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크라이 카오스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레너드 로젠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어제와 오늘은 저의 인생에 있어서 아주 특별한 아픔을 준 날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삶속에서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구요, 이 나라의 한 사람으로서 잊혀져서는 안되는 그런 날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큰 아픔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로서 어떤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슬픈 날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별스럽지 않은 재수없는 죽음이라고 한마디 던져버리는 날이기도 하겠고, 또 누군가는 왜 방송에서 다른 프로그램은 내보내지 않고 맨날 똑같은 이야기만 해대느냐고 불평하는 날이기도 하겠고, 다른 누군가인 이 시대의 부모이자 성인들이 우리의 아이들의 사고를 한낱 이슈로 만들어 버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부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욕할 마음조차 없습니다.. 저에게는 단지, 오로지, 제발 조금이라도 희망이 남아있다면 어떠한 희망이라도 생명의 끈을 이을 수만 있다면 어떻해서든 최선을 다해서 그들을 살려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언젠가는 잊혀지고 기억에서 지워질 지 모를 어제와 오늘이지만 이렇게 나만의 독후감에서라도 이 날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두번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질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아파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힘이 빠지더라도 또다른 나의 인생과 아이들과 살아 남은 자들의 아픔은 새로운 희망과 행복이 무럭무럭 생겨나야한다고 봅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아픔과 슬픔의 하루하루일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힘을 내야하는 하루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혼란과 동요와 수많은 흔들림속에서도 나름의 질서와 방향성을 유지하며 우리들에게 길을 제시해주니까요, 그 길에서 현재의 아픔을 조금 뒤로 한 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고 그렇게 미안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엄청난 아픔과 슬픔속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자신들의 삶에 집중하게 되는 것을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마도 그 미안함 자체가 그들에게 "나 역시 당신들과 함께"라는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삶에 힘을 냅시다..

 

    상당히 좋은 작품을 읽었습니다.. 데뷔작이라고는 하기에는 너무 노작가의 느낌같이 잘 다듬어진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소설 속 주인공이 이제는 은퇴할 시점에 놓인 중년의 막바지에 들어선 형사이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의 극중 이름은 푸앵카레라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수학자의 이름입니다.. 허구이지만 소설 속 주인공인 앙리 푸앵카레는 역사적 실존인물인 쥘 앙리 푸앵카레의 증손자로 나옵니다.. 왜 위대한 수학자의 이름을 이용하여 허구의 주인공을 만들어 냈을까요, 그 이유는 소설속에서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알고리듬의 방정식에 대한 수학적 소재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론적 방향성으로는 프랙탈 구조라는 하나의 기하학적 개념이 전반적이 이 작품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프랙탈이라는게 쉽게 말해서 어느 하나의 작은 구조가 전체를 이루는 구조와 동일하다는 것이죠.. 그 예로 눈송이의 구조를 보면 하나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반복되어 또다른 전체가 되는 것이나 심박도를 표현한 그래프등도 하나의 구조가 끊임없이 이어져 또다른 전체가 되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어려우니 다시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낙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낙엽의 표면에 큰 줄기를 중심으로 세세한 가지들을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또다른 나뭇잎이 존재한다는거죠, 이 끝없이 이어져 반복되는 가지를 치고 있는 하나의 구조가 끊임없이 이어져 큰 나뭇잎이 되며 또다른 방향으로는 이런 나뭇잎 표면의 모양이 위성에서 바라본 지구의 도시의 표면과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일종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자연속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이어지고 반복되면서 하나의 수학적 정렬성을 만들 수 있는 방정식의 토대가 되는거죠.. 이거 적어놓고도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더 전문적으로 나아가면 이러한 프랙탈이라는 이론의 구조는 카오스라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혼란의 연속선상에서 마구잡이로 어지러워 보이는 현상이나 예측 불가능해보이는 상황조차 끊임없이 이어지는 알고리듬속에서 하나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프랙탈적 알고리듬을 제대로 파악을 하게되면 어느정도의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나비효과라는 말의 의미도 여기서 나온 듯 합니다..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큰 폭풍우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끊임없이 이어지는 날개짓의 혼란의 연속은 어느정도의 질서를 갖추어 어느순간 커다란 폭풍우의 진행까지 이어질 수있다는 카오스 이론의 하나입니다.. 잘 모르시겠거던 그러려니 하시면 됩니다.. 작품속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읽다보면 전혀 이해 못할 부분이 아닌데다가 이러한 이론적 개념은 마지막이 도래하기 전까지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안되요, 저처럼 무식한 놈에게도 전혀,,

