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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평점 :

1. 인생을 80이라는 기준으로 볼때 벌써 반 이상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전반전은 끝이나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입죠, 문득 드는 생각이 인생의 전반전을 보내면서 얼마만큼이나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던가하고 스스로 되새겨보게 됩니다.. 늘 안정적이고 자기 자리에서 편안함만 추구하고 살아왔던게 아닌가하고 말이죠, 전반전을 시작하고 몸을 풀고 전반 30분 이후부터는 뭔가 활기찬 모습으로 압박을 해가면서 나의 역할을 충실해 했어야하는데 단순히 자기 자리만 지키고만 있었던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자기 자리를 지키는게 점수를 주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니 문제될 것은 없지요, 하지만 내가 앞서 나가지는 못하는게 더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누구보다 활동적으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함과 함께 주변의 동료들의 삶까지 윤택하게 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의 편안함만 추구하고 전반전을 보낸 것 같아서 후반전에는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될 듯 싶은데, 하프타임동안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이제 시작한 후반적의 제 역할을 보게되면 좀 알 수 있을까요, 마음만큼 몸도 따라줘야될텐데 걱정입니다..
2. 그냥 이 작품을 읽다보니 젊고 자신의 삶에 열정적이고 아픔이 가득하지만 그것조차 삶의 격변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남자의 모습이 보여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하는 뭐 그런 생각을 약간 해봤습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뭔가 인생의 철학적인 관념과 진지한 삶의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닙니다.. 아주 유쾌하고 일반적인 코지 미스터리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추리소설입니다.. 물론 상당히 잔인한 살인사건의 이야기도 등장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는 우리 삶에 내재된 사회속의 단면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미스터리의 형식을 빌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자하는 것입죠, 전반적으로는 밝은 느낌이 많은 작품입니다.. 초반부의 연쇄살인사건의 느낌은 아주 어둡고 불편해보이지만 첫 단편의 시작과 함께 조금 뒤로 미뤄 두시더라도 무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민주일보 신문기자 박희윤은 연쇄살인사건의 목격자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헤어진 유명배우 전 여친의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비가 쏟아지는 밤 그녀의 전화를 받고 찾아 나서는 희윤은 퇴출된 형사 친구 갈호태에게 부탁하여 함께 그녀의 행방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희윤이 발견한 것은 전 여친의 죽음, 그렇게 그는 자신이 취재하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게 서막이 흐르고 나면 연작의 첫번째 단편에서 신문사에서 해임된 박희윤은 경찰 성스캔들로 퇴출된 갈호태의 카페에서 어쩔 수 없는 백수의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앞에 놓여진 사회적 문제로 인해 벌어지는 사소한 미스터리에 관여하게되죠, 그 사건을 전달해주는 이는 이전 신문사의 후배 홍예리입니다.. 그녀는 박희윤의 능력을 알고 자신의 사수인 그에게 자신이 파악한 미스터리와 사회적 이슈를 전달하여 파헤치게 되죠, 그렇게 사건은 시간적 흐름에 따라 몇가지가 꾸준히 이어집니다.. 그리고 두둥, 종막에 이르러서는 서막에서 보여주었던 연쇄살인사건의 중심에 다시금 박희윤이 다가서게 됩니다.. 그가 알게되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요,
4. 서막과 종막을 따로 제쳐두고 연작으로 이어지는 두남자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기의 단편 5편은 상당히 유쾌하고 편안하기까지 합니다.. 일종의 사회적 문제를 일상적 코지 미스터리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서 등장하는 사건들은 생각만큼 무겁지가 않습니다.. 일반적인 뉴스의 한 형태로 대중들이 늘 접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외국노동자에 대한 이야기, 야구에 대한 이야기, 사회 경제에 대한 이야기, 또한 매스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일종의 추리적 개념을 탑재한 본격 미스터리의 이야기로 꾸며내고 있는 것이죠, 근데 이 미스터리라는게 그렇게 어렵지가 않습니다.. 단편들마다 어느정도의 흐름이 지나가면 대강 파악이 가능하거나 주인공인 기자의 시선으로 내용을 대강 이해시켜주게 됩니다.. 어려울것이 없죠, 그게 오히려 이 연작 단편을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되는 듯 하더라구요,
5. 여기에서 따로 제쳐두었던 서막과 종막에서 벌어지는 주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연작단편들에서도 이 연쇄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등장합니다.. 다름아닌 주인공인 박희윤에게 벌어졌던 사건이고 연작을 이어가는동안 전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미결 사건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모양새이니까요, 그렇게 서막에서 옛 애인의 죽음에서 시작하고 5편의 연작이 벌어지는 동안 1년여의 시간이 흐릅니다.. 그리고 종막에서 박희윤을 둘러싼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게 되죠, 그와 관련된 사건의 흐름이 생각치도 못한 반전으로 충격을 던져주게 됩니다.. 이 사건이 이 작품의 앞과 뒤를 지탱하기도 하고 무게감을 실어주기도 하기때문에 연작집의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흐름에 나름의 균형이 잡혀 보입니다.. 나쁘지 않은 이야기의 구성이라 꽤나 즐겁게 읽었습니다..
6.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주인공인 박희윤의 시선과 나레이션으로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제목처럼 버디무비식의 두 남자의 티격태격에서 갈호태의 역할은 그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듯 하더이다.. 근데 설정상 형사로 구성을 하였음에도 갈호태의 역할은 거의 전반적인 사건의 흐름에는 크게 개입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아서 아쉽더라구요, 뭔가 남성적이고 호쾌한 스타일로 그리려고 했는데 딱히 하는 일이 없는 듯한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캐릭터였습니다.. 다음 편이 미해결전담반식으로 다시 이어질 듯 한데 아무래도 다음 편에서는 갈호태의 역할이 더욱 커지길 기대할 수 밖에요.. 같은 입장에서 홍예리 역시 조금은 겉도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금 뜬금없이 달려드는 느낌도 들었구요, 그리고 갈호태의 카페의 직원인 구양도 등장은 하되 이도저도 아닌 뭔가 어줍잖은 참여같은 상황이 되어서 아쉬었구요, 그렇다고 이러한 캐릭터의 느낌이 아주 허접하진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구성의 짜임새에 맞게 마지막까지 잘 설정되었던 느낌이었다"꼬"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독후감이 병주고 약주고인가요,
7.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아주 가볍지도 않은 작품으로 나름의 균형을 잘 살린 주제라서 좋았습니다.. 사회적 이슈를 추리적 기법으로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설정하여 15세 언저리 이용가로 맞춰놓은 듯한 구성이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전작들이 많은 부분 스릴러에 치우쳐 있었다면 이번 최혁곤 작가의 작품은 대중적 공감을 충분히 끌어낼 수 있는 주제로다가 코지 미스터리의 유쾌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작품구성으로 편안하게 다가오니 많은 독자들이 좋아해주지 않을까 살짝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후속작으로 이어질 듯한 밑밥을 깔아놓고 가시는 모양새가 후속작도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무게감을 잃지않고 조금은 스릴러적 감성에 집중해주시면 개인적으로는 더 즐거울 듯 싶어서 기대를 해봅니다.. 다음 편에서는 별정직으로다가 임시 특별반으로 구성된 미해결사건 전담반이 그려진다고 하니 갈호태가 역할이 좀 있지 않을까 싶구마는요, 괜히 몸의 형태가 닮아서 그런지 애정이 가는 스타일임..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