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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별 1 ㅣ 유다의 별 1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평점 :

1. 막 제대를 하고 알바를 뛰면서 복학을 하기 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곳에서 심각하게 휴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던 또래의 여대생을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심각한 휴거소동이 있었던 1992년에는 제가 군대에 있을때라서 그때는 휴거가 일어나더라도 이 한목숨 나라를 위해 바치리라 굳게 다짐하던 시절인지라 공중 부양이 불가능하던 시절이었고 94년 8월쯤에는 직접적인 체험의 현장(?)에 있었더랬죠.. 대천 앞바다에서 비를 맞으며 미친넘처럼 친구 한넘과 해변가를 거닐고 있으려니 아주 어여쁜 여자분들 세 분이 다가오셔서 휴거에 동참하시지 않으면 지옥의 불구덩이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비 속에서 강력하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비도 피할 겸 근처 오뎅국 집에서 이야기를 다시 나눠보고자, (물론 휴거에 대한 종교적 관점에 기인한 토론이라고 생각을 꼭 해주셔야 됩니다) 쫄딱 젖은 그녀들의 상의에 눈을 두지 못한 체 두리번거리며 따수븐 오뎅국물에 숟가락을 담구며 한참동안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술잔을 기울인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제 친구 또한 그러한 토론을 무척 즐기는 인간인지라 그녀들과 밤새 휴거의 사이비적 개념을 토로하였고 그녀들은 진정한 하나님의 재림에 대해 그딴식의 해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대 삼으로 늦께까지 소주 몇잔과 함께 즐거웠던(?) 기억이 자꾸 납니다.. 전 여전히 군바리의 틀을 다 벗어버리지 못한 민간인도 군바리도 아닌 어설픈 종자였던지라 그냥 멍하니 비오는 해변가만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결국 그녀들과 저희들은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면서 휴거가 일어나지 않으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아서 다시 만나기로 했죠.. 과연 저희들은 다시 만났을까요,
2. 예나 지금이나 동서를 막론하고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것은 세상이 뒤숭숭하고 뭔가 삶이 피폐해지는 시점에는 살며시 고개를 쳐들곤 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런 사이비 종교에 집착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고방식으로 살아가니 사회적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미친 짓거리로 보이는거죠.. 대단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교주집단들이 보통은 이 사이비 종교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외적이든 대내적이든 신적 가치를 가진 인물이 존재하기 마련인거지요.. 사실 전 과거의 사이비종교 집단의 이야기는 아는게 거의 없었습니다만 이번에 이 작품을 통해서 읽어본 백백교라는 집단의 이야기는 과히 충격적이더구만요, 20세기 초반 식민지 하에서 종말론을 중심으로 엄청난 살인과 범죄를 일삼던 집단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설과 실제 사실이 공존하는 아주 엄청난 과거의 역사더이다.. 깜짝 놀랬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대단히 충격적인 사이비 종교 집단의 흉악범죄에 대한 이야기라 그동안 영화나 여러 매체를 통해서 어느정도 흘러나왔나본데, 왜 전 몰랐을까요, 그래서 더욱 궁금하고 호기심 작렬하면서 읽었네요..
3. 이 작품 "유다의 별"의 중심 이야기인 백백교의 사건과 그 소재는 거의 대부분이 실화이고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라하니 더욱 더 놀랠 일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지고 즐거운 추리적 소설로 탈바꿈 시키신 작가의 노고도 만만찮을거라는 생각이 듭디다.. 이 소재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검증된 역사적 사실을 추려내시는데 아주 많은 공을 들이신 느낌이 다분하더라구요, 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이 소설의 작가이신 도진기 작가님은 현직 부장판사로 재임중이신 법조계의 똑똑남이십니다.. 서울대 나오셨쎄요,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이 도진기 작가님은 꾸준히 본격추리소설을 출간하시면서 대단한 장르적 파워를 가지시고 계십니다.. 이 작가의 대표적 캐릭터가 어둠의 변호사인 고진이라는 인물인데 상당히 시니컬하면서도 칼칼한 느낌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이 고진을 중심으로 한 시리즈가 여러편 출시 되었으니 인터넷 한번 찾아보셔서 읽어보셔도 좋으실 듯 합니다.. 분명히 일본 본격물과 비교해보셔도 크게 뒤쳐지지 않을겁니다.. 몇몇 작품은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를 일이구요, 일단 국내 작가님이시니 챙겨줍시다..
4. 역시나 이번 작품도 변호사 고진, 형사 이유현의 파트너쉽을 이용한 작품입니다.. 앞선 몇몇 작품에서도 함께 했었죠.. 시작은 백백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과거 30년 후반 백백교의 교주 전용해가 죽음을 당하는 시점이 이 작품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의 시신중 머리는 포르말린에 담겨 얼마전까지 국과수에 보관이 되었더랬죠..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진행이 이루어집니다.. 한 인물이 몇몇의 이 사회의 낙오자들을 모아서 어떠한 일을 모의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집단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무엇인가를 찾고자 합니다.. 그리곤 살인이 일어나죠.. 밀실속에서 이 집단의 한 인물이 자살을 하게 되지만 여러 정황으로 타살임에 분명함에도 밀실속에서의 살인을 파악할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이 집단의 실체가 조금씩 이유현의 담당으로 드러나게 되고 처음 시작지점에서 우연찮게 백백교의 교주 전용해의 머리 표본에 관심을 가지던 고진의 호기심과 본 사건의 연결고리가 형성 되어지고 고진의 활약이 이루어지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살인사건과 백백교의 고리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의 이 집단을 이끄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도 조금씩 그 진실이 드러나게 되죠... 그리고 과거 식민지시절 백백교가 숨겨놓았던 모든 것들이 조금씩 현실속에서 실체를 드러냄과 동시에 또다른 살인사건도 동시에 발생하게 됩니다.. 심증은 있으나 철저하게 증거가 없는 용의자에 대한 이야기, 끝까지 그 즐거움을 놓치지 않습니다..
