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아티스트
스티브 해밀턴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1. 오랫동안 아파트의 1층에서 살다보니 도둑이 한번씩 들 때가 있었습니다.. 어른들께서 샷시를 철장으로 꽉 막아놓는게 싫으셔서 그냥 그대로 살고 계시긴 하지만(무엇보다 딱히 훔쳐갈게 없다고 생각하시고 계심) 저로서는 참 걱정이 많았습니다.. 혹시라도 자고 있는데 도둑이 들어올까봐 바람소리에도 놀라 잠이 깬적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고딩시절 도둑이 한번 들어와서 집안을 뒤집어놓은 것을 본 후로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능하면 자기전에 시건장치를 확인하는게 버릇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던중 저 역시 열쇠를 두고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고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걸 본 지나가는 사람의 신고로 경찰이 찾아왔더군요, 도둑으로 오인을 받고 출두한 경찰을 집안으로 들여서 사진도 보여주고 하니 웃으면서 그냥 가더라구요, 여전히 저희 본가는 다른 이웃집들이 창문을 철장으로 만들어놓은 사이에서 버젓이 창문을 열어놓고 어른들은 살고 계십니다..

 

    2. 중학교때 자물쇠를 가지고 노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쇠톱으로 끝을 뾰쪽하게 갈아서 만든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서 열쇠를 열더군요, 모든 열쇠가 다 열린 건 아니지만 그당시에 허접한 자물쇠의 형태로서는 상당히 많은 열쇠를 열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학교 체육실문은 아주 쉽게 열어주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꽤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속에서도 이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스티브 해밀턴의 "록 아티스트"입니다.. 상당히 거창하고 표지만 봐서는 스펙타클한 도둑들의 이야기인 듯 보이거나 뭔가 매력적인 이미지가 가득한 제목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야기는 아픔이 가득한 한 남자의 어린시절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실제로는 열일곱에서 스물살 이전의 삶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죠,

 

    3. 마이크는 현재 감옥에 수감중인 범죄자입니다.. 그런 그는 어린시절 엄청난 사건을 겪고 난 후로 현재까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인해 말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지금까지 그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가 그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현재의 범죄자가 되었는 지를 말이죠, 그리고 과거를 그려나갑니다.. 그는 기적의 소년으로 불리우며 엄청난 사건의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이입니다.. 그리고 말을 잃어버린 아이죠, 하지만 과거의 시점에서 십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2000년에 이 주인공 마이클는 도둑이 되어 있습니다.. 금고털이가 되어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죠, 물론 마이클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의 입장에서 마이클는 신뢰를 할 수 밖에 없는 인물입니다.. 공범으로서의 자신들이 드러날 확률이 줄어드니까요, 그리고 다시 과거의 어느 시점에 열일곱의 시절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1999년과 2000년을 번갈아가면 마이클의 삶은 낱낱이 우리에게 전해집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무엇보다 그가 말을 할 수 없게 된 이유에 대해서 우린 알게 됩니다.. 그리고 왜 그가 자신의 과거를 기록하게 되었는지도,

 

    4. 그렇습니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과거를 기술하는 시점에서 시작해서 모든 이야기는 그의 시점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적 배경도 주인공의 17세부터 18세까지의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죠, 아직까지는 어른이 되지못한 아이의 입장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가진 트라우마의 진원시점 또한 마이클이라는 아이가 자아를 제대로 형성하기 이전의 여덟살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자신이 기술하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어른들의 세계에 놓여진 힘없는 한 아이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청소년기의 그의 삶의 미래는 자신이 만들어나갈 수 있음에도 그는 현실을 택하고 그속에 파묻혀버리는거죠,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때로는 왜 이렇게 멍청해라고 잔소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의 답답함이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5. 하지만 그렇기만 하다면 이 소설이 주는 재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소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단 한순간도 후회하지 않고 자신이 그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으나 그 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는 분명 자신의 의지가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에 있어서는 나름 수긍을 하게되는 치밀함도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진 구성으로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여물지 못한 아이가 가진 천부적인 범죄적 재능때문에 벌어지는 단순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를 좌지우지하려는 어른들의 세상속에서 그가 선택하는 길은 나름 가슴이 따금거리는 약간의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어린 나이에 범죄세계의 "록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한 아이가 어떻게 범죄자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는지에 대한 성장스토리인거죠, 물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성적 아픔과 흉악한 범죄의 세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연악한 아이의 모습에서 묻어나는 범죄세상속의 이야기는 가독성에 큰 도움을 줍니다..

 

    6.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이야기이고 나름 공감도 잘 이끌어내는 작품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정보가 없이 책을 펼치면서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어라, 뭔가 스펙타클하고 범죄세계의 스릴러가 엄청 많은 작품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네, 표지에 나온 저 거대한 금고를 터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털긴 터는데 약하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실망감이 들 수도 있는 표지 이미지에 대한 편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는데 혹시라도 아직 읽어보시지 못한 분들께서는 표지에 현혹되시지 마시고 조금은 단순하면서도 작은 규모의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고 그 남자의 아픈 성장통과 사랑을 다룬 편안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서 읽어보시면 아주 좋은 감성적 교감과 스릴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7. 이 소설은 분명 범죄소설입니다.. 도둑이 금고터는 이야기입죠, 그리고 이 소설은 성장소설입니다.. 어린 아이가 엄청난 사건으로 인해 겪은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은 아픔을 다루고 있죠, 또한 이 소설은 로맨스소설입니다.. 그 이유는 소설을 읽어보시면 충분히 감응하시지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상당히 재미가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그 짜임새가 아주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지리한 부분 없이 읽어나가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대부분의 시간적 시점이 왔다갔다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의 구성이 일년 남짓이기 때문에 어렵지가 않습니다.. 단지 1999년과 2000년에 호출기가 주로 이용되었다고 하는 부분이 다소 의외이긴 하지만 미국은 우리보다 통신문화가 더 늦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으리라 보고 이 작품은 범죄소설답게 아주 자극적이고 폭력적이지만 희안하게 읽고나면 편안하고 따사로운 범죄소설이라고 생각할 소지가 많은 작품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 "록 아티스트"는 좋은 작품인 듯 합니다.. 표지만 빼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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