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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1. 한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되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중 하나가 왜 내 인생은 이렇게 변함이 없나라는 것입니다.. 늘 비슷한 패턴으로 늘 살아가는 범위내에서 일상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내 인생이 문득 권태로워진다는거죠.. 특히 지금처럼 이것저것 챙기고 해야할 일이 많을때에는 특히나 그렇습니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적 배려가 전혀 없이 주변의 상황에 이끌여 의미없는 듯한 시간을 흘려보내는 생각이 들면 매우 짜증스럽고 우울해진다는겁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조금 확장되면서 이나라의 현실과 사회적 문제까지 살짝 덧붙이는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워째서~~ 이 나라의 수구꼴통들은 단 한순간도 변함이 없이 늘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을 합리화시키고 정형화시키면서 스스로의 최면에 빠져드는가하고 말이죠, 그러다가 또 역시 현재 제가 살아가는 패턴이 변함없이 반복되어지면 언젠가는 저 또한 반복되는 삶과 인생의 패턴에 생각마저 굳어져 지금 제가 바라본 윗세대의 모습을 답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반복되는 패턴속에서도 진정 내 즐거움을 조금씩이나 돌려볼려고 노력중이긴 합니다..
2. 사실 저도 한 남자로서 성장하고 이젠 조금은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선 입장이 되어서인지 나 아닌 타인의 인생과 그 삶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접하게되면 웬지 모르게 동질감 비슷한 감정이 스며듭니다.. 특히나 누군가에게 큰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잊혀져버린 인물의 이야기의 쓸쓸한 인생담을 접하게되면 정말 짜리~~한 감정이 욱하고 올라온다는거지요.. 그런 가슴을 부여잡을만한 감성을 아주 대단한게 그려내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존 윌리엄스라는 미국 소설가의 작품인데 말이죠, 이 작가는 미국의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던 교수였나봅니다.. 94년 돌아가시기전까지 몇 편되지 않은 문학작품을 남기셨는데 그중 이 작품 "스토너"는 65년에 출시된 작품입니다.. 근데 이 작품이 왜, 5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우리에게 보여지게 된 걸까요, 함 살펴봅시다..
3. 이 작품 "스토너"의 첫장은 아주 강렬합니다..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어떤 내용인고 하면,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미국의 중부쯤되는 미주리주의 한 시골에서 태어나 대학을 나와서 영미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고 죽었다.. 누구 하나 제대로 이 남자를 기억하는 이도 없고, 나름의 부여된 의미도 없는 이 남자는 주변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이름으로 도서관에 기증한 책에서 정도만 인식되는 남자이며 가끔 누군가가 그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런 교수가 있었다는 단순한 이름정도로 밖에 기억되지 않은 인물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윌리엄 스토너이다.. 뭐 이런 식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윌리엄 스토너가 나고 자라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담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하나하나 빠짐없이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딱히 유명하지도 그렇다고 전혀 의미없는 삶도 아닌 그저그런 대학의 교수로서 살아간 한 인물의 이야기가 어떠한 매력이 있기에 책으로 빠져들게 되는걸까요,
4. "스토너"의 첫장에서 드러내는 스토너의 인생은 큰 의미를 부여받지 못합니다.. 근데도 저에게는 너무나도 강렬했다는것이지요, 물론 그 강렬함이 첫장을 읽자마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여차저차해서 이 인물은 이렇게 죽었고 이렇게 기억된다는 말그대로 메마르고 단순한 팩트를 드러낸 듯한 무뚝뚝한 한 남자의 인생의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가 작품을 처음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하면서 계속적으로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해대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모습속에는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프고 누구보다 스토너의 인생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독자적 열망이 가득담길 수 밖에 없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밖에 기억되지 못할 윌리엄 스토너의 삶을 차곡차곡 되짚어나가다보면 어느새 그의 인생의 관찰자로서 왜 그렇게 살았니~, 같은 답답한 가슴을 치는 결과가 나온다는 거지요..
5. 윌리엄 스토너의 삶은 단순하게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여지는 그의 인생은 나쁘지 않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능력을 알게되고 그 능력으로 유명 대학에서 종신교수로서 영미문학을 가르치면 평생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의 삶속에 숨겨지고 개인적으로 파고 들다보면 누구나처럼 수많은 생채기와 희생과 포기와 체념들의 수동적 인생의 모습도 드러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진 않지만 그로 인해 누군가에게서 피해를 받고 결국 자신이 망가져버리는 그런 삶들 말입니다.. 근데 무엇보다 이 작품이 그런 단순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는데 뭔 재미가 있고 뭔 집중도가 있겠냐고 말씀하실 수 있으실텐데, 이 작품의 문장은 아주 쓸쓸합니다.. 작가는 스토너의 모든 것을 그려내면서 그가 겪는 삶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조하면서 그가 당하고 겪는 모습을 무뚝뚝하고 메마르게 전달해줄 뿐입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열정이 어떻게 식어가는지, 또 어떻게 체념하고 방관하며 살아가는지를 너무나도 관조적 기법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적인 감정으로 독자들은 작품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느낌이 듭니다..
6. 이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이시라면 다들 비슷하게 느껴셨었지 싶은데 문장이나 표현은 무척이나 단순하고 메마르고 무뚝뚝하지만 그 문장이 드러내는 감정과 심리적 표현은 아주 강렬하고 대단한 것이라는 거지요.. 주변의 상황과 그로 인해 자신의 모습속에 침잠해져가는 한 남자의 인생의 아픔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동질감으로 돌아오는 것이지요.. 특히 저같은 아저씨로서 받아들여지는 공감은 사뭇 다릅디다.. 존 윌리엄스 작가는 그냥 조금 화려한 문체나 상황적 서사를 자극적으로 드러낼 수도 있었을텐데, 문학적 대가같은 느낌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구성적 통제를 보여주는 것 같더라구요... 나서지 않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열정을 독자들이 제대로 인지하게끔하는 방식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근데 아쉽게도 이 작가님의 작품이 거의 전무하네요.. 특히나 소설작품은 몇 권 되지도 않습니다.. 읽고 싶네요..
7. 단순하지만 열정적인 이야기입니다.. 메마르지만 습기 가득한 인생담이 담겼습니다.. 무엇보다 너무나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남자가 꼭 윌리엄 스토너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그냥 이 시대를 그리고 이전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을 가진 한 인물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윌리엄 스토너가 그려내는 삶속에서는 그만의 아픔만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굳이 드러내진 않지만 그와 함께한 사람들 모두 또다른 아픔과 함께 세상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작품은 읽어줘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딱히 두껍지도 않고 딱히 비싸지도 않고 딱히 거부감이 드는 작품도 아닌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순문학 좋아하잖아요, 남들 앞에서 드러내서 읽기 좋아하잖아요, 누군가에게 추천하면 나름 으쓱해질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르소설만 읽는 사람도 순문학도 즐겁게 읽고 감동받는다는거 알아주셨으면 좋겠구마는, 그래도 난 도스토예프스키는 도저히 못읽겠더라...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