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을 위하여
윌리엄 랜데이 지음, 김송현정 옮김 / 검은숲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간혹 부부간에 싸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다보면 이해를 못해주는 상대방이 서운하고 속상하고 미운 경우가 허다하죠.. 분명히 서로의 견해 차이가 있고 행동적 측면에서 다름을 알고 있지만 역시 나와 같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짜증스러울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가진 남녀가 만나서 창조해낸 기적같은 존재이잖습니까, 그렇다보니 엄마는 아이를 나보다 더 나은 존재, 아빠보다 더 훌륭한 존재로 키우고 싶은 경우가 많고 아빠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여하튼 엄마라는 존재는 아이의 모습속에서 자신을 투영하여 최대한의 삶의 길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고 싶어하는 위대한 존재인거죠.. 물론 아빠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방식적 차이는 언제나 존재하는거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아빠들은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믿고 그 아이가 살아갈 삶의 길 밖의 울타리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 길속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 걸어가는 길을 꾸준히 지켜주는 그런 역할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러다가 한번씩 울타리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이면 심각한 경고등이 반짝거리면서 아이들과 엄마들은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생기는거죠.. 이 울타리 근처로 다시 오면 10만볼트 전기를 흘려보낼테니 조심해,라는 위협을 가하는거죠.. 그래서 아빠는 무섭고 가까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닌가요, 그럼 말고

 

    첫 의도는 부부들의 아이에 대한 견해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적다보니 결론이 최큼 옆으로 흘렀습니다만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고 가정이라는 틀속에서 인성을 배우게하고 사회속으로 내보내기까지 부모들의 노력이 엄청나게 중요한데 서로간의 아이들에 대한 입장이나 견해는 서로 잘 조율하여 아이들이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속에서 자신의 길을 잘 찾아낼 수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근데 왜 스릴러소설을 읽고 초장부터 어지럽게시리 이런 이야기를 장대하게 펼쳐놓냐구요,

 

     제가 말씀드리는 이 작품을 읽어보시게되면 꼭 저와 같은 유사한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고 자녀들을 위한 인문서적같은 부류는 아닙니다.. 작년 한해 영미권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보여주었던 스릴러법정소설입니다.. 윌리엄 랜데이라는 작가의 "제이컵을 위하여"라는 작품인데요.. 제목에서 보시는바와 같이 제이컵이라는 아이를 위해 그의 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소설입니다.. 상당히 재미지고 긴박감과 상황적 느낌이 주는 집중도가 가득한 작품입니다.. 줄거리부터 보시죠..

 

     미국의 매사추세츠 보스턴 근교의 뉴턴이라는 지방도시의 검사로 근무하는 앤디 바버는 자신의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인 벤 리프킨이라는 소년이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인 제이컵과 같은 반 아이죠.. 작은 지방도시인데다가 열 네살의 학생이 가슴에 자상을 입은 체 살해된 사건이라 지역적 이슈가 대단합니다.. 현재 사건의 시작점을 찾지못한 앤디는 그 공원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성범죄자로 기록된 한 남자 레너드 패츠라는 인물을 용의자로 삼고 수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벤 주변의 학생들에 대한 탐문조사도 이루어지죠.. 거기에서 자신의 아들 제이컵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이해상충의 문제등으로 앤디 바버는 검사의 권한을 라주디스라는 자신의 후배 검사에게 넘기게 되고 자신의 아들 제이컵이 주 용의자가 된 사실을 알게 되죠.. 이제부터 소설은 실질적 시작이 됩니다.. 살인 용의자가 되어버린 자신의 아들 제이컵의 무죄를 밝히기 위한 아버지의 노력과 그와 관련된 법정 이야기 및 바버가족의 가정사와 사건의 진실까지.. 한번 꽃힌 집중도는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상당히 많은 분량이지만 그 재미는 아주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마무리까지, 헉

 

