군더더기가 없어 보이더군요, 등장인물도 적고 주어진 공간적 배경도 한정되어있고 시간적 기준도 짧고 상황적 연결고리도 단순하고 그렇다보니 소설의 이야기도 빠르고 금방 읽히는 작품입니다.. 그렇게 길지 않고 속독하시는 분들은 한시간내에도 만화책처럼 훌렁 읽어버리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단순한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걸작스러운 심리묘사나 상황적 강박이 잘 짜여진 그런 스릴러소설은 또 아니구요, 주어진 환경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인간의 비열한 탐욕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척이나 많이 보아오던 소재이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제 스스로는 걸작이라 생각하는 스콧 스미스의 "심플 플랜"의 느낌이 짙게 깔려있어서 그런지 그냥 가볍게 읽기 좋은 그런 작품으로만 생각이 들더군요,

 

    5.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상황적 한정성이 가져다주는 느낌이 영화적 이미지와 잘 부합되어 읽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더군요, 많은 생각을 할 필요없이 상황의 흐름에 따라 눈만 따라가면 어느새 마지막까지 다다르는 그런 진행방식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네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중간 이후 꼬을 수 있는 그런 상황적 설정을 굳이 어렵게 가지않고 인간의 심리적 측면과 일반적인 욕망에 대한 대립적 방식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진행시키는 부분이 오히려 더 편안한 독서를 만들어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굳이 이것저것 덕지덕지 내용을 오려붙이지 않고 딱 필요한 만큼만 진행하는 방식의 단순함이 이 작품의 미더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6. 눈 먼 돈이 생긴다면 너같으면 워쩔꺼여,라는 공감적 질문은 항시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아무래도 대다수의 인간들은 마음속으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도덕적 딜레마에서 도덕성을 택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상황에서 우리들은 알게모르게 자신의 탐욕에 대한 합리성을 어떤 방식으로든 찾아내어 이로운 방향을 선택하려고 하죠, 실제로도 그렇게 합니다.. 만약 제가 습득했던 지갑에서 금액이 얼마 안되었더라면 분명 전 굳이 주인에게 현금을 건네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신분증만 우체통에 넣어줄 뿐이었을 가능성도 있었을테니까요, 이런 인간적 공통적 욕망을 토대로 아주 깔끔하게 그려낸 작품 "콜드 키스"는 마지막까지 산뜻한 결말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뒷끝을 어지렵히지 않습니다.. 젊은 작가의 프레쉬함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7. 조금 더 묵직함과 깊은 묘사가 주어졌더라면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젊은 작가의 데뷔작으로는 충분히 박수쳐줄 집필력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출시될 존 렉터(이름이 웬지 스릴러틱한게 아주 마음에 듭, 렉터.. 본명인가,)의 작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을 읽다보면 이에 비슷한 상황의 수많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을 그런 대단한 작품들의 아류작으로 단순하게 치부하기에는 작가의 의도가 조금 남달라 보입니다.. 아마 작가도 알고 있었겠죠, 그렇다보니 오히려 더 깔끔하고 단순한 구조로서의 스릴러의 방식을 택한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빠르게 단순한 재미로 편안하게 읽힌 작품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존 렉터의 발전도 기대해볼만 합니다.. 일단 국내에 출시된다면 말이지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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