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1. 나이가 들어서인지 부쩍 어지러움증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원래 멀미나 어지러운 것을 못참는 몸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놀이동산에서는 거의 바라만 보고 있지요, 게다가 이석증이라는 뭔가 꾀병 비스므리한 질병 또한 가지고 있어서 한번씩 세상이 돌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에게 현기증같은 증세는 삶의 일부입니다.. 특히나 스트레스가 심한 요즘 같은 경우에는 책만 봐도 머리가 핑핑 돌아가는 증세가 심해서 거의 책에 집중을 못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뭐 본래부터 딱히 독서력이 뛰어난 건 아니니 별반 문제될 것은 없어보이는군요, 이렇듯 저에게 현기증같은 어지럼증은 일종의 삶의 동반자 같은 느낌입니다.. 이번에 읽어 본 이 작품의 이야기속에서의 갑갑함과 답답함에서 비롯되는 폐쇄적 현기증은 기본적으로 저에게 감각적 적응이 잘 되긴 하더군요..

 

    2. 프랑크 틸리에라는 프랑스의 젊은 작가님이시군요, 저보다는 조금 더 어리니까 젊습니다.. 저 역시 젊으니까요... 여하튼 이 분이 요즘 프랑스에서는 제법 잘 나가는 소설가이신 모냥입니다.. 저자 소개에 그렇게 적혀있더군요.. 전 이번에 처음 접했습니다.. 이 작품은 "현기증"이라는 작품입니다.. 원제도 현기증이라는 프랑스어입니다.. 아주 극한적인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처한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봤던 큐브나 쏘우같은 영화가 바로 떠오르더군요.. 자신이 왜, 워째서, 무엇때문에 전혀 알지도 못하는 극한상황에 처해졌는지 모르는 인물들이 그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문득 깨어난 생소한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극한적 심리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렇게만 말씀드려도 대강 짐작은 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인간은 언제나 극한상황에서는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곤 합니다.. 그게 긍정적인 방식이든, 부정적인 방식이든, 본능적으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든 것을 다 해보게 되죠... 생존의 본능은 무서운 거니까요...

 

    3. 생존의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을 찾아볼라치믄 아무래도 산악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떠오르지 않겠습니까, 뭐 이 작품속에 주인공이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떠올랐겠지, 맞습니다.. 주인공인 조나탕 투비에는 산악인 출신입니다.. 현재 그는 그의 부인이 벽혈병을 앓고 있습니다.. 밤낮 투병생활을 하는 아내를 위해 간병을 하고 있죠, 그러다가 문득 깨어난 곳이 자신이 전혀 알수없는 공간속인 것입니다.. 왜, 어떻게, 무엇때문에, 그곳에서 깨어났는지 조차 알수 없는 곳에서 그는 어두운 공간에 조금씩 눈이 익숙해짐에 따라 주변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곤 자신의 손에 묶여진 쇠사슬과 철가면을 쓴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미지의 인물, 그리고 자신처럼 족쇄가 발목에 채워진 젊은 청년 한명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들은 어떠한 이유로 이곳에 함께 남겨집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남겨진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들은 모두 죽게 돨 거야" 그 외에 이들이 극한의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품이 남겨져 있습니다.. 이들은 죽지 않게 위해 생존의 본능으로 그 속에서 삶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아참, 그리고 그 공간에는 이 세 남자 외에 조나탕의 가족같은 개 포카라도 함께 입니다.. 과연 이들 세남자와 한마리 개는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이야기한 모두 죽게 될 거라는 예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님 극한의 공포속에서 이들의 생존은 어떻게 변해갈까요, 대강 떠오르시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4. 전반적으로는 알 수없는 일종의 동굴같은 낯설고 축축하고 어두운 공간이 소설의 배경입니다.. 특히나 늦겨울의 시점이기 때문에 춥다라는 감각적 공포도 한몫을 하고 있죠.. 그리고 이들은 자유로울 수 없는 좁은 공간속에서 또한 자유로울 수 없는 족쇄로 구속되어 있습니다.. 팔과 다리와 얼굴에 묶여있는거죠.. 그리고 조금씩 서로에 대한 반감과 진실과 거부감등이 심리적 한계까지 끌어올려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남자 세명이 모였는데, 게다가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최악인데, 좋을리가 없죠.. 여자라도 하나 있었으면 좀 나았을라나, 아님 말고

 

    5. 조나탕이라는 인물이 이야기를 이끌고 나갑니다.. 그가 바라보는 주변과 인물들의 시선이 중심이 되죠.. 그리고 그는 무엇인가 숨겨진 진실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심리적 묘사가 전체의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소설의 전반적인 구성이 좁은 배경속에서 남겨진 인물들의 이야기기 때문에 극한 상황에 접한 인간의 내면속에 조금씩 드러나는 불안심리와 광기와 이성의 끌어내림이 이 소설의 주가 되는거죠.. 심리스릴러입니다.. 그리고 매우 사실적입니다.. 이성과 광기가 어떻게 충돌하는지와 마구잡이식의 광기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인간의 본성 측면을 보여주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어떨때는 미친듯이 행동하다가 바로 순종하기도 하고 또한 서로 협력하다가도 질시하고 살인의 치기를 끌어올리기도 하고.. 매우 현실적인 극한 심리를 표현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뭐 뒤로 갈수록 재미적인 측면은 떨어질 수 밖에 없더군요...

 

    6. 말씀드린대로 일단 대강 짐작은 갑니다.. 이유가 있으니 이들이 한곳에 모였을테고 그러니 이들은 뭔가 비밀을 가진 사람들일께고 고로 이들에게서 뭔가 진실의 해결 방법이 나올테고 결국 죽든 살든 결과는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정리가 되는겁니다...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남자가 벌이는 생존의 이전투구는 여러 매체에서 경험하신 그런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죠.. 단지 자극적인 재미만을 우선시하는 그런 상황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심리적 공포나 스릴감을 더 보여주려고 헀다는 것 외에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은 없더군요.. 게다가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이야기는 상당히 허하게 만들더군요... 어떻게 보면 아주 극한적인 공간적 폐쇄적 공포심리를 조성했다가 밑도 끝도 없이 마무리가 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마도 작가님은 제대로 마무리하신것이겠지만, 나안 퐈이야~

 

    7. 처음 접한 작가라 딱 꼬집어서 말하기도 뭐합니다.. 분명 읽는 동안 재미가 있긴 했지만 읽고나서 보면 별론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심리묘사는 상황적 이미지는 아주 좋습니다.. 쌍방향적 심리의 교류들도 극한 상황속에서는 이렇게 벌어질 수 있겠구나라는 심리적동질감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어서요, 하지만 전 마지막 책을 덮고 나니 딱히 떠오르는게 없더라구요, 아무래도 개인적 어지럼증이 있어서 박탈적 단기기억상실(뭔말이야, 이거?)이 생겨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하튼 기회되면 틸리에 작가의 다른 작품도 한 두권 더 읽어보면 저랑의 궁합이 어떨지 알겠군요, 역시 궁합이든 뭐든 삼세번은 맞춰봐야돼,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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