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랜드
스티븐 킹 지음, 나동하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지금도 생각납니다.. 어린시절 오토바이에 구루마를 끌고 오시는 아저씨께서 동네의 만화방 앞에서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으시고 구루마에 나란히 놓여있는 말에 아이들을 태우는 광경이, 조금 더 나아가서는 미니어처같은 바이킹으로 아이들을 현혹하시던 기억도 납니다.. 그 시절 저희들에게 놀이동산이란 그런 것들이었죠... 특히나 남쪽 지방에서 쉽게 놀이공원같은 곳을 가보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러다가 대도시의 어린이 공원에서 보게된 대관람차같은 놀이기구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어른들을 마구 쫄라대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이랑 다르죠.. 물론 아이들이 보게되는 놀이동산의 즐거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겠지만 그 시절에는 구루마에 올려진 스프링 달린 목마에도 미친듯이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이 네명을 이끌고 놀이동산에 가면 거의 초죽음 상태가 되는 아저씨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경우가 드문데 연달아서 스티븐 킹이라는 존재에 대한 각인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몇주일이네요.. 사실 얼마전에 지인 블로그에서 이벤트를 여셔서 스티븐 킹의 "죽음의 무도"라는 작품을 선물 받았더랬습니다.. 그때만 해도 조만간 킹쌤의 작품을 조금 읽어봐야겠다라는 생각만 했었거덩요.. 그러다가 스티븐 킹을 많이 언급한 한 작가님 작품(톰 프랭클린의 "미시시피 미시시피")을 읽다가 생각이 나서 예전 작품 "톰 고든을 사랑한 소녀"라는 작품을 읽고서 우와, 묘사와 표현적 문장의 달인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바로 이어서 최근작인 "조이랜드"까지 섭렵하게 되는군요.. 결론적으로 무척이나 즐거운 독서였고 재미진 작품이었습니다.. 연달아서 읽다보면 조금 지치기도 한데 분명한 건 제가 아는 스티븐 킹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묘사의 방법이 이 작품에서는 스토리 위주의 상당히 즐거운 서사가 이어진다는 거죠.. 전작의 독후감에서 묘사가 길게 이어지면 지칠 수도 있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 "조이랜드"는 킹쌤의 다른 문장적 느낌의 작품이었던지라 무척 행복하고 즐겁게 읽었습니다..

 

    상당히 따스하면서도 추리적 감각도 잘 적용된 차갑지않은 공포감이 가미된 인간적인 킹쌤 특유의 감성이 잘 살아있는 작품입니다.. 현재의 60대인 한 남자가 과거를 돌이켜보며 자신의 스물한 살의 뭔가 시작할 시점에서 겪게되는 성장통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물론 "조이랜드"라는 배경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죠.. 스물 한살의 데빈 존스는 또래의 친구들처럼 애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해나가고 있죠.. 미국 대학생 특유의 자신의 등록금은 자신이 벌자같은 그런 마인드로다가 자신의 애인인 웬디가 보스턴으로 일하러 가는 바람에 두사람은 소원해집니다.. 그리고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해변에 위치한 조이랜드에 방학동안 일을 하게됩니다.. 조이랜드에는 유령이 있습니다.. 그가 이 곳에 오기  몇년 전 린다 그레이라는 한 여성이 조이랜드의 일부인 공포의 집에서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죠.. 데빈 존스는 그 유령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조이랜드에서 그는 평생의 친구도 만나고 잊지못할 사람도 만납니다.. 그리고 조이랜드에는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수많은 경험도 일년 사이에 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조이랜드에서의 스물한 살의 시절로 돌아가는 데빈 존스의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킹쌤 특유의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렇게 강하지 않은 유령적 개념과 추리적 장치도 그렇거니와 전체적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과거의 한 젊은 청년의 성장통같은 이야기적 흐름은 상당히 따숩고 행복함마저 듭니다.. 근래 들어서 킹쌤이 보여주시는 그런 따스함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제가 근작으로 읽었던 "11/22/63"에서 받았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긴장감부분에서는 케네디의 암살을 다룬 그 작품이 더 나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대학생의 성장통을 다루는 평범하고 진부한 줄거리(이런 이야기 너무 많지 않나요,)에 가미된 킹쌤 특유의 감성적 휴머니티는 이 작품속에 잘 드러나 있는 듯 싶습니다.. 물론 유령이 등장하고 연쇄살인이 이야기를 끌고가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거부감이 들 정도의 자극적 느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오히려 대중적 취향에 더 부합되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킹쌤의 작품은 영화화가 많이 됩니다.. 문장의 특성이나 표현 자체가 워낙 입체적이고 시각화가 가능한 구체적 묘사가 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쉽게 상황파악을 만들어준다는 이점 이외에 이야기의 서사나 구성 역시도 독자적 감성에 제대로 부합되는 상황적 입체감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 "조이랜드"도 그런 영화적 상상력과 입체감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 그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런 가독성은 언제나 즐겁죠.. 지겹지도 않고 그렇다고 많이 가볍지도 않은 그런 독서의 느낌은 아무나 보여주는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동안 스티븐 킹이라는 작가의 작품에 조금이나마 거부감을 느끼시는 독자분들에게도 이 작품은 상당히 탁월한 선택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극적이지도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게 잔잔한 감동과 이야기적 재미를 전달해주는 느낌이 영미스릴러를 멀리하시던 독자님이시나 초보 장르소설 독자분들께도 그렇데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언제나보면 잘되는 맛집은 니맛 내맛도 없이 무난해보이는데 뭔가 그 집만의 전통이 가득한 곳이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고 나죠.. 조금 비교가 어설픈가요, 요즘 킹쌤의 작품을 보면 그런 느낌입니다.. 뭔가 오래동안 닦아온 바탕이 이제는 전통이 되어버린 그런 느낌,,, 아님 말고

 

    유령이 나온다거나 신통방통한 능력이 있다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이 뭔가 초자연적인 모습을 보인다든가, 그래서 그런 현상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든가, 뭔가 과학적인 답을 찾고자 하면 별로 재미없어지는 킹쌤의 작품들입니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장르적 상상력에 기댄 아주 좋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시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하시고 이 작품도 편안하게 읽어나가신다면 무척 즐겁고 행복한 독서가 되지 싶습니다.. 예전에 읽어본 몇몇 스티븐 킹의 작품 - 휴머니티를 강조한 성장소설같은 작품들은 거의 영화로 접했음 - 들은 공포스러운 감성과 이야기적 흐름이 무척 좋았으나 나름의 거부감을 가진 경험이 제법 있었으나 요즘들어 읽어보는 작품들은 나름 행복하고 즐겁고 편안하게 다가와서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네요.. 킹쌤이 편안해졌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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