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어나서 처음으로 방문하는 지역이 있으면, 사실 그 생경한 지역에 도착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정신도 없을  뿐더러 어디가 어딘지 제대로 파악이 안되기가 일쑤죠..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새로 접한 지역을 파악하기 위해 무턱대고 버스를 타고 다니곤 했습니다.. 사실 쭈볏거리며 노선을 확인하고는 버스를 타고서 어딘지도 모를 곳을 무작정 돌아다녀보는거죠... 그렇게 정신없이 며칠을 보내고나면 나름의 파악이 가능해집니다.. 아마도 모든 일의 기준도 그런 습성을 따라가지 않나 싶네요.. 처음 접하게되는 일에 있어서 조용히 또는 남들 모르게 이런저런 기웃거림과 함께 눈치껏 상황을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면 나름의 자신감도 붙고 더 나아가서는 어느시점에서는 누구만큼 아니 누구보다 더 많이 알게 되는 경험이 쌓이는 거니까요.. 그런 노하우가 결국 자신이 가진 성격이나 재능과 부합되어 두드러지게 드러나게 되는거죠..

 

    요 네스뵈 형님께서 오셨더랬습니다.. 남쪽 지방의 문화적 불모지에서는 형님을 마중하러 갈 여유가 없어 사인본 하나 제대로 받아보질 못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오셨다는 사실에 나름 행복했더랬습니다.. 세계적인 작가님들이 얼매나 많은 글로벌 투어를 다니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제가 좋아라하는 분이 국내에 그것도 우여곡절(?) 끝에 방문해주시니 감사했더랬습니다.. 다음에는 부산~라는 말씀까지 남기셨다니 나름의 배려가 무척이나 좋더군요.. 그런 요 행님의 내한에 맞춰 두 권의 작품이 출시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오신 이유중의 하나가 그동안 출시되었던 "스노우맨"의 나름 중박 이상의 히트와 이어지는 "레오파드"에서 뿜어 나오는 해리 홀레라는 캐릭터의 과격한 거친 내음이 독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된 이유도 있겠거니와 이번에 출시된 "박쥐"와 "네메시스"의 홍보 차원도 있었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이번에 읽은 "박쥐"는 해리 홀레라는 캐릭터의 시작점입니다.. 향후 이어질 해리 홀레의 처음을 만나게 된 상황이구요.. 또 다른 출시작인 "네메시스"는 전작으로 출시되었던 "레드브레스트"의 연이은 작품입니다.. 아마도 실질적인 노르웨이에서의 해리 홀레의 중심적 시리즈의 시작은 아무래도 3편 "레드브레스트"부터 봐야한다니 그러려니 합니다.. 그러니까 전 "박쥐"를 읽었다구요.. 어지럽군요... 시리즈의 출간이 와따가따 하는 듯 하긴 한데 나름 또 구성상 출시는 잘 맞춘 듯 싶기도 합니다.. 정리합시다, 해리 홀레의 시작은 "박쥐"입니다.. 그리고 향후 두번째 시리즈인 "바퀴벌레"라는 작품이 언젠가는 출시가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3편이 "레드브레스트"이구요, 4편이 "네메시스", 5편이 미출시된 "더 데빌즈 스타", 6편 역시 미출시된 "리디머", 7편이 제일 처음 출시된 "스노우맨", 8편이 "레오파드", 9편이 미출시된 "팬덤", 10편이 "폴리스"라는군요.. 참조 하십시요.. 아따, 독후감 길어졌다.. 아, 단행본인 헤드헌터라는 작품도 있으니 검색해보셔도 됩니다..

 

    "박쥐"는 요 행님이 오스트레일리아를 밴드의 일원으로 방문하고나서 작가로서 함 살아봐야쓰거따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방문하면서 이곳저곳 돌아댕기면서 구상한 작품이기 때문에 배경도 호주입니다.. 이 호주라는 곳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본 작품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니까 오롯이 홀레라는 인물이 전체적 이야기를 차고 나가는 상황보다는 노르웨이 수사관인 해리 홀레가 자국의 아리따운 여인이 호주에서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난생 처음으로 호주라는 곳을 방문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배경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 집이 아니라서 배 내밀고 맘대로 해봐라가 싶지 않은 상황인게죠.. 아시잖아요.. 똥개도 저거 집 앞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고 말이죠.. 남의 집에 왔으니 일단은 그 집 주인들이 하는 행동거지들은 유심히 그리고 주의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는게죠.. 그렇게 진행이 됩니다.. 그러니까,

