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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과 십자가 ㅣ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1. 요즘 유행하는 모 TV의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죠, 군대를 다녀온 분이나 아직 가지 않은 분이나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남성 또는 여성이라면 누구나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삶이기에 나름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인 듯 하더군요,, 여성분이나 군 미필자의 경우에는 간접경험을, 군필자의 경우에는 예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상황인거죠, 저 역시 군대 시절 유격훈련을 매년 받았습니다.. 특히 사령부에 근무를 하다보니 군기를 잡기 위해 지휘관들이 사령부 근무병들은 꼭 유격 훈련을 받게 했습니다.. 저희때에는 아주 막장 유격이었습니다.. 거의 죽음이었죠, 특히나 예하 부대에서 차출된 조교들의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같은 사령부 근무병이었으니 얼마나 태만해 보였겠습니까, 차별이 심했습니다.. 구타같은 것은 없었지만 대놓고 얼차려를 미친 듯이 시키고 소금알을 수시로 멕여 주더이다.. 미치는 줄 알았던 유격 훈련입죠.. 조금 심신이 병약한 후배병은 못참고 밤에 탈영을 기도하다가 영창을 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이름이 없었고 올빼미로 불리면서 번호를 부르면 "악"으로 대답했습니다.. 무엇보다 참기 힘들었던건 진창을 헤매고 다니다 저녁에 천막에서 잠을 잔 후 아침에 이슬에 젖은 축축한 군복을 그대로 입어야하는 것이었죠, 마른 몸에 그것도 온 몸이 뻑적지근하게 아픈데 축축하고 무거운 군복을 다시 입어야하는 현실이 유격을 받기 전부터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인거죠, 문득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근데 과연 이런 유격훈련이 얼마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군대 적응과 전쟁준비에 도움이 되는지 지금도 솔직히 이해가 잘 안가긴 합니다.. 사실상 유격의 목적은 얼차려를 주기 위한 간판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던 시절의 군대생활이었습니다.. 아님 말고,
2, 재미도 없는 군대 이야기가 또 길었군요, 참나 아저씨들이란, 여하튼 이번에 저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찰중 하나인 존 리버스를 만났습니다.. 물론 예전에 "부활하는 남자"라는 작품을 캐치하고 꽂아놓은 바가 있지만 아직 읽진 않았으니 처음으로 만나는 것이죠, 그것도 데뷔작을 말입니다.. 이언 랜킨은 유명합니다.. 크라임소설에 있어서는 그랜드마스터입죠, 그가 탄생시킨 존 리버스도 유명합니다.. 영국에서는 최고의 인기작가중 한 분이시기도 하죠, 그런 존 리버스가 그동안 국내에서 외면당하다가 이번에 데뷔작 "매듭과 십자가"로 제대로 빛을 발합니다.. 그리로 앞으로 가능하면 꾸준히 시리즈가 출시될 거라고 하니 일단 믿어보고 왜 국외에서는 존 리버스라는 인물을 그토록 조아라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죠
3. 영국은 비가 많이 옵니다.. 늘 축축하죠, 그런 영국의 대부분의 모습은 우리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런던을 중심으로 하죠, 하지만 진정한 영국이라는 나라를 알기 위해서는 스코틀랜드를 방문하지 않고는 제대로 알 지 못하는 것이라꼬 누군가가 이야기했나안했나, 여하튼 이 소설의 배경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에 두고 있습니다.. 춥고 축축하고 습기차고 뭔가 음습하는 무거움이 가득한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문득 어디선가 윌리엄 월리스가 프리덤하고 외칠 것같은 생각도 듭니다만 줄거리를 이야기해야하니 참게씀, 존 리버스는 에딘버러의 경찰 범죄국 소속 경사입니다.. 그는 경찰이 되기 전 특수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군인이었죠, 그런 그가 군대에서 겪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고 제대를 한 후 경찰이 된 것입니다.. 존 리버스는 이러한 트라우마를 자신의 업보처럼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이혼을 하고 사랑하는 딸마저 제대로 보질 못하는 외로운 남자입니다.. 그리고 주위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도 못하는 고독한 남자입니다.. 그런 그에게 경찰의 업무는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연쇄 유괴 살인범을 찾아야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누군가가 봉투를 보내오죠, 알수없는 암호같은 문장과 매듭을 지어진 노끈이 담겨 있습니다.. 계속적인 유괴사건의 업무에 치인 존 리버스는 자신에게 전달되는 봉투가 단순 스토커의 짓으로 여기지만 무언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어두움을 조금씩 인식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그를 무력화시키기에 이르러죠, 과연 존 리버스는 이 진실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4. 