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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관의 살인
손선영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1. 독후감에 자주 성토를 하는 것중에 하나가 저의 독서취향에 대한 주변의 시선들입니다.. 밥먹듯이 살인을 저지르고 사회의 악마적 기운이 다분한 불온한(?) 서적을 늘 손에 쥐고 버젓이 제목에 큰 글씨로 살인이라는 단어가 무지막지하게 들어가있는 책을 끼고 사는게 못마땅한 모냥입디다.. 좁게는 집안에서부터 넓게는 주변의 동네 아줌마들까지도 그러하죠.. 이전에 몇번 말을 한 듯 하지만 동네 아줌마들이 제가 어떤 책을 읽는 지 잘 몰랐을때에는 "어머, 아저씨는 늘 책을 들고 다니시고 애들하고 잘 놀아주시고....블라블라"하다가 우편함 위에 올려둔 작품의 제목을 언듯 보신 아줌마의 나불거림으로 동네에 소문이 삽시간에 펴진 뒤로 한 아주머니가 "어휴, 애들도 있는데 그런 무서운 책 보시면 애들 정신건강에도 안좋을테고, 게다가 그런 책 읽으시면 무섭지 않나요... 블라블라"하면서 도지히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는데, "아예~ 이런 책도 있고 저런 책도 있는거죠.."라고 웃으며 무마해버렸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니 도대체 어떤 책을 읽어야 훈륭한 독서가로서 인정을 받는거냐는, 거지요... 지금 장난쳐, 그런 기준이면 해외(국내는 조금)의 수많은 장르소설 독자들은 다 정신건강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게꾸마는, 책에 대해서 생각하는 꼬라지들 하고는, 이라고 되받아쳐주고 싶었는데 난 착하니 웃음으로 무마무마..
2. 이런 제목적 분위기의 불온한(?) 사회적 범죄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따지자면 일본의 본격추리소설류가 많습니다.. 무슨 살인, 이라는 제목이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장르소설의 한분야인 추리소설에서 범죄와 살인사건이 없이 이야기가 구성된다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러한 대중소설을 읽지 않으시는 분들에게는 굳이 왜 살인같은 범죄를 다룬 책을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죠.. 수많은 고전문학이나 순문학으로 읽혀지는 좋은 국내 작품들도 천지빼까리인데 국내작품들도 아닌 해외에서 들어온 요사꾸리빠꿈저질스러운 범죄소설들을 읽어대냐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겠습니다.. 삶과 인생에 도움이 되고 길라잡이가 되는 좋은 자계서도 수없이 선보여지고 그런 질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다운 책으로서 인생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이해는 합니다만 강요는 하지 맙시다.. 나도 너네들 그런 책 읽는다고 아무소리 안할테니, 좀 그냥 똑똑한 척은 딴 사람들에게나 해..
3. 일본 본격추리소설이 아니라 국내작품입니다.. "십자관의 살인"이라는 작품입니다.. 꾸준히 장르소설을 발표하고 계신 손선영 작가님의 작품입죠.. 웬만큼 장르소설을 읽으시는 분들이시라면 어느 일본작품과 유사한 제목임을 눈치채셨지 싶습니다.. 저 역시 일본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품으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을 늘 이야기합니다.. 그만큼 유명한 신본격추리소설의 대표주자인 아야츠키 작가의 "십각관의 살인"에 대한 오마쥬를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의 영역에서 더욱 더 미래지향적인 추리적 개념을 탑재한 작품으로 보아야할 듯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속에 작가 자신에게 놓인 주변의 출판의 현실과 상황적 리얼감을 제대로 녹여내고 있어서 단순한 추리소설로서 재미외에도 우리의 출판문화의 편향적 현실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어서 많은 부분 취향적 공감을 하게 되더군요..
