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1. 막 대학을 입학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데 한 친구가 아주 정갈한 글씨체로 프린트가 된 책같은 종이를 가져와서 제출을 하더군요.. 물론 내용과 무관하게 그 친구는 A뿔을 받았습니다.. 충격이었죠, 그렇게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제대로 알게 되었고 이후 워드 프로세스 자격증도 따고 군대도 가고 했습니다.. 그러나 웬걸 군대는 아직까지 타자기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그러다가 획기적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이 사령부이다보니 어느날 386 최신 컴퓨터가 각 과에 배정이 된 것이죠. 그리고 이를 담당하는 전문 컴퓨터요원을 새로 배정한 것(난 내가 다룰 것이라 믿어 의심 치 않았었다)이었습니다.. 완전 신세계더군요... 그렇게 컴퓨터에 대해 조금씩 알게되고 제대를 하고 친구집을 방문하니 또다른 컴퓨터의 신세계가 열리더군요, PC통신이라는걸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 천지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누군가의 연재 작품을 책으로 발표하기도전에 먼저 읽고 이에 대해 서로 토론을 하고 하는 초창기의 온라인의 세상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충격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전 그당시 여건상 컴퓨터를 살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친구의 컴퓨터를 많이 애용했습니다만 그때 전화요금과 연결된 통신비용이 상상이상으로 많이 나왔다는 친구의 어머니의 꾸중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밤새 채팅으로 자기의 관심사에 대해 동호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던 친구의 수업시간 잠든 얼굴이 떠오르네요, 세상 참 좋아졌다 그죠, 이제는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근데 그 시절이 불과 20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여하튼 인간은 대다나다..

 

    2. 그 당시에도 이러한 PC통신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사회적 문제가 많이 뉴스에 등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 인터넷세상속의 문제나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그때는 처음 컴퓨터가 등장하고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제법 걱정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큰게 통신비용과 히키코모리같은 은둔형 사회부적응자의 등장이 상당히 큰 부분이었죠, 특히나 사회적 학습적 활동이 많아야될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컴퓨터통신에 집착하여 자신만의 세상에만 갇혀 지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현실과 가상의 세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려오던 시절입니다.. 그런 시대적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뫼비우스의 살인"은 한 대학생의 연쇄살인 행각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친구 역시 그 당시 유행하든 컴퓨터 통신에서 만난 한 인물과의 소통속에서 살인이라는 엄청난 범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되죠, 아비코 다케마루는 그런 사회적 문제를 아주 재미진 본격추리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3. 시나 도시오는  컴퓨터 통신을 통해 사회적 일탈과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정신적 환상을 접하게 됩니다.. 살인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된 것이죠, 온라인상에서 체스를 두던 상대방과 채팅을 하면서 상대가 보여주는 지적 능력과 뭔가 초월적인 대화적 소통에 그의 의도를 묻게 되고 살인이라는 상황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도시오는 살인을 계획하게 되죠, 그는 쇠망치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뜻모를 숫자를 나열한 메모를 남겨두죠, 그렇게 시작된 살인사건은 하야미 쿄조가 사건을 맡게 되면서 하야미 3남매의 추리와 함께 진행이 되어지죠,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에 대한 연관성을 도저히 찾지 못한 경찰과 하야미 삼남매는 살인자가 남겨둔 메모의 이유 역시 알지 못한 체 사건이 벌어지면 어쩔 수 없이 연쇄살인에 대한 연관성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살인마가 어떤 의도를 살인을 저지르는 지, 그리고 이들이 눈치채지 못한 살인의 연관성은 무엇인 지, 알아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5명이 살해된 시점에 조금씩 하야미 3남매의 추리는 고리를 찾아나가게 되죠, 하지만 살인자의 의도는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들의 추리로 인해 새로운 사건의 반전이 드러나게 되는데,,,

 

