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빛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5
이누이 루카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이 지닌 감각이라는 능력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봅니다.. 사실 우리 몸에 맞춰진 육체적 감각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터득되어지는 것이죠... 어떠한 장애가 있지 않는 한 몸이 기억하는 감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뱉어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감각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질 않습니다.. 그냥 태어나면서 그대로 지닌 체 살아가는 것들이니까요.. 일종의 공기와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감각의 위대함이 무엇보다 자신에게 소중한 경우가 있겠죠..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더라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감각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의 예민함으로 커버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면 청각과 촉각에 기댈 수 있을테구요.. 귀가 들리지 않으면 시각에 집중될 수도 있을겝니다.. 여하튼 이런 인간의 감각에 대한 초월적인 능력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만 딱히 귀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체 일반적으로 살아가죠.. 그 감각의 일부분이 탈이 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인간에게는 이 외에도 수많은 심리적 감각을 몸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일반적으로 두드러진 심리적 감각중의 하나가 두려움이나 공포감이 먼저 떠오르네요.. 일종의 카타르시스적인 감정적 배출이 실제가 아닌 대리만족의 입장에서 이루어지면 현실적 두려움의 감정들이 많이 정화가 되나? 몰라, 뭐 그러려니하고, 여하튼 인간은 이런 공포적 감성이 가득한 이야기나 허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많은 독자들이 선호하는 장르에 공포문학이나 호러 감성이 가득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표지와 제목, 간단 정보로 파악해 보건데 호러 여왕이라는 찬사를 들었다는 한 일본 작가님의 작품이라 무척 기대가 됐더랬습니다.. 제목은 "여름 빛"이라는 표제작 외에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입니다..

    작가는 총 2부로 나누어서 과거의 시점의 이야기와 현재가 배경인 이야기로 나눠서 보여줍니다.. 물론 한꺼번에 단편을 그렇게 집필한 것은 아닌 듯하구요, 단편집을 모으다보니 그렇게 구성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1부는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눈, 입, 귀라는 주제로 구성된 작품으로 표제작인 "여름 빛"은 전쟁의 막바지의 일본의 한 지역을 중심으로 어린 소년과 얼굴에 커다란 점이 있는 왼쪽 눈에는 뭔가 신비한 푸른 빛을 띄는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의 반전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표제작인 이유가 있습니다.. 상당히 멋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편중 최고로 느껴지더군요.. "쏙독새의 아침"은 한 대학생이 하숙을 하면서 겪는 일종의 유령담입니다.. 조금은 감성적이면서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흔한 느낌의 구성인지라, "백개의 불꽃"은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둘 중하나는 잘나고 하나는 못났습니다.. 그리고 질투를 합니다.. 이로 인해 저주와 아픔이 이어지죠.. 대강 느낌이 오시죠.. 이렇게 1부는 각 단편마다 눈(여름 빛), 입(쏙독새의 아침), 귀(백개의 불꽃)의 몸의 일부와 관련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2부는 현재를 배경으로 한 이, 귀, 코라는 주제로 구성되네요.. 첫 작품은 "이"는 말 그대로 이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병원에 입원하여 가보니 한쪽 팔이 잘리고 코와 발에 무수한 상처가 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가 퇴원하는 날 친구가 식사 초대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만찬을 즐기죠..  제법 괴기스러운 이야기입니다.. 현실성이 없어보이긴하지만, 두번째 작품은 "Out of This World"는 소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술가로서 실패한 한 아이가 시골로 전학온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아동학대와 관련된 이야기로 소년적 감성의 아픔이 잘 스며들어 있습니다.. 나쁘지 않네요.. 마지막 작품은 "바람, 레몬, 겨울의 끝"이라는 작품입니다.. 소재적 측면에서 상당히 잔인한 범죄적 이야기입니다.. 해외에서 인신매매로 유입된 어린 소녀들과 관련된 이야기이니까요, 주인공은 타인의 감정과 관련된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죠.. 표제작과 더불어 가장 좋은 느낌의 감성이 잘 살아난 작품인 듯 싶습니다.. 아마도 일부러 이렇게 구성한게 아닌가 싶네요..

    줄거리에 보셨지마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가 단편집에 전반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이 가진 감각과 그 감각을 움직이는 육체의 일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뭔가를 풀어내고 있죠.. 하지만 그 뭔가가 일반적이지 않아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지정보라 하나요, 뭐 그런거에 나온거는 호러 여왕을 운운하던데 표지 사진도 제가 좀 호러틱하게 찍긴 했지만 작품은 그렇게 호러틱하질 않습니다.. 상당히 감성적인 아픔이 가득한 심리적 두려움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은 판타지스럽고 일종의 허구적 상상력이 가미된 부분도 없진 않지만 보여지는 만큼의 호러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그게 더 좋네요.. 그래도 꼭 호러라고 해야한다면 감성적 호러라고 지칭해 봅시다.. 싫음 말고

    각각의 단편마다 나름의 기준 이상의 즐거움은 있었습니다.. 특히 말씀드린대로 처음과 마지막은 무척 감성적 즐거움이 마음에 드는 단편들이구요, 어린 마술사의 이야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도 뭐 그럭저럭, 전반적으로는 충분히 처음 접하는 작가에 대한 나름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구요.. 국내 독자들의 선택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애초에 생각했던 강렬한 호러여왕의 설레발은 전혀 없었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았기에 더욱 마음에 드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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