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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에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평점 :

1. 맨날 나이만 먹었다고 옛날 이야기를 합니다.. 또 합시다.. 제가 어린시절에는 쥐잡기 운동이라는게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국민학교에서 대대적으로 쥐를 잡아 꼬리를 가져오는 학생에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다섯개 받으면 공책 한권을 준다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저보다 조금 더 앞선 세대들에게는 뭔가 꼬리를 가져가면 그에 대한 혜택을 주곤 했나봅니다.. 여하튼 그렇게 집구석구석, 동네 골목길 시궁창에서 돌아다니는 쥐를 잡기 위해서 늘 혈안이 되어 있었던 시절이죠, 그당시엔 대다수의 서민들은 주택에서 살았기 때문에 쥐가 엄청 많았습니다.. 그리고 쥐를 잡는 행위가 무척이나 재미진 놀이중의 하나였죠, 어른들은 쥐덫을 만들어 휘발유를 부어 태워죽이는 경우도 있었고 아이들은 그렇게 타오르면서 비명을 질러대는 쥐의 몸부림을 심적으로는 거부하면서도 멍하니 바라보는 일도 흔한 생활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태우고 남은 꼬리는 아이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지기도 했었죠.. 학교에 들고가면 칭찬을 해주었거덩요, 여하튼 그렇게 우리의 생활은 쥐와 뗄레야 뗄 수 없었지만 어느시점에서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주택이 사라지면서 쥐들의 세상은 차츰 줄어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그렇게 흔해 보이던 어른 팔뚝만한 쥐들은 거의 볼 수가 없죠.. 어두운곳에서 쥐 끈끈이에 붙은 체 떡 버티며 나를 바라보던 그 눈과 찍찍거리며 몸부림치는 소리는 정말 잊기 힘든 소름 끼치는 경험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전 세상에서 쥐가 제일 무섭습니다..
2. 이번에 읽은 스티븐 킹쌤의 중편소설속에도 이런 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싫어,싫어.. 4편의 소설을 묶어 하나의 작품집을 내놓았습니다.. "별도 없는 한밤에"라는 제목을 두고 있습니다.. 제목으로 미루어보건데 상당히 어둡고 거친 내막을 지닌 작품들이 선보여질래나 봅니다.. 별도 없는 한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대강 짐작이 되는군요, 킹쌤의 말마따나 대단히 독한 내용으로 독자들의 킹쌤 덕후적 감성을 자극하나 봅니다.. 아시잖아요, 킹쌤이 주로 사용하는 독자에 어필하는 문장적 감성, 심리와 상황적에 대한 탁월한 묘사를 통한 공포감 극대화와 원초적으로 다가오는 본능적 어두움 말입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있는 그대로 감성속으로 들이닥치기는 하지만 희안하게 독서적 즐거움을 주는 뭐 그런 스릴러 마스터의 프로페셔널한 느낌?, 뭔말이래,,, 여하튼 그런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고로 재미지다고요, 그것도 아주 화끈하고 매력적으로다가
3. 말씀드린대로 총 4편의 중편들을 모은 작품집입니다.. 그중 3편은 중편이라기에는 좀 길고 1편은 중편이라기에는 조금 짧은 느낌이 듭니다.. 첫 작품이 "1922"라는 작품인데 말이죠, 미국의 대공황이 오기 전 중부지방의 네브라스카의 시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죠, 땅을 갖고 싶은 농부와 도시로 가고 싶은 부인과 그들 사이에 낀 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대단히 원초적인 악의를 담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후폭풍이 엄청난 감성적 위압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가장 킹쌤스러운 느낌의 감각이 살아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킹쌤표 "스토너"(이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은 대강 짐작하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메마르면서도 그 우악스러운 열정적 감성이 숨겨져 있는 작품, 아님 말고
4. 다음 작품이 "빅 드라이버"라는 작품인데 아주 공격적인 작품입니다.. 복수의 개념을 확실하게 실천하는 작품입죠, 이 역시 대단히 매력적인 전개방식과 진행적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공정한 거래"는 킹쌤이 그려내는 판타지적 욕망을 아주 과격하게 그려내는 생각해보면 아주 무서운(?!) 작품입니다.. 인간의 악의성과 욕망과 시기에 대한 근원적인 감각을 이 짧은 소설속에 정말 리얼하게 담아내고 있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마지막 작품은 "행복한 결혼 생활"이라는 작품인데 부부로서 살아온 한쌍의 남녀가 결혼을 하고 30년 가까이 지내면서 서로 몰랐던 부분을 드러내는 내용과 상황들이 아주 매력적으로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마무리하는 방법까지 독자들의 감성을 어떻게 끌어내는 지 읽어보시면 아시리라 믿습니다..
