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5
백상준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4월
평점 :

으아, 이제 4살된 막둥이 녀석도 좀비를 압니다.. 그러니까 좀비가 뭘 지칭하는지는 제대로 모르는데 초등학생 형이 하는 휴대폰 게임속의 좀비를 보고선 좀비좀비좀비하고 이야기하는걸 보니 참 세상이 우리때와는 참말로 많이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사실 전 좀비라는 개념을 고등학교 다닐때 비디오로 우연히 알게 된 조지 로메로옹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인가요, 그 작품을 보면서 좀비라는 개념을 단어 이전에 존재로서 먼저 깨우쳤던 기억이 납니다.. 쇼핑몰에 풍족한 삶으로 보이는 살아남은 인간들이 좀비의 세상속에 갇혀버린 이미지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만, 여하튼 요즘 애들은 좀비라는 존재나 개념을 성인으로 올라서기 한참 전인 아직 미취학아동인 상황에서도 당연시 삶속에 끌어들이는걸 보니 이제 우리의 이야기속에서 좀비는 일종의 뱀파이어같은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존재감으로 각인이 된 모냥입니다.. 별로 무섭지도 않나봐요..
사실 현재 우리가 좀비라는 존재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화된 느낌은 그렇게 오래된 개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뭐 예전부터 좀비라는 살아난 시체적 개념은 부두교의 주술에 등장을 하지만 실제적인 현재의 좀비의 인식은 앞에서도 밝현대로 조지 로메로옹의 작품속에서 등장한 살아있는 시체의 개념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듯 싶네요.. 많은 영화적 상징이나 소설속에 등장하는 좀비의 형태는 아마도 로메로 감독의 작품 이전과 이후의 인식으로 일반적인 구분이 가능하지 않나 싶은데, 아님 마는겁니다.. 그냥 제 생각이니까요..
전 좀비 소설이나 좀비 영화가 무척 재미집니다.. 아무리 허접하게 등장하는 이야기적 구성이라치더라도 일단 재미지게 보는 편입죠.. 어릴적 우연히 본 좀비영화의 인식이 쉽게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 아무 사전지식도 없이 고딩시절 받아들인 좀비의 공포적 감각은 향후 좀비에 대한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도움이 되더구만요, 수많은 좀비영화를 보고 생각보다 많은 좀비 소설을 접하곤 하지만 여전히 읽는 동안에는 늘 즐겁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작가님의 좀비 소설을 읽었는데 이야기적 구성이나 내용적 완성도를 떠나서 읽는동안 나름 즐거웠습니다.. 백상준 작가의 "좀비 그리고 생존자들의 섬"이라는 중단편집인데요, 중편에 해당하는 "섬", "거짓말"이라는 작품이 있고 두 작품 사이에 "천사들의 행진"이라는 중단편정도 작품이 하나 들어 있습니다.. 총 세편의 작품을 구성된 작품집이지만 세 작품은 연작의 형태로 상호 이어져 있습니다.. 모두 갑자기 어떠한 이유도 없이 좀비가 창궐하여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그려내고 있는거죠.. 같은 지역의 같은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은 주변에 한번 쯤은 스쳐 지나갔을 수도 있는 주인공들입니다..
"섬"이라는 작품은 한 미혼의 남자가 갑자기 좀비가 세상을 집어삼킨 시점에서 어떤식으로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일종의 좀비 일기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상당히 가볍고 유머스러운 심리적 압박감을 자연스럽게 살린 작품인 듯 싶습니다.. 일반적인 삶속에서 한순간에 바껴버린 좀비의 세상속에서 살아남은 한 인간의 심리적 주절거림을 나름의 공감대를 잘 자극시키며 제법 읽기 편한 가독성을 불러줍니다.. 하지만 너무 작위적인 이야기적 낭비는 작품의 값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주인공의 심리를 중심으로 상황 묘사를 한 부분은 나쁘지 않았으나 대중의 공감을 얻어려고 대중적 가벼움을 너무 많이 드러낸 듯 싶어서 딱히 남는 것은 없더군요.. 그래도 읽는 재미는 분명 있었습니다..
"천사들의 행진"은 상당히 파괴적이면서 상황적 지옥도가 제대로 구성된 단편집입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그것도 장애를 가진 여인의 삶을 끌어들어 좀비들이 등장한 세상의 종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이야기하고자하는 중심은 좀비의 세상이 아닌 인간의 세상의 탐욕과 욕망과 공포의 진정한 두려움을 우선시하고자 하네요.. 그러니까 현재의 세상이 지옥이나 다름없은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현실이지만 인간들이 살아오던 시절의 주인공들은, 특히 서희라는 맹인의 삶은 현재보다 예전이 더 지옥이었던거죠..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인간들이 스며듭니다.. 그녀에게 있어 인간과 좀비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작위적인 인간의 파괴적 본성을 드러낸 부분이 상당히 거슬리더군요.. 하지만 분명 뭔가 알려주고자한 주제적 개념은 충분히 납득이 되었습니다..
"거짓말"은 좀비가 창궐하기 몇주전에 전역을 기다리던 한 말년병장의 이야기입니다.. 정태현이라는 인물이 제대하기 얼마전 좀비가 창궐하고 세상은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하게되죠.. 그리고 그들은 생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모든 군대가 사라지고 서로 연락이 두절되자 자신들의 부대로 돌아온 정태현외의 부대원들과 간부들은 나름의 생존을 위해 자신을 지켜나가고자 하죠.. 하지만 여전히 군대조직의 부조리는 존재하고 인간들이 모여든 곳은 언제나 탐욕과 이기적 욕심이 우선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인간성을 중심으로 또다른 삶과 생존의 희망을 찾아보려고 하죠.. 이 작품은 너무 군대적인 이야기인데다가 좀비소설에서 군대의 현실을 끌어들이는 모습이라 크게 어필하지 않더군요.. 특히나 여성분들은 그나마도 좀비소설을 많이 보시지 않을텐데 이 작품을 보시면서 무척 지루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름의 군대의 군인정신은 영웅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보여주시고자 했는데 그럴려면 애초부터 멋지게 만들어주시던가요, 역시나 좀비의 세상속에 보여지는 살아남은 군인들의 이야기도 상당히 작위적이었습니다.. 공감이 잘 안가요, 세상에 누가 살아남기도 힘든데, 군대식의 까라면 까라는 이야기에 집중하겠습니까, 별로 재미없었어요.. 군대이야기답게 조금 과격하면서도 멋진 영웅적 이야기를 보여주시지, 너무 우리나라 군대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을 비꼬는 듯한 일종의 편견적 구성은 더이상..
전반적으로는 읽기에 어려움이 없기에 빠른 시간안에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인 듯 싶습니다.. 그렇지만 상당히 허접하게 다가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나름의 기획력과 사전 구성력을 고려하신 작가님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독자로서는 보다 구체적인 구성과 상황적 몰입감이 더 다가오는 작품이 끌리는게 현실입니다.. 특히나 좀비라는 긴박한 스릴감이 전제가 되는 작품이라면 더욱 중요한 요건인게지요.. 물론 대부분의 좀비 관련 작품들이 좀비를 통한 인간의 이야기일테지만 대체적으로 좀비가 부각되는 현실인 반면 이 작품은 좀비를 배경으로 한 사람들의 이야기임이 조금 더 두드러지네요.. 하지만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일반적이고 가벼워보이는게 문제인거죠.. 그래도 잘 읽히는 점은 나름 장점,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