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노잉
체비 스티븐스 지음, 노지양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1. 세상 일이라는게 내 맘대로 풀리기만 한다면 세상살이 힘든게 뭐 있겠습니까, 늘 내가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기에 최선이라는 말이 나오고 진심을 다한다는 말이 나오곤 하지요.. 내가 판단하는대로, 내가 계획하는대로 나의 인생이 풀려만 나간다면 세상에 두려울 일은 없겠지요, 특히나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가 응애하고 세상에 나오자마자 금수저를 쥐어준다면 그 아이의 인생은 일단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최소한의 백그라운드는 가졌기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거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체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보다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겠지요, 하지만 세상의 99 빠센트의 인간들은 아쉬운대로 플라스틱 수저라도 쥘 수 있도록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수저 쥐는 연습을 하게 되지요.. 심지어는 태어나자마자 자신들이 누군지도 모른 체 입양되어 또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몇몇 입양아들에게 금수저가 주어질지는 몰라도 대다수의 아이들은 삶을 배우고 스스로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들의 대다수는 좋은 양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자신의 삶을 터득하겠지만 자신이 왜 버려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일종의 갈증같이 평생을 따라다니겠죠.. 자신이 사랑하는 현재의 부모와는 별개로,

 

    2. 내 인생이 고달프니 서두가 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끄적거리게 되네요..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읽은 체비 스티븐스의 "네버 노잉"은 캐나다의 한 입양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입양된 여인 세라는 35년동안 자신의 친부모에 대한 궁금증으로 자신을 키워 준 부모님 몰래 자신의 과거를 찾고자합니다.. 지금 현재 그녀의 삶은 거의 완벽합니다.. 자신의 재능으로 목공예를 중심으로 한 가구 사업도 어느정도 위치가 되었고  세라는 자신을 사랑하는 한 남자 애번과 여섯 살 난 앨리를 키우는 싱글맘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애번과 결혼식을 올리려고 하죠, 그런 그녀에게 비어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메우고 싶어하죠.. 어릴 적 양부모님이 자신들의 아이를 낳고 나서 그녀가 알게된 입양아로서의 설움, 특히 아버지가 자신에게 엄격하게 대한 과거의 경험들은 평생 그녀의 아픔이자 상처로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친부모를 알게 됩니다....예상하지 못한 진실은 그녀의 삶을 지옥으로 바꿔버립니다..

 

    3. 체비 스티븐스 작가의 스릴러적 감각 하나는 인정해줘야될 것 같습니다.. 상황적 심리나 묘사의 방식이 아주 섬뜩섬뜩해서 읽는 내내 짜증과 분노와 긴장과 아픔이 순간순간 감정의 파도를 일으키더라구요, 쉽게 말하면 독자가 소설이 상황에 푸욱 빠지게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는거지요, 세라라는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끄집어내어 독자들이 반응하게끔 만드는 방식은 뭐, 전작인 "스틸 미싱"에서 보여주었던 강박적 심리와 집착등이 고스란히 이 작품속에서도 적용됩니다.. 물론 전작에 비해서 그 강도나 상황적 표현으로 드러나는 소설속의 감정적 압박은 이번 작품 "네버 노잉"이 더 쎄다고 보셔도 될 듯 싶네요, 초중반까지 세라의 입장에서 읽어나가는 상황이 너무 와닿기 때문에 소설속에서 주도하는 대치적 상황의 긴장감이 독자들에게 엄청나게 (짜증스러운 분노적) 즐거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4. 저의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만 여성작가님들이 대체적으로 스릴러소설을 집필하실때 보면 남성작가님들의 이야기속의 상황적 액션스러운 행동적 긴장감과는 다른 상황에 따른 인물들의 심리와 성격에 치중한 섬세한 표현적 긴장감이 주를 이루죠.. 특히나 심리묘사에 있어서는 아주 구체적인 긴장감을 보여주는 선례가 많드라구요, 제가 그런 작품들 위주로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번 작품도 한 여인의 상황이 주는 압박적 긴장감이 소설의 전반에 묻어납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변질되어 자신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공포적 대치가 이루어지는 묘사적 방법은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생각해보십시요, 자신의 태생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자신은 여전히 잡히지 않은 30여 년전의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의 딸로 태어났다면,  자신의 아버지가 연쇄살인마라면, 그리고 자신의 친엄마가 자신을 두려움의 대상인 연쇄살인마와 동일 시한다면, 억장이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5. 전반적인 이야기의 구성이 전작인 "스틸 미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 작품도 전작처럼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풀어나가고 있죠.. 이 중심에는 강박이라는 정신적 심리가 중요한 소재로 작용합니다.. 전작에서는 납치 감금에 대한 아주 폐쇄적 강박심리를 다루고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한 여인의 입양아로서의 과거 억눌린 삶에 있어서의 일반적인 강박증세를 중심으로 주변의 인물들과 그녀에게 주어진 최악의 상황을 던져주면서 강박적 집착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모든 것을 외면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아님 그녀처럼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겠는가, 뭐 그런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들이는거죠..

 

    6. 재미는 있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 벌어지는 결론과 상황이 주는 반전적 묘미는 초중반의 기대만큼 충격적이진 않더라구요, 반전이라하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펼쳐져야 그 맛이 살텐데 저로서는 그 느낌이 딱히 훅하니 다가오질 않더라구요, 그 이유중의 하나가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연쇄살인범인 친아버지와 세라의 대치적 관계가 초중반의 아주 긴박하고 긴장스러운 스릴감으로 펼쳐지다가 후반부로 가서는 조금 약해진 느낌이었고 이런 대치적 측면에서 비롯된 작가가 보여준 반전의 묘미도 흠, 이런거였어..그래.. 이정도의 느낌이지 우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거야..는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7. 개인적으로는 작가의  전작인 "스틸 미싱"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기대한 만큼의 재미는 조금 부족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초중반의 상황적 묘미는 전작보다 오히려 나았구요, 후반부로 읽어나가면서 나름 지레 짐작하고 예상했던 큰 기대감이 생각보다 적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하지만 분명한 건 아주 뛰어난 스릴러소설이라는 점입니다.. 시작과 함께 훅 몰아닥치는 상황적 몰입감은 전작이나 이 작품이나 작가의 재능이 분명히 독자들에게 주인공이 펼쳐내는 1인칭 시점의 상황적 공감에 그대로 투영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체비 스티븐스는 분명 스릴러소설속에 독자를 끌어들이는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아주머니 사진상으로는 상당히 매력있어 보입니다.. 외모도 좋고, 소설도 좋고, 공기 맑은 밴쿠버에 살고.. 우리나라 월급쟁이 인생 살기도 힘든데 캐나다 이민 받아줄라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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