5. 모든 작품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듭니다.. 어느 한편 처지는 느낌이 들지 않더군요, 각각의 작품마다 그 감성과 의도가 적절하게 배려되어 비슷한 의도의 작품이 없이 묶여있어서 더욱 즐거움이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본 작품집은 모두 다른 내용과 다른 감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펼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의 기본 주제는 공모와 복수라는 개념이죠, 인간이기에 가능한 욕망과 그 악의적 행위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복수를 다루고 있습니다.. 때로는 씁슬하고 때로는 화끈하고 때로는 미안하고 때로는 통쾌하기도 하죠, 이 네편의 중편속에 이런 인간의 못된 감성들이 모두 담겨있는 듯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더욱 이야기의 흐름과 킹쌤이 드러내는 상황적 묘사와 심리적 표현에 대중들은 집중할 수 밖에 없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6. 모든 이야기가 우리 삶의 테두리내에서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범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일반적이진 않죠, 그렇기에 더욱 그 범죄가 벌어지는 우연의 연장선상이 무섭고 공포스럽기만 한 것입니다.. 인간이기에 허약한 심성에서 악의가 들어차는 느낌은 어느 누구라도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죠, 이러한 대중적 심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게 아무래도 킹쌤의 능력이자 여태껏 세계 최고의 대중소설작가중 한명으로 굳건히 버텨내고 있는 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쌤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단순하면서도 그 짜임새와 순간순간의 묘사방법은 독보적이라고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중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라는 작품은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모든 스릴러의 이야기가 다 담겨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금은 과격하고 일반적인 기준에서 살떨리는 혐오를 담고 있지만서도 누구나가 공감하고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있는 인간적 감성을 토대로 쓰여진 이야기이기에 우리는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렇기에 본 작품은 흠 잡을때가 없다는 것입니다..
7. 제가 제일 큰 독후감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기본적인 재미지 않습니까, 그런 기준에서 볼때에도 중편집으로 묶인 이 작품은 지루함이 없이 각각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독자들에게 재미를 만끽시켜주지 않나 싶구요, 무엇보다 이야기속에 담긴 감성들도 하나같이 킹쌤의 수십년에 걸친 이야기적 노하우가 축적되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공감과 파괴적 감동(?!)까지 불러일으키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분명 스릴러를 싫어하시고 범죄적 이야기와 공포적 감성에 거부감을 가지신 분들께서는 혹시라도 본 작품을 읽어보시더라도 그 내용적 소재에 있어서는 충분히 역겹거나 거북하실테지만 한편한편 읽고 나시면 오히려 이런게 진정한 스릴러소설이구나라는 뭐 그런 즐거움도 맛 보실 수 있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님 말고, 저는 대체적으로 책의 말미에 보여주는 작가의 말같은 부분은 대충 흘려버립니다만 이번에 보여주신 킹쌤의 이야기는 작가로서 그가 살아오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적절하게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것 같아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부디 작품집을 마무리하시고라도 작가의 말도 한번 살펴보시면 킹쌤이 외 이런 극악스러운 수 있는 소재의 작품도 즐겁게 집필하는가에 대한 작은 이유라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