5. 이야기는 상당히 깁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백백교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를 찾고 그 진실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발생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역으로 밝혀나가는 과거와 현재의 고리를 고진과 이유현이라는 콤비가 여전히 독자들의 입장에서 조금씩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죠.. 어떨때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어떨때는 상상이지만 거의 사실에 근접하기도 하면서 독자들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도진기작가는 여느 작가들의 내가 이렇게 추리의 단서를 꺼내놓았으니 너네들이 찾아봐, 너네들 머리를 한번 검증해봐,라는 식보다는 너네들 머리나 나나 별다른거 없으니 같이 함 찾아봐~라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독자들과 함께 추리를 한다는 감각으로 작품을 이어가는 느낌이 다분하네요, 실제로 소설속에서 우리의 고진 변호사가 밝혀내는 추리의 결과물이 마지막에 이르기전까지는 별로 신통찮습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독자들에게 더욱 강한 호기심적 단서에 매달리게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결론으로 가서도 하나의 반전적 결말이 아니라 결말에 대한 또다른 반전이 이어지면서 뻔하고 식상한 결말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느낌으로다가 마무리를 짓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6. 궁금해서 백백교와 관련하여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예전에도 백백교와 관련한 여러 영상매체로 소재로 사용된 적이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이 "유다의 별"은 이러한 소재와 크라임소설의 스릴러적 감성과 추리적 상상력이 맞물려 영화적 구성으로도 상당히 재미지게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고진이라는 변호사의 캐릭터적 파괴력은 여느 작품속의 주인공들과 비교했을때에도 전혀 뒤쳐지지 않을 것 같아서 잘만 뽑으면 상당히 매력적인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백백교이니까요, 소설은 장편소설의 감성으로 약간은 길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충분히 즐겁구요, 단지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변 인물들과 소설속 중심이 되는 용의자의 캐릭터적 설명이 생각만큼 깔끔하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더라구요, 모든게 완벽할순 없겠지만은 가능하면 이 소설의 중심 악인으로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의 구성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니 다음 작품에서도 보다 칼칼한 카리스마를 가진 악인을 등장시켜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 저를 비롯한 많은 독자분들께서는 국내 장르소설의 환경이 외국에 비해 그렇게 녹녹치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조금 장르소설류를 읽는다고 하시는 독자분들의 대부분의 도서의 중심은 서양권이나 일본의 장르소설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내 작가분들의 작품과 견줄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구요, 그렇다보니 조금 약한 구성이나 허술한 부분을 보면 되레 국내 작가님들을 질타하는 경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국외 작품들은 일종의 엄선된 차별성을 중심으로 대중적 확인이 검증된 작품 위주로 국내에 출시가 되니 비교를 하기에는 조금은 그 기준이 맞지 않음에도 저희들은 비교를 하고 어설프다, 허술하다, 빈약하다, 아마추어스럽다라는 그런 말들을 늘어놓습니다.. 특히 제가 그렇죠.. 근데 이번 "유다의 별"을 읽고서는 절대 그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겠습니다.. 여느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 추리적 연결과 감성과 범죄적 상황이 상당히 잘 짜여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재미도 있었구요, 반전적 묘미도 상당히 쎄더군요.. 마지막까지 즐거웠습니다.. 사실 작가님의 본격추리적 경향이 짙은지라 스릴러적 액션스러움이나 긴박감 넘치는 감성은 그다지 크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대중적인 감각을 넣어주신다면 정말 즐겁고 행복한 작품이 앞으로도 꾸준히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 이런 주저리주저리 말도 안되게 늘어놓은 독후감은 누가 보겠습니까만, 혹시라도 헉,하시면서 위의 모든 번호를 던져버리시고 마지막 이 단락을 읽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똑똑하신 분이시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도진기 작가의 이번 작품 "유다의 별"에 등장하여 사건의 역사적 소재는 개인적으로 생소한 사실이지만 아주 충격적인 내용이어서 무척이나 즐거운 독서였고 그 소재와 더불어 작가가 펼쳐내는 본격추리적 내용과 상황적 유기성은 장르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돋보이는 작품이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캐릭터와 주변 인물들과 스릴러적 긴박감에 신경써주시면 정말정말 살앙하겠습니다라꼬 마무리하겠슴돠.. 그리고 첫단락의 의문, 그녀들과의 연락은 정확히 1994년 11월 초 어느날 이루어져 11월 중순 친구와 서울 상경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녀들의 말은 이랬습니다.. 분명 조만간 하나님의 재림은 이루어진다.. 그게 단지 휴거가 아닌 다른 형태로 나타날 뿐이다.. 그리고 그녀들 술 엄청 잘 먹더군요.. 나이트에서 춤도 잘 추구요, 하하하하 할렘 디자이어~~~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