    4. 독자는 시작과 함께 연쇄살인범이 누군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살인범을 모르는 경찰과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죠, 독자들은 경찰들과 주인공보다는 한단게 앞서서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살인자를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독자들은 자신들이 아는 사실을 인물들에게 알려주질 못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그리고 경찰들이 놓친 단서와 사건의 진실에 대해 얘네들이 어떻게 알아나가는 지 궁금해하면서 작품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죠,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이 놓친 미싱링크에 대해서 독자들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독자들 역시 범인은 알지만 왜 범인이 이 사건을 저지르고 살인을 한 후에 메모를 남겨두는 지 그리고 이 연쇄살인의 연관성이 무엇인지는 모르니까요, 결국 범인만 알다뿐이지 그 살인의 내막에 대해서는 소설 속 인물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죠, 그러니 더 궁금하고 미칠 지경이 되지 않겠습니까, 범인은 아는데 왜 그러는 지는 모르니까요, 경찰들도 모르는 범인을 아는데 경찰들이 파헤치는 진실의 연관성은 또 모르니 참말로 집중할 수 밖에요, 아무래도 이런게 아비코 다케마루가 보여주는 본격추리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5. 소설은 상당히 깔끔합니다.. 전형적인 경찰소설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습니다.. 단순한 본격추리적 방법론 이외에 스릴러적 감성과 긴장감도 제법 잘 살아나 있습니다.. 물론 하야미 삼남매의 시리즈답게 주인공 하야미 쿄조의 스타일적인 유머도 잘 드러나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삼박자가 잘 맞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가벼워보입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살인의 유형이나 상황적 파장이 상당히 무거운 주제인 반면 등장인물들에 대한 희화화나 스토리적인 단순함이 조금은 역효과를 보인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너무 단순화시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종의 페이퍼백의 대중적 가벼움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돌려 말하면 조금 더 진지하고 상황적 재미에 작가가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라는거죠.. 재미는 있는데 조금 더,,,, 그런 느낌입니다..

 

    6. 그러니까 이후에 이 작품의 내용에서 플롯을 착안해 아비코 다케마루 최고의 대표작이 집필되는 듯 합니다.. 최고의 대표작이라는게 우리나라만 의미하는 지, 일본도 통용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는 히트작이 뚜뚱, 등장하는거죠, 전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소장하고 있는 바 조만간 읽어보겠습니다만 지금도 생각나는 시꺼먼 표지에 뻘건 19금 마크가 똭하니 찍혀있는 충격적 이미지가 생각나네요, 상당히 자극적이고 충격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나봅니다.. 그리고 살육에서는 "뫼비우스의 살인"에서 보여주었던 무거운 사회적 범죄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희화화된 인물적 표현은 거의 자제가 된나 보더군요, 그러니까 유머러스한 감성이 거의 배제된 상태에서 "뫼비우스의 살인"에서 보여주었던 현대사회의 일탈된 한 인물의 소시오패스적인 심리를 더욱 어둡고 강렬하게 전달해주능가봉가, 뭐 그런 의미에서 보면 독자들로서는 예전 아비코의 유머러스한 감성과 사회적 본격추리물의 의도를 잘 살린 이런 작품을 더 선호할지도 모르겠네요..

 

    7.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의 즐거움중 하나는 등장인물들 특히 주인공인 하야미 쿄조의 행동에 있습니다. 상당히 유치합니다.. 37세의 나이에도 아직 장가도 못한 노총각인데다가 긴머리에 연약해 보이는 눈물 많은 여자만보면 어쩔 줄 몰라하는 경향이 짙은 인물이기에 독자는 나름 살인이라는 무거운 주제속에서도 유머러스한 가벼운 대중적 취향을 좋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뫼비우스의 살인"은 스토리가 깔끔하고 매끄럽고 단순하게 정리되는 작품입니다.. 대중들이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만큼의 가벼운 본격추리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중소설로서 어떻게 보면 가장 적합한 내용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그래서 짧은 이야기의 구성이 더 아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내용들을 초중반에 긴장감을 만들어주고 후반부에 보여주었던 일종의 상황적 스릴감을 구체적이고 강렬하게 보다 길게 보여주었더라면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이 작품이 20년도 전에 집필된 부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좋은 작품의 느낌이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구마는, 요즘 세대들은 PC통신이 뭔지나 알까, 공중전화가 뭔지도 모르던데, 문득 예전에 커피숖에서 ****번 삐삐 치신 분을 수시로 외쳐대던 직원이 떠오르는군, 그때가 90년 초반이어따, 참 세상 마이 변해쓰..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