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1. 옛날에 할머니가 맨날 우는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씀이 있었죠, "그만 울어라, 자꾸 울모 호랭이가 와서 잡아간다이, 뚝 그치라.. 저봐라, 소리 안들리나, 흐미 호랭이 오게따.. 쉿쉿..." 생각나시죠, 제가 어릴때는 집안에 화장실이 없었습니다.. 늘 대문 옆에 있는 화장실까지 나가야되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가능하면 마루에 요강을 두고 애용을 했습니다.. 특히나 새벽녁에 싸늘한 바람이 불어올때는 쪼그라들만큼 쪼그라들어 언능 싸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배탈이 날때면 어쩔 수 없이 문간 옆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럴때에는 꼭 할머니가 해주신 귀신 이야기나 호랭이 이야기가 생각날 수 밖에 없는거죠... 바람소리에 싸리비가 넘어지면서 옆에 엎어놓은 양은 함지박을 건드리면 요란한 소리가 나고 미친듯이 놀라서 싸던 응가를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울면서 할매를 불러제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 할매가 방에서 나오시면서  "그만 고함질러라, 호랭이 쫓아온다"라고 하시는 기억도 또 나네요, 여하튼 호랭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깁니다..

 

    2. 왜인지 몰라도 프레드 바르가스가 국내에 출시된 작품들은 모두 가지고 있더군요, 그런데 여즉 단 한권도 읽질 않았던 겁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우연히 얻어걸린 "죽은 자의 심판"을 읽었습니다.. 프랑스 소설입니다.. 아담스베르그라는 뚱딸막한(응?) 서장이 주인공입죠, 현재까지 꾸준히 이 시리즈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상당히 인기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이전부터 몇권 샀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아담스베르그 시리즈의 최신작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아담스베르그는 파리의 강력계 형사 반장입니다.. 여기서는 서장으로 불리우더군요, 이 아저씨는 뭔가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현장에서 보여지는 상황과 피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뭔가 추리를 해내는 방식이 많습니다..

 

    3. 시작과 함께 한 할머니가 질식사를 한 것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남편인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건의 정황을 꿰뚫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되죠, 그 할머니는 노르망디 지방의 오르드벡의 본느발 숲을 중심으로 발생한 전설을 이야기하죠, 18세기 무렵 죄를 짓기고 뻔뻔하게 살아가는 악인들을 처벌하기 위해 유령부대인 성난군대가 나타나 그들을 처단했다는 전설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그 성난군대를 보는 사람은 일종의 능력자인데 역사상 꾸준히 이어져왔다는 것과 그 능력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그녀의 딸이 목격한 성난군대에 처단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전설속에서는 성난군대에게 처단되는 장면을 환상으로 본 경우 처단된 이들은 늘 현실속에서도 죽음을 당했다는거죠, 근데 이번에 자신의 딸은 그 사실은 주변에 알리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의 가족이 위험에 처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할머니는 지역을 경찰을 신뢰하지 못해 아담스베르그의 소문을 듣고 파리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아담스베르그는 죽은 자가 심판하는 성난 군대를 만나게 됩니다.. 또한 굴지의 재벌이 탄 자동차가 방화사건으로 죽음을 당한 사건을 맡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되죠, 살인 용의자를 풀어주게 됩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없습니다.. 그동안 아담스베르그는 성난군데의 진실과 방화사건의 진실을 모두 밝혀내야됩니다.. 가능할까요,

 

    4. 작가인 프레드 바르가스라는 분은 원래 고고학을 전공하신 분이신가 봅니다.. 그러니까 역사에 대해서 빠삭하신 분이시라는거죠.. 그렇다보니 이 분의 작품에서 프랑스의 역사와 연계되는 사건의 유형이 하나의 구성적 형태가 되는가봉가..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지만 여하튼 이번 작품도 그런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역사적 이야기를 소설의 모티프로 사용하신 모냥입니다.. 뭐, 재미집니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가독성이 엄청 뛰어난 작품이라기 보다는 재미는 있으되 진행이 그렇게 막 넘어가지는 않더라구요, 더딘 재미라고 해야되나, 여하튼 찬찬히 읽어면서 즐기는 그런 유형의 작품이었습니다.. 잔망스럽다거나 단순한 대중소설의 의도적 느낌보다는 작가의 전공(역사학)에 부합하는 역사적 사건과 잘 부합한 프랑스식 추리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분명한건 더딘 진행이긴하지만 절대 지루하진 않다는거죠,

 

    5. 무엇보다 이 소설의 재미는 인물들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담스베르그 시리즈라고 명명을 하고는 있지만 이 작품속의 이야기의 중심은 단순히 한 사람 즉 아담스베르그에게만 국한시켜놓질 않습니다.. 그가 주변에서 그를 받쳐주는 강력계의 형사들이 없다면 아담스베르그도 의미가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연관관계를 작가가 만들어놓으신 듯 합니다.. 소설속에서 아담스베르그는 딱히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허술한 인간미만 대단한 인물로 그려지죠, 그리고 리더로서 필요한 유연함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아담스베르그는 비과학적인 판단적 직관에 강합니다.. 딱히 내세울 근거가 없음에도 그것을 끈질기게 파고들어 심증을 물증으로 탈바꿈시키는 능력도 있죠.. 하지만 이런 능력의 중심에는 그를 받쳐주는 주변인물들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르탕쿠르의 사고와 과학적 판단력, 베랑크의 수사능력, 당글라르의 지식적 능력등이 그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그의 역할과 능력을 시너지효과를 보는것이죠, 바르가스 아주머니는 이런 역할 배분의 구성을 잘 해주셔서 독자들은 읽는 재미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가 봅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6. 이 작품은 추리소설입니다.. 초중반부의 흐름의 구성도 후반부의 추리를 풀어내기 위한 상황적 흐름으로 이어지죠, 지역이 상황과 등장하는 용의자들의 모습과 벌어지는 사건속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암시와 복선들을 꾸준히 깔아놓고 이에 대한 반전과 상황적 충격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일반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중간중간 스릴러의 긴장감과 인물들에 대한 애정을 놓치지않고 여전히 독자들의 눈을 끌어당기죠,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가볍지않고 상당히 고급진 독서의 즐거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추리의 완성에 있어서의 느낌은 그닥 훌륭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더군요, 아무래도 아담스베르그 특유의 얼렁뚱땅이 전제된 조건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크게 와닿을만한 근거가 충격적으로 드러나거나 하지는 않는게 흠이라면 흠이라고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난 그랬어, 아님 말고

 

    7. 더딘 진행임에도 불구하고 읽는동안 흐름이 끊기거나 지리한 감 없이 펼치면 바로 작품속으로 집중할 수 있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과 상황적 공감도 충분히 이해가 가게 연결시켜놓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장르소설임에도 편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의 시리즈가 출간될때마다 독자들이 흥분하는 이유를 단순 홍보라는 기준으로 판단하기에는 분명 이 작품이 주는 재미가 만만찮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전혀 읽어보지도 않은 체 이전에 바르가스 여사의 작품을 소문만 듣고 사놓았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결론적으로 읽어보니 틀린 말은 아닌 듯 싶습니다.. 재미가 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간적 여유를 같고 차분히 즐기는 독서에 이만큼 적합한 작품은 드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남들은 다 술술 넘어가셨나 몰라, 근데 안타까운 것이 몇몇 출판사에서 판권을 나눠가졌는 지, 시리즈가 순서에 안맞게 출시되니 참 짜증스럽다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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