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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긋는 소녀 - 샤프 오브젝트
길리언 플린 지음, 문은실 옮김 / 푸른숲 / 2014년 8월
평점 :

1. 누군가에게 있어서 가족이라는 환경은 삶을 시작하는 공간이자 자신이 만들어지는 장소이죠, 가족속에서 자신의 자아가 형성되고 그 가족이 앞으로의 자신을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이 가족이라는 개념이 모든 이들에게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인간에게 있어서의 가족은 세상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터전이자 고향인 것이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유하게 자라진 못했지만 늘 아들의 끼니 걱정과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절대 올라오지 않는 성적을 걱정하던 부모님이 계십니다.. 그래서 늘 저에게 주어진 삶과 배경에 고마워하고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죠.. 저 역시 그런 삶을 저의 아이들에게 주려고 나름 최선을 다하고는 있는데 모르죠,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고 자신들의 삶에 대해 나아갈때쯤에 자신이 가진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 지, 이번에 다시 읽은 작품은 길리언 플린의 "몸을 긋는 소녀"입니다.. 5년도 더 전에 읽었던 "그 여자의 살인법"이라는 국내 출시작의 재출간작입니다.. 그때는 저도 아이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만 지금은 조금 더 많아졌네요..
2. 그 당시에도 이 작품의 이야기의 내용과 결론은 무척이나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느낌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오래전에 읽어서 그런지 다시금 읽어보니 결말부를 제외한 내용이 거의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물론 그때의 충격은 그대로 간직한 체 읽었습니다.. 그래도 재미가 좋네요.. 특히나 새롭게 다가오는 가족이라는 개념의 극단적 방향성은 오히려 저에게 또 다른 아이들이 커가는 시점에 더욱 공감이 되고 공포스럽게 느껴집디다.. 이런 가족의 도덕적 붕괴의 심리적 불균형은 대가족 중심의 세상에서 조금씩 자신의 개인적 성향이 짙어지고 각각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정신적 파괴로 많이 변화되는 현 사회의 모습속에서 더욱 더 강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심심찮게 뉴스에서 이런 모습들 자연스럽게 보죠, 부모가 자식들에게 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체벌과 범죄적 성향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지고 자식들 역시 부모에게 행하는 폐륜적 행위들, 부모가 부모다워야 아이들도 자신의 삶에 스스로 의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잘 키웁시다.. 또 이상한 쪽으로 흘렀다..
3.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카밀 프리커라는 시카고의 신문기자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향인 미주리주의 윈드갭에서 발생한 여아 살인 및 실종사건의 취재를 하게되죠.. 자신의 고향을 등지고자 한 그녀의 입장에서 고향의 방문은 딱히 좋을 일이 없습니다.. 특히나 자신의 엄마인 아도라와 다시금 대면한다는 사실이 그녀에겐 아주 고통입니다.. 어린시절 자신의 동생인 메리언의 죽음이 떠오르는 고향은 그렇게 좋은 기억이 아닌 것이죠.. 그리고 그 곳엔 또다른 여동생인 앰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살해되고 실종된 앤과 내털리라는 여자아이 역시 앰마의 친구들입니다.. 그렇게 찾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고향에서 살인사건을 취재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자신의 가족, 엄마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며 카밀을 끝없는 상념과 아픔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의 무게는 쉽게 감당할 수없는 것들이죠.. 읽어보시면 앱니다~
4. 질리언 플린이라는 이름으로 이 작품이 국내에 처음 나왔을 당시 그렇게 심도깊게 생각하진 못했죠.. 하지만 지금은 쬐금 다르게 봐야되겠네요.. 아무런 지식이 없이 읽을때와 정확한 영어식 발음의 길리언 플린으로 국내에서 이제 유명 작가가 되어버리신 - 나를 찾아줘라는 작품으로 대박치시고 데이빗 핀처감독이 영화도 만들어서 대박 났죠- 입장에서는 조금 연관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라는 작품을 저도 읽었고 또 읽으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길리언 플린의 장점은 여성적 관점에서의 심리적 극한성을 아주 제대로 살려내는 표현력이 대단한 작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플린 작가만의 불안한 심리적 상황의 독자적 공감과 긴장의 영역은 너무 좋습니다.. 오히려 다시금 읽어본 데뷔작의 감성이 개인적으로는 "나를 찾아줘"의 느낌보다 더 나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군요..
5. 물론 이야기의 흐름이나 구성적 측면에서의 반전적 연결 같은 짜임새는 데뷔작보다는 "나를 찾아줘"같은 작품이 더 나을 수 있지만 어떻게보면 조금 더 덜 다듬어진 거친 느낌의 심리적 감성이나 작가가 드러내고자하는 가족의 해체적 극단성에 대한 어필은 이 작품 "몸을 긋는 소녀"가 상당히 뛰어나다고 보고 싶네요.. 혹시라도 "나를 찾아줘"나 "다크 플레이스"같은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이시라면 꼭 데뷔작인 이 작품도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작가 특유의 일반적이지는 않는 소름 돋는 극단적 서스펜스를 잘 활용하는 성향에 대한 즐거움이 있으신 독자분들이시라면 즐거운 독서가 되시리라 믿네요, 그리고 제목은 좀 그렇다, 분명한 건 몸을 긋는 소녀는 오해할 소지가 있어서 아닌 듯 하고 몸을 긋는 그녀나 칼로 새긴 아픔 뭐 이런 느낌인데, 여하튼 원제를 해석하기가 쉽지는 않겠네.. 알아서들 읽으시길,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