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든 것이 F가 된다 ㅣ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1. 제 입장에서 볼때 90년도는 뭔가 디지털 혁명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시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노래방 기기가 그러했고 삐삐가 그러했습니다.. 무엇보다 PC가 그러했죠, 일반적인 도스의 운영체계를 배우는 컴퓨터 학원을 다니다 갑자기 입영전야를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사수에게서 50센티 자 모서리로 정수리를 찍히면서 배우던 이벌식 타자의 기술을 마스터할때쯤 어느순간 사무실에는 386컴퓨터가 등장을 했고 당연히 제가 담당할 줄 알았던 컴퓨터를 새로 입대한 후임병에게 밀려 말그대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386은 만능이었습니다.. 모든게 가능한 컴퓨터였던 것이죠, 타자기는 어느순간 폐물이 되어버렸고 전 어느순간 챠트병으로 차출되는 수모까지 겪게 되어 버렸습니다.. 심지어는 386 컴퓨터도 켜지도 못하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아니 켤수는 있으나 암호는 담당병과 선임하사만 지정할 수 있는 걸로 만들어 지뢰게임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전 사무실에서 밀려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대후 복학을 하고 취업을 하던 시점에 이르러 단 몇 년사이 컴퓨터의 세상은 모든 것이 가능한 시절이 되어버렸고 지금 이순간 우리는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전화를 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 두살짜리 유아들도 90년대의 저보다 더 나은 컴퓨터의 기술을 익히고 있는 세상인거죠, 이렇게 세상의 발명은 이과출신의 인물들이 바꿔놓고 있습니다.. 참고로 전 문과출신입니다..
2. 요즘은 학교에서 문과, 이과를 구분짓는지 모르겠군요, 저희때는 완전 구분지어서 문과반에서 이과 시험을 못쳤습니다.. 물론 시험을 볼 수는 있겠으나 교과의 구성이 완전히 달라서 제 점수를 받기 어려웠을테니까요, 그러니까 문과는 언제까지나 문과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과는 문과로 전환하여 시험보는 경우도 제법 있더군요, 그런 관계로다가 전 이과에서 다루는 교과에 대한 거부감이 지금까지도 남아있습니다.. 뭐랄까요, 이과적 분석을 내놓은 내용이나 기사나 이야기들을 볼때면 알든 모르든 고개만 주억거릴뿐인게죠, 참말로 이해가 안가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문과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속에 이과적 영역이 들어있는 작품들은 쉽게 다가서기가 어렵죠, 이번에 읽은 모리 히로시의 "모든 것이 F가 된다"도 그런 관점에서 상당히 어려운 판단을 요하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었습니다만, 그럭저럭 읽어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F가 되는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지만 후반부의 반전은 대단히 매력적이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3. 마가타 시키 박사는 천재소녀였습니다.. 자신의 부모와 함께 하이테크 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만든 시점에서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인물입니다.. 현장에서 확인된 사실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녀는 다중인격이라는 특이한 정신적 문제를 지니고 있었던 모냥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연구소의 시설속에서 자신을 가둔 체 15년간 외부 출입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우리의 주인공중 하나인 니시노소노 모에양이 방문을 한 것이죠, 이 모에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대단한 부모를 둔 천재소녀이나 자신의 부모가 비행기 사고로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안타까운 과거를 지닌 학생입니다.. 그녀는 부모님의 제자이자 국립대학의 건축학부 교수인 사이카와 소헤이의 학생으로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 모에는 부모님을 제외한 모든 것을 가진 소녀입니다.. 엄청난 상속과 지적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죠, 그리고 교수 사이카와는 그녀의 스승으로서, 또는 보호자로서 그녀를 챙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콤비는 앞으로도 미스터리의 해결사로서 활약을 할텐데 말이죠, 이번에는 모에가 만난 마가타 시키 박사의 연구소 섬을 방문하여 건축학부 학생등과 MT를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 콤비는 마가타 시키 박사를 만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죠, 하지만 어쩐 일인지 15년동안 열리지 않던 시키 박사의 거처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습니다.. 외부에서는 어느 누구도 모르게 방문할 수 없는 밀실의 마가타 시키 박사의 거처를 들어선 순간 이들은 살해당한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사지가 절단된 시체는 로봇에 실린 체 나타나고 이 시체는 유일한 거주자인 시키 박사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누구도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곳에서 어떻게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일까요, 사이카와와 모에는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혼란을 겪게되고 이어 또다른 살인이 벌어지면 연구소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드는데,
