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2033 유니버스 : 어두운 터널 메트로 2033 유니버스
세르게이 안토노프 지음, 김윤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1. 처음 지하철이라는 것을 본 적이 고3 겨울방학때 한양으로 놀러 갔을 때입니다.. 아마도 친구넘 후기 대학 원서(저는 학력고사 세대임) 제출때문에 간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타야겠는데 우찌할 바를 몰라 친구넘이랑 셋이서 멍하니 노선도만 한참 바라본 기억이 나네요, 누구에게 물어보기도 쪽팔리고 무작정 표를 끊었던 것 같습니다.. 생전 기차도 제대로 타보지 못한 촌넘들이 서울 시내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에 뻑이 나간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거지요.. 지금도 처음으로 그 당시의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보던 때의 엄청난 충격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건 뭐지, 도대체 뭐지, 그렇게도 싫어하던 수학의 공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어지러움과 혼란스러움은 남쪽나라 촌넘에게는 지워지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뭐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이 승차권이 사라지고 카드 승차권 구매하는 방법을 몰라 쪽팔려 했던 때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 유명한 원작소설이 있다네요.. 그러니까 이번에 제가 읽은 작품은 기존에 시리즈를 이어가는 원작소설의 스핀오프 격으로 원작자가 아닌 또다른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집필한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 시리즈의 원작은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라는 젊은 작가의 판타지소설입니다.. 제목은 동일합니다.. "메트로 2033"이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의 소재가 디스토피아의 미래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구의 환경은 방사능으로 오염되어버리고 살아남은 인류는 지하로 숨어든다.. 그 공간이 러시아의 경우에는 지하철 노선과 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가 형성이 되어 또다른 세상의 시작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입죠, 드미트리 작가는 이후 메트로 2034등으로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고 이 원작을 중심으로한 판타지 게임도 출시가되어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했다고 합니다.. 전 관심이 없어서 모릅니다..

 

    3. 그런 원작을 토대로 세르게이 안토노프는 수많은 역중에서 자신의 감성으로 자신의 작품을 기존 공간을 중심으로 해서 써내려갑니다.. 이 작품의 서두에 원작자인 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는 자신의 원작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연계작품이 이루어지길 원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세르게이의 작품도 그 일환의 시리즈의 시작점입니다.. 하지만 굳이 원작을 읽지 않더라도 이 작품 "메트로 2033 유니버스"만으로도 충분한 이해와 판단이 가능합니다.

 

    4. 이 작품의 주인공은 무정부주의자인 아나톨리입니다.. 그는 현재 보이코프역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각 역마다의 정치적 성향이나 구성원이 다들 다르게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상호의 협력이나 암투가 비번하게 이루어지고 전쟁도 벌어지고 영역을 넓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곳 보이코프역으로 망명을 해온 니키타라는 인물이 자신이 거주하던 제르진스크역에서 인간에 생체실험을 하여 병기로 만드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나톨리는 이 실험을 하게되면 지하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르기에 이 실험을 저지하고 그 곳을 폭파시키기 위해 유격대의 대장의 임무가 주어집니다.. 니키타의 안내로 아나톨리 일행은 죽음의 여정을 시작하게 되고 목표 역까지 지하철의 노선을 따라 조금씩 발자국을 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엄청난 반전의 진실,

 

    5. 뭐랄까요, 이 작품은 일반적인 판타지적 디스토피아 소설과는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유치하지가 않습니다.. 그게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당히 철학적이고 정치적 성향이나 작가 특유의 사상적 관점을 많이 드러내놓고 있습니다.. 원작이 어떤지를 몰라서 비교할 수 있는 기준선이 없습니다만 이 작품만으로 판단하건데 애초에 기대하거나 생각한만큼의 대중적 취향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시작점은 생체실험이나 인간의 병기화에 대한 저지를 목적으로 유격대가 만들어지고 지하의 세계를 가로질러 멸망을 막는 듯한 뭔가 거룩하고 액션스러운 영웅적 모습이 보여질 것 같은 느낌이지만 막상 진행되는 과정상에 보여지는 상황이나 이야기는 저에게는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네요.. 말씀대로 전체적 기조는 대중적 취향인데 중간중간 보여지는 문장이나 표현들의 구성은 나름 작가의 사상이나 철학적 개념이 많이 투영되어 관념적 상황으로 많이 흐르는 것 같구요, 주인공인 아나톨리가 처하는 상황이나 난관을 헤쳐나가는 방법적인 구성에서도 딱히 자연스럽다고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6.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품의 원작이 너무 읽고 싶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기존의 원작을 중심으로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내다보니 기존 원작자의 성향이나 기조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도 궁금하구요,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작품 자체의 겉으로만 판단되는 종말적 암울한 모습이나 생존을 위해 역을 놓고 벌이는 인간들의 생존본능과 방사능이라는 오염이 가져다주는 공포적 상황을 얼마나 대중적 느낌으로 잘 표현해놓았는지 알고 싶더군요, 왜냐하면 원작에 대한 기대치가 주변에서 워낙 높게 이야기해서 그렇습니다.. 근데 단순하게 이 세르게이 안토노프라는 작가가 집필한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는 생각만큼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7. 이야기의 구성도 간단하고 내용도 그렇게 길지가 않습니다.. 원작을 미리 읽어보신 독자님이시라면 읽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시지 않을 듯 싶습니다만 저처럼 원작을 제쳐두고 이 작품부터 펼쳐본 독자로서는 러시아의 지하철의 노선에 대한 공간적 이해도가 쉽지 않을 것 같구요, 또한 생각했던 액션공포스릴서스펜스의 감성보다는 일반적인 성향의 미래적 암울함을 토대로 드러내는 철학과 사상과 관념적 개념을 작가님께서 많이 보여주셔서 개인적으로는 딱히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아나톨리의 존재감이 딱히 잘 다가오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원작을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재미가 있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 작품만으로는 전체의 시리즈의 참맛을 알수는 없으니까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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