4. 여느 본격추리소설처럼 한무리의 모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들의 살인잔치를 벌이죠.. 그 속에는 살인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살인이 벌어지는 상황이나 벌어진 후에 누군가가 탐정의 역할을 하면서 추리를 해나가는 형식입니다.. 연희대학이라는 가상의 대학의 동아리 모임이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 척박한 국내 추리소설의 활성화를 위해 만든 모임입죠.. 도일과 아가사라는 별명을 가진 이들이 동아리를 만들고 이제는 번듯한 형태의 동아리로 발돋움을 합니다.. 도일과 아가사를 포함한 총 8명의 동아리 회원들이 아가사 - 얘는 엄청 부자입니다.. 게임회사를 가지고 있고 돈이 많습니다 - 가 보유한 반구도라는 섬에 살인 MT를 떠납니다.. 이 반구도라는 섬은 아가사가 십자관이라는 초현대식 건물을 지었습니다.. 일종의 조립식으로 구성된 이 건물이 이들 일행을 맞이하게 되죠, 그리고 이들은 추리동아리에 걸맞게 일본의 본격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밀실적 느낌과 트릭이 있는 살인MT를 아가사와 도일이 기획하고 여행의 재미를 느껴볼라고 하죠..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머더 키트 트릭을 중심으로 실제 살인이 일어납니다.. 단순한 추리게임으로 시작하려던 여행의 즐거움이 잔혹한 살인으로 변해버린거죠.. 이들 중 누군가는 분명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과연 누구일까요,
5. 이야기의 흐름은 두갈래의 시선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줄거리에 내보인 추리모임의 살인MT이죠.. 도일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누군가가 살해되기 전 카드가 보여지고 이에 대한 수수께끼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한시간내에 풀지 못할 경우에는 카드가 전해진 인물이 머더 키트의 내용물에 의해 살해되는거죠.. 그리고 또다른 시선으로 등장하는 어딘지, 또 누군지, 알수없는 공간과 시간과 어두움속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분명 MT와 관련된 인물이지만 어떠한 연유로 어둠속에 갇혀있는지 알지 못한 체 소설의 진행과 함께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역시 뒤로 갈수록 조금씩 자신을 파악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흐름과 동조를 해나가게 되죠.. 상당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형식이지만 조금은 뭔가 거리감이 먼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너무 상황적 파악이 안된 체 오랫동안 흘러가니 왜일까, 무슨 일일까의 궁금증이 소설의 기본적 구성의 추리의 영역과는 별도로 얘네들은 왜 이렇게 되어버렸지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을 위한 구성적 연결이지만 결론에 이르기전까지 왜 저런 상황이 발생했지라는 의문점이 계속 든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6. 솔직히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의 이야기가 전혀 생각나지 않습니다.. "십자관의 살인"을 읽으면서 아, 이러했구나라는 어렴풋이 드는 기억만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굳이 "십각관의 살인"과 어떤 부분에서 많이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모든 이야기는 "십각관의 살인"에서 비롯된 상황적 모티프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이야기의 추리적 흐름속에 작가가 생각하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자기비판의 의견들과 자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도일과 모리스의 이야기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 부분은 분명 추리적 느낌의 이 소설속에서 뭔가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공감하는 이야기였기에 그 의도는 충분히 알수 있었습니다.. 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내보이신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중요한 추리적 상황의 대화가 이루어져야될 상황에서 대한민국 출판의 현실, 추리소설등의 장르소설의 위치등이 사회적 비판의 성토적 느낌으로 계속 보여져서 본연의 추리의 느낌을 반감시켜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중 상당한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는 도일과 아가사와 도로시와의 삼각관계에 대한 부분도 조금은 어색합디다..
7.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으로 내세운 반전의 부분이 그렇게 나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역전적 경향은 언제나 개인적으로 즐거움이 많죠.. 옛날 이현세의 모 작품을 볼때도 남들은 쌍욕을 하면서 이게 뭐야하면서 난리를 쳤지만 전 아주 심한 충격으로 그 느낌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론에 이르러 밝혀지는 수수께끼의 정답도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이러저런 느낌을 뭉쳐서 생각할때 색다른 방향으로 정리되는 방식의 상황적 반전은 말씀처럼 개인적으로는 딱히 허허롭지는 않았습니다.. 어떤식으로든 경험해본 결말의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에 점수를 좀 더 드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프로 작가님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면 안되겠지만 딱히 전문적이지 않은 독자의 생각으로 한말씀을 드리자면, 아직은 조금은 날것의 느낌이 많은, 프로적 본격추리소설의 즐거움은 아니더라도 뭐랄까요,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만 향후의 작품에서는 오롯이 작품 본질에 충실한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을 보여주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누가뭐라고하든 장르소설의 중심은 재미와 흥미유발이 아닌가 싶습니다.. 흥미유발은 어느정도 작가님의 역량으로 독자들의 폭을 넓혀주셨으니 앞으로는 보다 본질적인 재미에 독자들을 끌어들여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쨌든 국내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독후감은 늘 조금 조심타아,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