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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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제가 어릴때에만해도 동네에 굿을 펼치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삼십년 전 정도입죠..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거의 그런 굿판을 펼쳐는 광경을 보기가 어렵죠.. 그만큼 미신적 느낌이 강한 지역색이 가득한 굿판은 많은 부분이 퇴색되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제가 어릴 적 기억으로는 무당들이 펼치는 굿판의 모습이 무섭고 소름 끼치는 신께 바치는 제물적 의도보다는 보다 즐겁고 함께 하자는 느낌이 강한 동네 잔치적 느낌도 상당히 강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굿마다 다르겠죠.. 그냥 기억으로는 그렇답니다.. 참 재미있고 즐겁게 웃으면서 함께 춤도 추고 했던 기억이 나서요... 그런 샤머니즘적인 토속신앙의 형태는 세계 어딜 가더라도 존재를 하고 있을겁니다.. 물론 현시대에서 대체적으로 퇴색되어가고 있긴 하겠지만 그런 의식을 형태가 다른 방법으로 변주되어 꾸준히 인간의 심성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적 본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데 유독 옆나라인 일본이라는 섬나라에서는 그런 토속신앙과 원시적 미신에 대한 신적 종교가 남달리 발전해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일반적인 종교적 개념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너무나 많은 신들이 사는 곳이 아마도 일본이라는 나라일겁니다.. 어떻게보면 얼토당토 않한 믿음에 대한 산물의 부작용을 세상 어느 곳보다 많이 볼 수 있는 곳도 일본인 듯 싶더군요.. 오옴진리교라는 사이비종교의 피해도 있고 수많은 지역의 신사들에서도 일반적인 종교적 개념의 의미와는 다른 지역색이 강한 종교적 색채가 수없이 존재하는 곳이 일본이라는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건담"도 신적 의미를 띄고 숭배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더군요.. 아님 말고

 

    그렇다보니 이런 토속신앙이나 지역적 미신과 결부된 미스터리 소설도 상당히 인기가 있나 봅니다.. 아마도 그 대표적인 작품이 미쓰다 신조의 "도조 겐야 시리즈"가 아닐까 싶네요.. 국내에서도 차근차근 출시가 되어 이제 네권 가까이 도조 겐야를 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당히 일본적 색채가 강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본격 미스터리적 구성에 가까운 환상공포소설류이구요...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마니아층을 가진 작가님이신 미쓰다 신조 아저씨께서 이번에 보여주신 작품은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이라는 도조 겐야의 국내 출시 네번째 소설입니다.. 근데 이 시리즈가 그동안 첫 권부터 나온게 아니라 제각각이긴 합니다.. 혹시라도 보실 분들은 일단 염매처럼, 잘린 머리처럼, 산마처럼, 미즈치처럼으로 읽으셔야 순서는 어느정도 맞을 겁니다.. 중간중간 아직 빠진 것도 있습니다... 여하튼 그렇다구요...

 

    사실 저도 네 권을 다 읽진 못하고 아직 잘린 머리처럼, 과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만 읽었는데요... 저에게는 조금 버겁네요... 일본 미스터리에 생각만큼 적응이 안되어 있는데다 내용들이 너무 구체적이고 과다하게 진행이 되는 부분이 없지 않은지라 잘린 머리처럼은 상당히 지루하게 초중반이 흐르다가 막판에 많은 뒤집기를 보여주시는 경우였구요.. 이 작품은 조금 다릅디다.. 전작과는 달리 초반에 전체적인 윤곽을 제대로 잡아주십니다.. 어떤 지역에 이러저러해서 이러한 상황이 생겼다..라고 말이죠.. 그러니 독자들이 아무것도 모른체 지리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불상사는 처음부터 막아주시는거죠.. 그런 관계로 엄청 두꺼워 보이는 내용들도 한결 집중하기가 편합니다... 내용인즉슨 이러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일본의 하미촌이라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미스치라는 신께 올리는 일종의 감의와 증의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네개의 부락에서 신관들이 돌아가면서 가뭄일때에는 증의를 장마비가 쏟아지면 감의를 행하면서 미즈치신의 분노를 제사로서 공양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오타 촌의 다쓰오 신관이 제의시 죽음을 당한 후로 신관이 제의를 지내는 동안 불안함을 겪게 되는데 말이죠.. 소설의 진행상 지금으로부터 십삼년전 하미땅의 최초 부락인 사요촌의 미즈시 신사의 신관인 류지의 아들인 류이치가 제의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을 하면서 미즈치신에 대한 공포감을 이 지역에서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는거지요.. 신관들이 감의나 증의를 하는 경우 신관으로서 신찬을 만들어 공양을 할때 무척 조심하게 되는 겁니다... 여기에서 도조 겐야의 선배인 아부쿠로가와 가라스라는 사람이 이 지역의 민속적인 공양 제사에 대해 불길한 기운과 상황적으로 벌어지는 기묘한 환상적 공포감에 대해 민속학자인 도조 겐야에게 알려주게 되는거죠... 그리고 겐야와 그의 편집자인 소후에 시노는 하미땅으로 미즈치신에 대한 증의를 체험하러 가게 됩니다.. 그리곤 불길한 공포에 걸맞은 살인사건이 펼쳐지죠...

 

    이 내용속에 또다른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상당부분 아이의 시점에서 3인칭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키 쇼이치라는 아이의 가족의 이야기인데 말이죠.. 이 쇼이치 가족이 위에서 말한 미즈시 신사의 신관인 류지의 양녀인 구키 사기리의 자식들입니다 그러니까 류지의 양손자와 양손녀들입니다.. 전체적 이야기의 중심은 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점도 일단 중요하니 대강 기억해두시면 좋을 듯 싶네요... 사실 줄거리가 너무 방대해서 적기에도 부담스럽습니다.. 초반을 읽어 나가시면 전반적인 이해도는 전작들과는 달리 빠른 이해도를 줄 듯 싶으니 아마도 큰 문제는 없을 듯 싶네요..

 

   꼼꼼히 살피고 상황적 구성들이 아주 잘 구성이 되어 이 작품 시리즈를 좋아라 하시는 독자분들께는 아마도 시리즈중 가장 재미진 작품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이야기들이 어렵게 진행되지 않고 도조 겐야의 등장과 쇼이치의 과거 및 현재의 모습들이 서로 잘 엮이면서 실질적 사건이 벌어지기까지도 집중도를 놓치지 않고 이어지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너무 길긴 합니다... 이야기가 기니 독후감도 엄청 길어지긴 하는데 역시 이 작품이 주는 상황적 반전과 공포감 조성에 대한 분위기는 과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섭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무섭더라구요.. 인간의 무서움과 환경과 미신이 주는 공포감이 잘 어우러지니 뭐 두말 할 필요가 없는거죠... 게다가 말씀드린대로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잘 되어 있어 상당히 긴 분량임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힘을 준다는거지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래동안 읽은 작품입니다만 다 읽고나니 그래도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큰 연관성이 없으니 도조 겐야 시리즈를 읽어보실 분들께서는 가능하면 순서대로 읽어보시는 것이 좋겠지만 가장 재미난 작품부터 적응하시고 싶으시면 이 작품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부터 읽어보시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싶습니다... 하지만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 너무 말이 많습니다.. 솔직히 헷갈리고 좀 하구요... 이름들도 헷갈립디다.. 오죽하면 역자님도 후반부에 몇몇 이름들에 오타를 내셨더군요... 여하튼 대단한 작가이긴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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