타탄 누아르의 제왕이라 명명한 제임스 엘로이의 말처럼 이언 랜킨은 존 리버스를 탄생시킨 데뷔작에서부터 뭔가 밝지 않은 아픔을 내세워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는 제임스 엘로이 할아버지가 명명한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대단히 매력적인 인물을 내세워 에든버러의 범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인간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아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악착같은 인물을 탄생시킨 것이죠, 대중은 일반적으로 슈퍼파월의 초능력을 선호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선 세상 누구보다 아프고 위로하고 싶은 인물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 연약한 정신을 가진 인물이 무엇보다 거친 범죄의 세상에서 어두움에 대적하는 인물이라면 어떻겠습니까, 한번 빠져들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 매력을 가지지 않겠습니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본 작품에서도 존 리버스는 딱히 활동적인 모습의 액션성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뭐랄까요,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에 무력한 중년 아저씨의 모습과 삶에 찌든 이혼남의 모습이 더 두드러지죠,
5. 그의 존재성은 경찰로서 그가 범죄를 대하는 방식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 소설 "매듭과 십자가"는 단순한 방식으로 아주 일반적인 구성을 따라갑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흐름은 흔히 봐오던 여느 범죄소설이나 스릴러소설의 구성과 비교할때 딱히 새롭다거나 흥미로운 부분이 있진 않습니다.. 물론 이 소설이 30년 전에 처음 선보여진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대단히 획기적인 방식을 선보여주는건 없다는 것이죠, 근데 왜 대중들은 이 작품과 주인공에 환호를 보내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위에서 말씀드린 존 리버스라는 인물이 가진 입체성을 대중들은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언 랜킨이 보여주는 영국의 변방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한 감각적 습함이 또 중요하겠죠, 엘로이 할아버지가 불러주었던 타탄 누아르의 감성이 잘 살아있기 때문이죠, 도덕적 세계관속에서 어둡고 심리적으로 복잡한 인간의 이중성을 잘 살려낸 범죄스릴러 소설이기에 그러한 것 아닌가 싶은데 뭐 전 전문가가 아니니 요까지 하겠습니다..
6. 이 작품은 초기의 존 리버스를 알고 그의 시리즈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꼭 봐야되는 작품입니다.. 물론 향후 꾸준히 시리즈가 이어진다는 전제하에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만 여러 이유로 시리즈가 끊기거나 제대로 활성화가 되지 못하더라도 난 이렇게 존 리버스를 알았다라꼬 주변에 미스터리 스릴러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에도 데뷔작 "매듭과 십자가"는 거쳐야하는 관문같은 것입죠, 그리고 앞으로 우린 존 리버스를 통해 스코틀랜드, 그중에서도 에든버러를 끊임없이 접해야하는 것도 무척이나 기대되는 일입니다.. 세상 어느누구와도 닮지 않은 문제 많은 형사 존 리버스는 이렇게 탄생을 했다네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작품 "매듭과 십자가"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야기의 내용과 사건의 구성이 단순하고 다소 밋밋하더라도 존 리버스가 이렇게 탄생했더라는 이야기를 누구보다 이언 랜킨에게서 직접 만나게 되는 기쁨은 스릴러 독자로서 감흥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하는 바입니다..
7. 여러모로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에 대한 깔대기적 발언이 많이 된 독후감이 되어버렸네요, 딱히 출판사나 책에 대한 광고적 느낌을 비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만 느낌상으로는 광고쪽 입장이 보이므로 출판사에서는 저에게 고마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혼자서 빙구처럼 하면서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고 앞으로 나올 존 리버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기존에 출간된 작품들도 한번 읽어보시면서 존 리버스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도 파악해보시는 것도 좋을테구요, 국내출시작으로는 "부활하는 남자"와 "페이스 오프"라는 작품의 단편에도 나온답니다.. 페이퍼 백의 느낌으로다가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 시리즈는 대중적 느낌이 다소 가미된 적당한 스릴러 소설인 듯 싶습니다.. 약간은 아쉬운듯한 단순함과 적당한 분량은 머리를 쉬게 해주기 위한 방법적 독서로서 충분히 즐겁습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