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예전에도 그러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즘들어 뉴스에 범죄의 양상이 아주 잔혹하고 기본적인 인간성이 사라진 섬뜩한 살인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뉴스에서 그런 살인사건을 접하고 빚 때문에 부모라는 사람들이 아직 세상의 빛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해버리는 경우를 보면서 제 어린 아이들이 왜,라는 말을 합디다.. 말 그대로 왜, 그렇게 세상이 이렇게 잔혹하고 자기 위주의 일탈적 이기심과 비인간적이고 몰도덕적인 세상으로 변해가는가에 대한 답을 저도 역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러한 범죄적 사회가 내가 살아가는 주변의 삶속에 침범해 들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을 가지고 있죠, 가능하면 나만의 보호막을 안전하게 쳐두고 싶은 마음만 간절할 뿐입니다..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사회에서 떨어질 수 없기에 그러한 범죄적 사회에서도 빠져나올 수 없는게 우리네 삶이기에 늘 두려움과 외면의 공존을 함께하면서 살아가고 있죠.. 갈수록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게 무서워져어어어어어~~~

 

    2. 어느나라고간에 많은 인구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곳에서는 수많은 범죄의 세상이 펼쳐지게 됩니다.. 말그대로 천만명이면 천만개의 생각과 사상과 행동이 이루어지는데 어느 누구 하나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살진 않을테니 부대끼며 살려면 분명 문제가 발생하긴 하겠죠.. 그래서 늘 평화와 혼란은 공존하는것 아니겠나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저런 생각을 서두부터 하게끔 만들어주는 게이고 슨생의 작품입니다.. 참 대단습니다.. 우찌 이렇게 많은 작품을 꾸준히 그것도 변함없이 늘 한결같이 출간을 해주시는지 말이죠.. 작년 한해만해도 게이고 센세이는 제가 읽은 이 작품 "공허한 십자가"외에도 수편의 작품이 국내에 출시가 되었습니다.. 워낙 대단한 작가이기에 국내에서의 출판 시장의 영역 역시 아주 높습니다.. 단지 모든 작품이 기준 이상의 평점을 가지진 못해서 조금 처지는 경향이 있긴하지만 근래 들어 부쩍 예전의 게이고식의 장점과 스토리텔링이 아주 잘 살아나면서 대단한 즐거움을 다시 일으켜주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허한 십자가" 역시 제법 그 의미가 야무지게 다가옵니다..

 

    3. 시작과 함께 사오리라는 중학생과 후미야라는 학교 선배의 어린시절 첫사랑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곤 그들은 온데간데 없이 갑자기 나카하라라는 한 가장의 아픈 과거가 등장하기 시작하죠, 나카하라는 11년전 어린 딸아이와 부인인 사요코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집에 들이닥친 강도로 인해 하나뿐인 딸아이가 살해 당하게 되죠.. 그리고 그들은 절대 범인을 용서할 수 없어 어떻해서든 살인자가 사형을 언도 받길 원하고 결국 재판과정에서 범인은 사형에 처해집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결국 아이를 잃은 부부는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헤어지게 되죠.. 사요코는 그렇게 나카하라와 헤어진 후 5년이 지난 지금 또다른 강도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카하라에게 소식이 전해지고 나카하라는 그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되면서 그가 알지못했던 사요코의 지난 과거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린 처음에 등장한 후미야라는 한 남자를 우연히 이 사건에서 만나게 됩니다.. 자신의 딸의 죽음과 전부인의 죽음 그리고 알지 못하는 사요코의 감춰진 이야기의 진실을 조금씩 알아가든 나카하라는 또다른 진실에 직면하게 되는데,,,,,

 

    4. 얼마전에 읽었던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에서 범죄로 인한 사형제도에 대한 딜레마를 다룬 이야기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이고 슨생 역시 이러한 사형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고 슨생은 단순히 잘못된 재판과정의 사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살인에 대한 법적 제도상의 사형제도를 꿰뚫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말인즉슨 한 사람이 단순한 강도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다가 우연히 살인을 해버리는 경우 과연 피해자 입장에서 이 살인자를 정상참작을 해줄 수있느냐, 그리고 과연 그 범죄자는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 얼마나 많은 반성과 참회와 후회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길를 하고 있는 것이죠..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우리의 삶에서 절대 벌어져서는 안되는 상황이길 바라지만 세상은 여전히 범죄에 노출된 체 어느순간 피해자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니까요..

 

    5. 상당한 딜레마를 안겨줍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거론되는 이 소설이 중심은 어떤식으로든 사람을 해한 살인자의 재판의 결과는 그 또한 죽음을 당해야한다는 것이지만 그 사형이라는 것이 과연 그 범죄자의 반성과 참회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 역시 하나의 큰 딜레마라는거죠..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공허한 십자가"의 의미가 누군가가 참회의 형량을 지고 십자가를 짊어져야되지만 그 십자가가 제도상의 결과물인 경우 어쩔 수 없이 짊어진자의 영혼의 참회는 이루어지지 않은다면 공허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소설은 게이고 슨생의 특색은 잘 살려서 스토리텔링의 맛이 상당합니다.. 역시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역량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구요, 이 게이고 슨생은 워낙 많은 작품을 만드신 분이시지만 국내에서 역시 일본의 출시와 거의 동일 선상에서 출시되는 걸 보면 국내 독자의 공감과 상황적 배경이 대단히 일반적이며 현실적이 때문에 많은 독자분들이 선호하는 작가로서 우뚝 서는 것 같습니다.. "공허한 십자가"도 일본작품이긴 하지만 국내작품으로 판단하고 공감하기에 전혀 거리낌이 없으니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6.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고 이야기의 흐름 역시 대중적 스토리텔링과 사회파적 관심을 잘 이끌어내긴 했습니다만 중반부 이후에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의 파편들이 후반부로 넘어오면서 뭐랄까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더군요, 전반적인 딜레마적 공유를 위한 구성인 점은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그 단초가 되는 이야기의 방법이 조금은 자연스럽지가 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소설의 전반적인 구성의 방식은 독자적 공감이 분명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인물들의 모습과 심리적 표현들은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볼때의 딜레마는 충분히 공감하게 되는데 소설속의 인물이 되어서 그 인물의 심리적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개인적으로는" 푹 빠져들기 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디다.. 단순하게 보면 소설의 이야기가 후반부에서는 그 힘이 상당히 떨어져버리는 듯 했다는거죠.. 그냥 저는 그랬다구요,

 

    7. 하지만 분명 요즘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의 느낌으로는 그동안 중간의 힘빠진 여러 작품들과는 다르게 판단이 됩니다.. 충분한 재미와 그 사회적 공감이 잘 전달되니까 말이죠.. 단순하게 이야기만 재미있는게 아닌 예전 초창기의 날카로운 사회파적 소설의 소재들이 작품속에 적절하게 적용되고 인간적 느낌 또한 잘 살아나다보니 상당히 깊은 감성을 전해주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공허한 십자가"는 독자에 따라서는 분명 상당히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을테고 즐거운 독서를 했다는 장점을 갖춘 작품입니다.. 뭐 사실 일본소설을 많이 안읽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약하긴 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일본 사회파소설의 영역에서는 나름 괜찮은 작품으로 판단되긴 하네요.. 전 그래도 아주 극적인 "방황하는 칼날"같은 작품이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같은 인간애가 가득한 멋스럼이 담긴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은 작품을 선호한다네.. 근데 이 슨생은 도대체 하루에 글을 얼매나 쓰는거야, 궁금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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