4. 역시 추리소설의 줄거리는 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저렇게나 적었는데도 이해측면에서 빠진 부분이 많이 보이네요, 여하튼 이 작품은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과적 영역의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를일이고 또 사실 소설의 중요 포인트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소설속에서 한참을 들어서야 진행이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보니 여러모로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상황이 생길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요즘은 어디서나 흔해보이는 꽉 막힌 미로같은 하이테크 복합 연구소의 밀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추리소설입니다.. 밀실살인 추리소설인게죠, 근데 이번에는 모든 구성이 디지털에 적용된 부분이니 정말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보이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컴퓨터라는게 근거라는게 남기 때문에 조작이 쉽지 않은 부분이니까요, 특히나 감시하는 부분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 있을 수 없는 부분이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상당히 난해해질 수밖에 없는 추리적 기법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문과생이자 숫자에 약하고 수학적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저로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버리는 것이죠,
5. 90년대 중반에 발표된 시점을 기준으로 이 소설의 내용을 이야기할라치면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과학적인 실재를 중심으로 이야기의 전반적인 부분을 그려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물론 작가들의 엄청난 고생이 담긴 창의적 방식임을 전제로 하고) 창작된 밀실살인들을 만들어내는 방식과는 그 짜임새부터가 다릅니다.. 전 이 작품이 처음 국내에 출시되었던 10년에 이 작품을 읽은 것이 아니라 이번에 처음 접했기 때문에 더욱 현실속의 정보화적 시대에 보다 더 적응된 인물이라서 그런지 우와, 이야, 대단하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20년 전에는 우와, 10년전에는 이야,라는 감탄사가 족히 나올만한 실재적 과학의 적용에 대한 즐거움이 있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때도 문과 위주의 교과에 적응된 이들에게는 나름 어렵지 않았을까 예상은 해보면서 소설의 중심 이야기꾼인 사이카와와 모에 콤비의 미스터리 해결방식을 따라가보는거죠, 근데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방식은 차치해두고 - 난 딱 30% 정도 이해해뜸 - 이 콤비의 모습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보기가 좋네요, 특히 사이카와의 줄담배의 성향과 스승과 제자지간인 이들의 관계적 애매모호함의 구성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듭디다.. 아무래도 딱딱해질 수 밖에 없는 과학적 접근법을 이용한 소설의 구성에 이들의 사적 이야기는 독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6. 대다수의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의 구성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과학적 이해도를 쉽게 파악하는 독자분들께서는 충분히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머리를 쓰되 수치적 판단과 상황적 이해도의 몰입이 깊은 이런 작품은 저같은 단순 줄거리 파악 독자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의 추리 해결적 측면에 들어서서 벌어지는 가공할만한 상황의 반전과 이야기의 흐름은 추리 해결의 방법론을 머리속에 지우고 이해한다면 대단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구성입니다..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밀폐된 연구소에서 그중에서도 15년간 단 한차례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한 천재공학소녀의 공간에서 그중에서도 어느 누구도 제대로 방문한 적이 없었던 그녀의 거처에서 살해된 사체에 대한 추리적 구성은 매우 중요한 일부이기는 하나 전 당연하게 과학은 머리의 한쪽으로 치워버리고 인간에 집중을 해보니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재미의 일부분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은 마가타 시키로 시작해서 마가타 시키로 끝나니까요,
7. 일본의 추리소설 그중에서도 밀실살인을 다룬 본격추리소설이 새롭게 인기를 얻었던 이유중 하나가 지금도 많이 다루는 사회적 이슈나 문제를 다룬 사회파적 추리기법에 대한 반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은 이런 신본격물에서는 아주 능력이 뛰어난 탐정 역할의 인물이 등장하여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을 아주 일반적인 진실적 근거를 들춰내며 독자들의 뒷통수를 빠박 갈겨대곤 했죠, 물론 이런 방식은 논리적 해결을 제대로 제시하고 독자들을 설득시킵니다.. 이런 와중에 모리 히로시의 과학적 접근법을 이용한 본 작품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대단히 획기적인 업그레이드된 추리적 기법이었을겁니다.. 그런면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방식에 환호를 보내고 현재까지 10권에 이르는 작품을 쏟아내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이를 토대로 애니메이션도 제작이 되어 독자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서는 듯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400만부라는 발행수치는 독자의 이 작품 시리즈의 감응치를 보여주는 진실일겝니다.. 저는 딱히 큰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손 치더라도 다른 독자분들에게는 대단한 매력이 되는 꼭 필요한 추리소설의 목록중 하나이라는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일단 전 조만간 이어서 시리즈의 2편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을 읽어보고 정확하게 한번 더 판단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