     가정을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이 작품을 펼쳐본다면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줍니다.. 그만큼 작가인 랜데이씨께서 아주 섬세하고 구체적인 심리적 표현과 상황적 묘사를 공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문장을 만들어주셔서 더욱 그 느낌이 강하게 공감되긴 합니다만 부모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자식에 대한 느낌을 상황적 사건과 연결해 나가는 구성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야기의 초반부에서는 이런저런 군더더기같은 느낌의 자질구레한 주변상황과 가족 내부의 표현들이 지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겠으나 이 모든 구성의 묘사 자체가 그냥 주절거리는 내용으로 인식되어지는게 아니라 철두철미한 계획하에 상황적 구성을 고치고 또 고치고 깔끔하게 다듬은 느낌이 상당히 짙게 깔려 있습니다.. 뭐 솔직히 십년이 넘는 기간 동안에 단 세권의 장편소설만 집필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꼼꼼하게 문장을 다듬은 느낌이 상당했습니다.. 아마도 마지막까지 읽고 나시면 중간중간에 벌어지는 바버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헛스럽게 쏟아낸 문장이나 말들은 없었다고 느껴지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스릴러소설입니다.. 법정스릴러이죠.. 이쪽 계통은 대체적으로 재미가 있습니다.. 상황적 긴박감이나 긴장감이 일반 스릴러보다 더 쉽게 다가서기 때문이죠.. 법이라는 울타리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진행은 제법 독자들의 독서에 집중도를 높여줍니다.. 보통은 감동이나 반전을 중심으로한 스릴러적 기법에 많이 이용되기도 하죠... 하지만 이 작품 "제이컵을 위하여"는 감동이나 반전보다는 상황적 딜레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스릴러의 기본적 방식에 충실하면서 말이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당신같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댑니다.. 제이컵이라는 한 아이로 인해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어떠한 관점에서 사건의 당사자로서 판단이 가능할지에 대한 딜레마 말입니다.. 아마도 이 주제가 이 작품을 끊임없이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미혼의 독자나 가족이라는 개념에 있어 부모의 입장과는 조금은 동떨어진 분들에게는 그 판단적 공감이 저같은 아저씨나 부모들보다는 제법 옅을 수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입니다.. 단순 재미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조금 지루하게 다가갈 수도 있겠더라구요.. 또한 사건을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의 상황적 근거나 법정 이야기의 구체적 판단 근거는 조금 소홀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구체적 증거자료가 아닌 증인 위주의 상황적 판단이 우선시 되어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적 내용은 살인이라는 대단한 이슈가 거의 없었던 조용한 한 지방 소도시의 마녀사냥식의 이야기적 방법론에 맞추기 위한 억지스러움도 있을 수 있겠다 싶고 말이죠.. 그리고 살인이라는 범죄에 대한 유전적 판단 기준의 소재 역시 조금은 과장된 측면이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저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연결구도로서 상당히 잘 짜맞춰진 내용이라고 여겨집디다.. 그만큼 저로서는 이 소설 자체의 느낌과 이야기의 흐름과 상황적 공감이 잘 스며들었던 것 같네요... 전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선택해야될 딜레마와 선택의 기준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소설이 주는 재미적 측면과 함께 작가가 보여주는 묘사적 표현은 무척이나 실감났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의 선택의 방법은 제가 생각했던 상황적 딜레마의 아픔에서 표현되어야할 모든 것이 담겨있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랜데이 작가 아저씨도 그 점 때문에 많은 부분을 오랫동안 다듬어서 집필하신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단순하게 누구나가 읽고 그냥 즐기고 마는 작품보다는 생활속에서 당신의 가족, 나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으로 작가 역시 똑같은 상황적 고민을 거듭한 작품이 아닌가 싶어서 전 좋았습니다.. 사실은 마지막을 보기 전까지는 별 네개 정도가 적당하리라 여겼습니다만 마지막을 읽고나니 다섯개를 주는게 맞는 듯 싶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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