 

    여하튼 제목인 "올 크라이 카오스"라는 의미도 이러한 소설 속 이론과 함께 감성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줄거리를 보자면 말씀드린 인터폴 형사인 앙리 푸앵카레는 보스니아 내전으로 수많은 살인을 저지른 전범인 스티포 바노비치을 체포한 후 폭발사고가 발생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전도유망한 천재 수학자이자 교수인 미국인 제임스 펜스터가 사망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 폭발사고에 쓰인 폭발물은 로켓 추진연료로 쓰이는 아주 독특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펜스터의 옛 약혼녀인 매들린이 그 호텔의 맞은 편에서 숙박을 한 사실을 알게되죠.. 그리고 그녀의 진술이 있은 후 그녀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죽은 펜스터박사가 연구하던 수학적 알고리듬의 프랙탈 이론에 함께 했던 원주민자유전선의 리더인 에두아르도 키토 교수를 만나 그의 과거를 조금씩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에게 또다른 위험이 닥칩니다......

 

    아까 이 작품의 작가에게 데뷔작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럼에도 무척 노련한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라 했죠.. 아무래도 작가가 오랫동안 여러가지 사회적 연륜을 획득한 경험이 작품에 잘 스며들어 있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작품속에 이어지는 캐릭터의 강렬함과 그의 심리적 공감은 아주 대단해서 과학적이고 수학적 개념의 조금은 전문성이 있어 보이는 딱딱한 작품임에도 감성적 느낌이 작품의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하나 빠지지 않게 잘 녹여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대중적 스릴러 소설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소재나 내용이 필요치 않을 수도 있는데 작가인 레너드 로젠은 상당히 다양하면서고 구체화된 과학적 지식과 전문적 상황들과 사회적 이슈의 혼란성을 가미한 구성을 적절하게 배합을 하였고 무엇보다 저에게서 가치성을 부여받은 주인공의 내부적 관점에서 벌어지는 심리적 당혹감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뭐랄까요, 보통의 대중 스릴러소설의 감성적 상황들의 모습은 어떤 상황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직접적인 감정이입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들이 많은데 반해 이 작품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심리적 공감은 아주 객관적인 담담함의 시선을 밑에 깔고 주관적인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단한 표현력을 보여주셔서 상당히 오래 기억되는 감성적 끈기를 보여주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감정의 끈을 끝까지 이어가면서 여운을 남기는 구성은 상당히 훌륭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솔직히 이 작품을 마무리하고 나서 현재 벌어진 슬픈 사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고로 인해 제가 느끼는 엄청난 슬픔과 아픔과도 너무나도 닮아 있는 감성이 이 작품에 존재하고 아픔을 느꼈기에 더욱 더 가슴을 후벼파는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쉽게 떨쳐낼 수가 없습니다.. 세상은 어떻해서든 끊임없이 혼란속에서 질서를 잡고 미래를 향해 이어져가고 조물주의 시선속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역사와 모습과 현실과 삶들은 어떤면에서 변함없는 심전도 그래프의 오르내림처럼 보여지고 어느순간에는 잊혀지고 또다른 행복이 그 아픔을 대신하게 되겠지만 지금 이순간 너무나 슬픔 마음은 다른 무엇보다도 큰 것입니다.. 사실 소설의 독후감에 현실적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죄송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은 작품이었고 생각만큼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지식이 필요치 않은 누구나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프지만 과하지 않고 전문적이지만 딱딱하지 않고 스릴러이지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좋은 작품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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