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21 종말의 날
더스틴 토머슨 지음, 권도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무식하네요, 정말 제가 무식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전 마야문명이나 잉카문명이나 다 비슷한 지역을 중심으로 뻣어나온 남미의 하나의 문명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즈텍문명이 떠올랐고 찾아보니 이 3대 문명이 중남미를 대표하는 문명이더군요.. 다들 다른 문명입니다.. 중미 멕시코를 중심으로하는 아즈텍 문명과 남미의 페루를 중심으로 하는 잉카 문명은 10세기 이후에 번성한 반면 기원전부터 이루어 나온 마야 문명은 중미의 과테말라 등지에 10세기 초반까지 가장 뛰어난 문명의 하나로 일컬어지던 것이더군요.. 그리고 이 마야문명하면 종말론에 휩싸인 마야의 달력의 법칙이 가장 유명하더군요.. 그러니까 전 여태까지 마야문명이 중남미 전체를 아우러는 문명의 발상이라고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엄청 무식한 넘인거지요.. 또 하나 이 마야문명을 떠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멜 깁슨이 만든 아포칼립토라는 영화를 생각하시면 되시겠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찾아보니 그렇다고 하네요..
제목에서도 대강 짐작은 하시거지만서도 이 작품은 종말을 다룬 이야기인것처럼 보입니다.. 그것도 2012년 12월 21일이라는 마야달력에 기인한 종말론적 세계관을 담고 있지요.. 영화도 보셨겠지만 한때 이 종말론에 심취한 수많은 추종자들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반 궁금증 반 뭐 이런 심사로 흥미위주의 종말론을 소문처럼 유행시킨 것도 한몫을 단단히 했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도 나왔으니까요.. 여하튼 이런 마야 문명이라는 개념을 끌어다가 의학적 바이러스의 공격이라는 스릴러적 감각까지 보태서 하나의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낸 작가는 더스틴 토마슨이라는 작가입니다.. 예전에 "4의 규칙"이라는 작품으로 제법 인지도 있는 작가님이시죠... 근데 전 분명히 읽었는데 전혀 기억에 없네요.. 아마도 상당히 지루해서 중간에 접었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대강 파악을 해보니 기억은 나네요.. 똑똑한 대학생들이 어떤 역사적 암호를 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만든 스릴러소설이더군요... 나름 인기를 끌었다니 한번 찾아서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진 않을겝니다.. 물론 저도 읽었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결말부분은 전혀 모르겠으니 중간에 접은게 확실할테지만,
하지만 이 작품 "12.21 종말의 날"은 중간에 접을 만큼 지루함은 없습니다.. 게다가 많이 길지도 않습니다..나름의 가독성은 충분이 가지고 있는 나름 흥미진진한 스릴러소설이라고 보시면 될 듯 싶네요.. 주인공은 일명 광우병 유발인자라 불리우는 프리온이라는변형 단백질을 연구하는 스탠튼 박사와 마야문명에 대한 전문가인 마야인 첼 마누 박사입니다.. 이들은 남과 여이지요.. 처음에 우연히 한 병원에서 프리온처럼 보여지는 질병을 앓고 이는 듯한 마야인이 들어오면서 담당 의사가 스탠튼 박사의 도움을 요청하면서 사건은 벌어집니다.. 이 마야인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죠.. 그리고 스탠튼 박사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전염적 질병인 VFI(변형 치명적 불면증)으로 명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급속도로 죽음에 이르게 되죠.. 또한 이 질병은 어떠한 매개로 인해 순식간에 퍼져나가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치명적 전염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시점이 12.11일부터 시작됩니다.. 마야의 달력이 이야기하는 종말의 날인 21일까지는 열흘이 채 남지 않은 것이죠.. 그리고 최초 VFI의 숙주인 마야인이 가지고 온 마야유적에서 도굴한 문명을 나타낸 유적 사본이 이 종말적 이야기의 중심에서 단서를 준비해줍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끝으로 쉼없이 달려가는거죠... 병만족의 도움을 받았으면 되었을텐데, 아마도 그때 병만족은 아마존 어딘가에 있었는가 싶은데 맞나요?.. 종말이 끝나고 마야로 넘어간 것 같던데... 일찍 부르지 그랬어,
현대 의학과 과거 멸망한 문명이 만났습니다.. 어떠한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마야문명은 한순간에 멸망을 하게 되고 역사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문명을 꽃피웠던 곳은 정글로 뒤덮여 19세기 후반까지 전혀 드러나질 않죠.. 그리고 새롭게 조명된 그들의 문명은 과히 상상도 하지 못한 찬란한 수학적, 과학적 역량을 가진 역사였던거죠.. 세상이 여전히 천동설과 평평한 지구라 여길때 그들은 천체를 관측하고 별들을 확인했으며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뛰어난 문명족들이었던거죠.. 그런 그들은 어느순간 어떤 이유로 멸망을 하게 됩니다.. 인육을 즐겨 먹었던 토템적 신앙이 원인인지, 오랜기간 가뭄으로 인해 기근으로 멸망했는지 아님 또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역시나 그들의 과거의 삶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호기심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역사적 유물속에서 파악한 미래적 종말론에 대한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현 시대에 가장 두려운 존재중 하나인 바이러스를 대입시킵니다.. 그들이 남겨놓은 유물과 유적의 말대로 그들이 주창했을지도 모를 종말론은 하나의 사실로 받아들여지는거죠.. 이 종말의 시초가 마야문명을 도굴한 이유로 저주를 받은 마야인임을 내세우고 그들의 종말론이 인류에게 순식간에 종말의 공포를 안겨주게되는거죠.. 재미있는 설정입니다..
근데 너무 짜맞춰진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소설속에 등장하는 마야문명에 대한 이야기는 일종의 역사적 근거와 사실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허구적인 바이러스를 주입시킨건데 조금 어색합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방식 또한 솔직히 이야기의 구성상 크게 와닿지가 않아요.. 어떠한 매개로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방식을 설정한 부분이 너무 작위적이고 광범위하게 대충대충 넘어가버리는거죠.. 게다가 딱히 공포스러운 위기감도 작용하질 않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이 앞서는거죠.. 그리고 소설의 주인공들이 펼쳐나가는 현 상황을 해결할 시발점과 목적점이 너무 어설프게 이어지니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구요, 무엇보다 주인공이라는 인물들의 색채감이 너무 무채색에 가까워 일종의 영웅적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답지않게 빠져들지 않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어색하디 어색한 로맨스라니, 그냥 동료였다면 좋았을텐데..
마야문명이라는 배경을 파악하고 즐기는데에는 충분한 재미가 있습니다.. 소설 자체가 주는 종말적 긴박감이나 이야기적 재미는 조금 떨어지구요, 프리온이라는 광우병 관련 유발 단백질 인자같은 의학적 용어에 대한 정보도 생경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즐거움을 줍니다.. 이 모든 매개체와 이야기적 구성물들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고 있었던 사실에 기인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엮어내는 주인공들과 그들의 전문분야의 일치점은 조금 어색하고 이런 소재적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역할이 된 것 같아 안타깝구요.. 결국 그냥저냥 즐길만한 스릴러소설 이상은 되지 못한 것 같네요.. 그래도 일단 저에게는 마야문명이 중남미 전체를 통하는게 아닌 중미의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지역의 가장 오래된 뛰어난 문명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계기가 되었으니 그리 나쁜 책읽기는 아니었네요..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