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시력 매드 픽션 클럽
카린 포숨 지음, 박현주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1. 요즘같이 휴대전화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마냥 기다리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면 한곳에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보면 세상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고 나와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죠.. 물론 다른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있는 절 보고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어느덧 시간을 흘러갑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전제를 깔게되면 쉽게 주변에 마음을 두진 못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고 한번씩 어느 공원에서 시간의 개념이 없이 아이들이 놀때 벤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면 타인의 모습에서 그들의 삶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나만의 공상을 하다보면 어느덧 시간을 또 흘러갑니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나만의 생각이 필요할 때 그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가만히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며 세상 사람들의 모습에 나를 빗대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면서 이만하면 나도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긍정적 한숨을 내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런 여유를 가지기에는 아직 더 빠듯하게 살아야할 형편이긴 합니다만,

 

    2. 조용하게 한 공원에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며 이런저런 생각과 자신의 눈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스릴러작가인 카린 포숨 여사의 작품입니다.. "야간시력"이라 제목 지어진 작품인데 말이죠, 원제도 토익 100점만 받는 사람도 알만한 영어이니 굳이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네요.. 사실 국내에 북유럽의 소설들이 큰 인기를 끈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뭐 꾸준히 북유럽발 소설들이 국내에 선보여지고 있긴 했습니다만 일종의 베스트셀러 개념으로다가 북유럽발 스릴러소설의 인기는 스웨덴에서부터 바람을 일으켜 노르웨이의 요행님이 국내에 선풍을 일으키고 북유럽이라기에는 조금 밑인 독일의 소세지 노이하우스여사님께서 인기몰이를 하시는 바람에 이제는 북유럽의 장르소설은 영미소설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 와중에 이번 작품 "야간시력"의 저자인 카린 포숨 여사는 요 네스뵈라는 노르웨이 작가가 존경한다는 그 분이십니다.. 국내에서 요 네스뵈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그러니 그 인기작가가 영향을 받았다는 작가님이시니 충분히 인지도를 크게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죠..

 

    3. 한 남자가 있습니다.. 가만히 보니 제 나이 또래네요.. 40대 중반정도 된 이 남자는 간호사입니다.. 요양병원에서 고령의 환자들을 담당하는 사람이죠.. 그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고 현재 혼자 살고 있는 외로운 남자입니다.. 그의 취미는 공원에서 주변의 인물들을 자신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지켜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는 고독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은 자신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늘 혼자인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판단하고 살아가고 있죠.. 그런 그가 혼자인 이유는 그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에서 그는 죽음을 앞둔 고령의 노인들에게 고문을 즐깁니다.. 소시오패스의 심리가 그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면 자신에게서 결핍된 감정을 되살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주변에 동화되어보려고 하죠.. 그렇게 그는 공원에서 만나는 알코올중독자인 아르핀의 술통을 줍게되고 그와 연결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그를 인정해주지않죠.. 그렇게 그는 폭발하게 됩니다.. 잠재워져 있는 사이코패스의 심리가 한순간의 분노로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고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4. 초반에 보여지는 릭토리의 1인칭의 시점으로 주변을 관찰하는 이야기는 상당히 뜬금없이 느껴집니다.. 어느 순간까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들더군요.. 도대체 이사람 뭐하는건가 싶은거죠.. 그리고 조금씩 그의 시선에 동화되어가기 시작하면서 그가 드러내는 심리의 불안정성과 이중적이면서도 뒤틀린 감정의 모습은 서서히 그에게로 빠져들게 합니다.. 우리는 그가 대단히 위험한 인물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함께 이어나가게 됩니다.. 독자들에게도 그가 드러내는 소시오패스의 감각을 연결시켜주죠.. 물론 그런 그의 모습속에서 독자는 판단을 하게됩니다.. 이 인간은 왜 이렇게 뒤틀어져 있는가부터 시작해서 그가 드러내는 심리의 극한성과 변덕스러운 감성의 이중성을 따라가게되죠, 그에게 주어진 묘사속에서 독자들은 숨죽이며 그의 행위와 심리를 숨죽이며 관찰하게 되는겁니다.. 이런 독서적 느낌 나쁘지 않습니다..

 

    5. 상당히 거북스러울 정도의 사이코패스적 심리와 상황이 이어집니다만 희안하게도 문장력에서 느껴지는 독자적 공감은 그렇게 기분 나쁘지가 않습니다.. 무척이나 시니컬하면서도 결핍되어진 듯한 릭토르의 메마르고 무정한 감성이지만 왠지 모르게 그가 하는 행동이나 심리에 동정심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대체적으로 전 이런 심리묘사가 아주 구체적이면서 농밀한 작품에 난독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번같은 경우에는 대단히 집중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1인칭의 시점에서 진행하는 서사의 구성이 나름 저하고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네요, 게다가 말씀드린바대로 릭토르는 거부감이 드는 인간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가 자신에게 주어진 결핍에서 벗어나서 일반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이 되고파하는 갈망에서 독자들은 또다른 공감대를 찾게 되는것 같습니다.. 전 그랬습니다.. 중년의 남자가 외로우면 슬퍼지니까,

 

    6. 그렇게 길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분량으로 적당한 사건을 적당하게 엮어서 적당한 마무리까지 합니다만, 그 속에 숨겨놓은 이야기의 무게는 북유럽의 소설답게 제법 진지하고 사회파적 느낌도 잘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고령의 노인 요양병원의 실태나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독한 중년의 인간의 극단적인 심리등도 차분하면서도 냉철하게 이어나갑니다.. 전반적으로 다 맞을지는 모르지만 전형적인 북유럽소설의 농밀한 인간의 심리묘사와 사회적 상황의 연결이 잘 이루어진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다가 오밀조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모여사는 우리네 인생과는 조금 다른 북유럽의 띄엄띄엄 보여지는 사람들의 내면과 삶의 모습은 굳이 표현하지 않다고 고독하고 외로워보입디다.. 카린 포숨 여사는 그런 감성을 제대로 표현하는 작가님이신가하는 물음표를 달아봅니다.. 이제 처음 접해봐서 잘 모르겠다는 말임둥

 

    7. 좋습니다.. 재미도 있고 내용도 있고 일반적이진 않지만 반사회적인(?) 감동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초반의 시선을 잘 적응하기만 한다면 중후반부에 이어지는 릭토르라는 한 인물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드실 수 있으리라 감히 예상해봅니다.. 특히나 후반부의 릭토르의 모습은 아주 좋습니다.. 그의 감정선과 심리를 따라가시다보면 순식간에 마무리까지 도달하실테고 그리고 그 마무리에서는 또다른 감정의 허함을 느끼실 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노장의 힘이라는 것을 느껴봅니다.. 카린 포숨 여사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칭하는 모냥인데 그녀의 문장력으로 볼때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휴, 난 문장에 집착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 작품속 문장 하나하나의 심리묘사는 표현은 대단히 매력적이더만, 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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