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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 세계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들이 창조한 위대한 탐정 탄생기
켄 브루언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제가 처음 스릴러 소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시점이 아마도 1994년이 응답하기도 전인 93년경의 군대시절에 보았던 토마스 해리스의 "레드 드래건"과 "양들의 침묵"이 아닐까 싶습니다.. 뭣도 모르고 우연히 고려원에서 나온 작품을 휴가를 나왔다가 귀대길에 지루함을 달래고자 - 집은 남쪽 끝, 부대는 북쪽 끝 - 펼쳐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도 "양들의 침묵"을 먼저 읽었을 겁니다... 숨이 막힐 정도의 충격적 재미가 몰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부터 딘 쿤츠, 스티븐 킹을 비롯한 몇몇의 영미스릴러작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때가 아마 상병 휴가였으니 제대시까지 제법 많은 작품을 사고 읽었던 것 같아요... 제대할 때 들고 오기 힘들어서 부대 도서관에 전달했던 기억이 나는 걸 보니까 말이죠..
보통의 영미 장르소설의 중심은 시리즈의 연결에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대로 된 인식으로 읽었던 토마스 해리스의 "한니발 렉터" 시리즈도 마찬가지구요.. 우리가 익히 아는 수많은 탐정들도 시리즈로 이어지죠... 80~90년대까지 유행했던 미국드라마 더빙 시리즈처럼 말입니다.. 그중에는 아래의 작품에서도 나오지만 탐정 스펜서 시리즈도 있었죠... 이 시리즈도 대한민국 절대(?) 공영방송에서 남들 다 잘 시간에 양지운 아저씨 목소리로 매주 방영해준 기억도 납니다.. 이런 전반적인 이야기들의 기준은 역시 대중소설이죠... 특히나 영미쪽에서는 이런 대중적 장르소설의 활성화가 워낙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져 있는 것 같습디다...
반면 국내에서는 그런 장르라는 개념의 인식이 B급의 싸구려 문화로 인식되어 - 지 잘난 전문적인 고차원적 지식을 가진 대중들의 의도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여하튼 시리즈의 의미같은 것도 무시한 체 무작위적인 형태로 번역되어 선보여지는 경우가 허다했죠.. 물론 날림 번역의 형태가 되기도 - 일본어로 번역된 작품을 다시 국내 번역으로 손쉽게 하면서 원어적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없었다면 말구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을겁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국내 장르시장에 고려원같은 출판사에서 많은 작품을 선보여주신 기억도 납니다.. 그 당시 읽었던 책들의 많은 부분이 이 출판사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뭐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면서 개인적으로 되는대로 사서 보고 던져버리면서 접했던 독서의 유형으로 영미작가들의 작품들을 무작위로 읽다보니 뭔가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 다분했는데 이런 점은 국외에서도 마찬가진가 봅니다.. 그래서 미국의 유명한 미스터리스릴러 편집자이신 오토 펜즐러라는 분께서 당대에 유명한 미스터리스릴러 작가분들에게 의뢰를 해서 그들이 창조한 캐릭터들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비하인드 스토리로 보여줘보자라고 하신 것 같아요... 이른바 오토 펜즐러의 "라인업"입니다.. 물론 오토 펜즐러는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수많은 최고 범죄소설 작가님들이 창조한 그들만의 캐릭터에 대한 탄생기를 다룬 라인업을 쫘악 펼쳐 엮어놓으신거죠.. 하나하나 살펴볼라치면 아주 대단한 등장인물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캐릭터만 간단하게 몇명 말씀을 드리자면 잭 리처, 해리 보슈, 링컨 라임, 모스 경감, 콜과 파이크, 람보, 스펜서등등 현재까지도 기세등등한 세계적 크라임소설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겁니다.. 물론 이외에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보여지지만 세계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얻은 많은 작가님의 인물들도 자세하게 표현하고 묘사하고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인물을 창조한 작가 자신이 직접 말입니다.. 어느 다른 누군가의 카더라~라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리즈를 창조한 작가가 자신이 그려낸 인물들을 때로는 소설식으로, 에세이식으로, 인터뷰식으로, 자신의 삶과 연계된 회상적 기억등의 사연으로 독자에게 다양한 형식과 구성으로 보여주게 되는 것이지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궁금했던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에 대한 창조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흥분감도 상당히 크고 말이죠...
사실 전 이 작품을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찾아서 볼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예전에 조금 읽다가 손에 잘 닿는 곳에 놓아두고 이런저런 작품 볼때마다 이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분석은 어떠했는지 알아볼려 했는데 손에 잘 닿는 곳도 관심이 없으면 절대 눈에 띄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 타 출판사의 국내 작품(조선의 명탐정들)을 읽다가 다시한번 챙겨보게 된 겁니다.. 물론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 이번에도 제가 보고 싶은 캐릭터만 뽑아서 읽었는데 예전에 이 작품을 접할 당시 읽었던 캐릭터가 그대로 나타나더군요... 이 독후감을 쓰고나서도 물론 또 읽어볼겁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여전히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들도 미리 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구요... 그래도 명색이 몇 년동안 읽은 책이라고는 미스터리스릴러류의 장르소설이 대부분인 저에게 무식하다는 소리는 안들리도록 말이죠.. 혹시 압니까, 이 책 정독 몇번하고나면 나름 전문가처럼 지식이 쌓여서 그 캐릭터는 이러저러하다라고 뽐낼 수 있을지, 아님 말고..
장르소설을 사랑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이런 작품은 한 권 정도 소장하고 있는게 좋을 것 같기도 해요... 언제 어디에서 이렇게 대단한 작가들이 직접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에 대해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책이 있을지 말입니다.. 예전에도 있었다고 하면 뭐, 할 수 엄꼬요... 앞으로도 있을꺼라고 해도 뭐, 그러려니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썩혀놓은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손에 닿는 곳에 놓아둔 관계로 먼지가 엄청 앉았더군요... 아니 이 작품을 그저 그렇게 내던져놓고 있었더라면 어린시절 한 손으로 들기도 힘들다던 M-60 기관총을 머리끈 질끈 동여매고 두다다다 갈겨대던 람보의 탄생기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냐 이 말입니다.. 단순한 순문학적 소설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장르소설에 관심이 없는 독자분들에게는 큰 감흥이 없을 작품이지만 분명 장르소설을 사랑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시리즈의 캐릭터가 있는 독자님이시라면 꼭 한번 펼쳐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근데 모르겠네요.. 이 작품이 출간된지 2년이 넘었는데 워낙 안 팔려서 절판되었는지도, 뒤늦게 파악했지만 제법 좋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골라보는 재미와 언제든 곶감 빼먹 듯 하나씩 훑어보는 재미가 만만찮은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