 

    해리 홀레는 호주에 옵니다.. 자국의 국민이 살해당한 사건으로 인해 파견을 온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앤드류 켄싱턴이라는 호주 원주민 - 일명 애버리진 - 이 파트너로 참여를 하게됩니다.. 그리고 처음 접한 지역에 대한 생경함이 앤드류라는 형사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희석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에게서 소수성애자를 소개받고 주변의 원주민의 모습을 접하게되고 이런저런 탐문수사에 정황적 자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앤드류에게서 호주의 역사와 원주민의 삶과 현재의 고통들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죠.. 얼마되지 않았지만 앤드류로 인해 많은 부분 적응에 도움을 받게 된 해리는 앤드류와 함께 살해된 잉게르 홀테르의 발자취를 조금씩 따라가면서 사건을 파악해나가지만 단서가 제대로 나오질 않고 사건은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벽에 부딪히고 해리는 자국으로 돌아가야할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해리 홀레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처음 접해 본 땅에서 자신은 한발 뒤로 물러난 체 상황을 주시하던 해리는 결국 사건의 중심을 파고 들게 됩니다.. 작가가 이 작품 "박쥐"를 쓸때에는 해리 홀레의 캐릭터화가 확실히 이루어지지 않았겠지만 우리 독자는 초능력(?)자인 관계로 나중에 굳혀질 해리 홀레의 스타일을 미리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해리가 후반부에 어떻게 행돌할 지를 대강 짐작이 가능하더군요..

 

    첫 작품입니다.. 요 행님이 글을 쓰기 시작한 첫 작품인게죠.. 그러다보니 남의 나라에 가서 주인공이 주체가 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이쪽 저쪽 제법 많이 기웃거리고 분위기 파악하기가 먼저입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주제(살인사건)속으로 바로 뛰어들기가 쉽지 않죠.. 뜸을 제법 많이 들이다가 압력을 빼고 나면 찰진 쌀밥이 나오는 것처럼 그동안 해리의 활약상을 기대하기까지  이전 스타일은 조금 내려놓아두시고 읽어나가시면 더욱 즐겁게 해리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반부는 호주라는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적 구성이 많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본 줄기인 강간살인사건과 어느정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쉽게 적응하고 빠져들기가 어렵더군요.. 호주의 역사적 사실이 무척이나 생소하고 잘 몰랐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해리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초반부에는 어느정도 객관성을 띈 관찰자의 입장이되다보니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해리의 진면목과 함께 사건의 구성이 찰지게 이어집니다.. 물론 초반부에 깔아놓은 호주라는 나라의 배경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지게 되죠..  그렇지만 딱히 반전이 기가 막히다든지, 생각지도 못한 결과물이 등장한다든지같은 즐거움을 이제 막 소설이라는 바다에 풍덩 빠져든 작가에게는 무리수가 있었지 싶기도 합니다.. 그럭저럭 머리 나쁜 저로서도 충분히 감이 오는 구성상의 단서들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해리 홀레가 누구인지, 미래의 해리 홀레를 먼저 알고 있었던 초능력(?)독자들인 우리들에게 시작점의 해리는 뭐랄까요, 꽤나 순수하고 여리고 나름 감성이 풍부한 일반적인 해리 홀레의 느낌이 많아서 - 세상속에 숨겨진 인간의 이중적인 본성에서 비롯된 더러운 때와 어둠의 범죄속에 조금씩 파괴되어가기 전의 모습이어서 - 참신하고 즐거웠다고 할까요, 앞으로 벌어질 자신의 삶에 있어 파괴적이고 거친 범죄의 세상에서 받게되는 엄청난 고통속에서도 꿋꿋이 나름의 정의를 보여주는 해리를 미리 알고 있는 저로서는 또 다른 안타까움도 들었습니다.. 모든 시리즈는 언제나 그렇듯 시작부터 차근차근 챙겨봐야되는 것이니 혹시라도 해리 홀레를 펼쳐보실 분들은 이 작품부터 챙겨보시는게 좋을 듯 싶네요..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작품은 "박쥐"입니다..  뜬금없지만 해리 홀레를 영화화한다면 가장 부합되는 인물이나 모습으로 요 네스뵈 형님이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뒷북인가,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