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드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15세기경 루마니아 지역의 왈라키아의 왕자 블라드 3세는 오스만 투르크와 헝가리에 대항에 왈라키아의 독립과 침략을 막아낸 위대한 영웅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가 오스만투르크와 헝가리의 포로들을 처형하고 처벌하는 행동은 과히 광기에 가까운 폭력적 잔인성이 있었기에 그를 후대의 사람들은 체페슈(꼬챙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게 됩니다.. 그런 그의 역사적 면모로 인해 19세기의 작가 브람 스토커는 "드라큘라"라는 작품에서 블라드를 영원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죽은자로 만들어버린거죠..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의 특성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일반화되어버린 뱀파이어의 특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대중적 공포감을 조성하는 기본 캐릭터인 뱀파이어의 근간에는 블라드라는 역사적 인물이 엄연히 존재한다는거죠.. 허구속에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블라드"는 죽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게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습니다.. 일단은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질 못했으니 믿으나 마나 상관없는 일인게지요.. 그러니 있다고 칩시다.. 내 주변에만 얼씬거리지 않으면 됩니다.. 혹시라도 나타날 걸 대비해서 마트에서 빵을 살때는 마늘빵 위주로 사도록 하겠습니다.. 진지한 작품 이야기에 조금 과한 농담이었나요, 피식

 

    카를로스 푸엔테스라는 작가님은 중남미 문학의 기수로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서신 분이신 듯 합니다.. 안타깝게도 작년에 돌아가시긴 했지만 그 분의 작품들은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네요.. 전 대중소설을 읽기만 좋아하지 순문학이나 일반적인 작가적 고찰등에는 큰 관심이 없는 어설픈 독자인지라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사회와 권력과 인간의 욕망을 적절히 버무려놓은 사회 비판적인 문학과 정치 권력에 기생하는 인간의 무도덕성과 개념적 상실에 대한 시대 비판적인 사상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블라드"라는 작품 역시 한 역사적 인물의 권력적 속성을 빗대어 펼쳐지는 인간의 욕망적 근원과 어둠과 자유로운 파괴 본능에 대한 비유적 소설같은 그런 느낌이 다분합니다.

 

    멕시코라는 나라는 상당히 눈에 익은 느낌이면서도 생경한 기분이 듭니다.. 여러 헐리우드 작품에서 보여지는 멕시코라는 나라의 느낌은 상당히 너저분한 감성으로 충만되어 있죠.. 사실은 그렇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멕시코인들이 바라보는 미국에 대한 감정도 딱히 좋지많은 않을겁니다.. 여하튼 작가가 터전으로 삶고 살아가는 곳인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오늘날 드라큘라 또는 뱀파이어라는 캐릭터로 불리우는 역사적 인물인 "블라드"가 등장하게 됩니다.. 물론 블라드라는 역사적 인물은 실존인물로서 그려지고 있죠.. 짧은 중편정도의 작품이나 그 속에 담긴 감성적 온도는 아주 대단합니다.. 줄거리 함 봅시다..

 

   멕시코시티의 잘나가는 변호사 파트너인 이브 나바로는 사장인 엘로이 수리나가의 부탁(일종의 권력자의 지시)을 받게 됩니다.. 사장의 오랜 친구인 블라디미르 라두라는 인물이 살 집을 구해달라는거죠.. 이번 기회에 발칸반도에서 멕시코로 정착하고 싶어한다는 한 인물인데 여하튼 사장을 위해 그 친구의 집을 자신의 아내가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기 떄문에 아내에게 부탁합니다.. 그리고 블라드로 불리우는 그 인물의 집을 몇가지 조건에 맞춰 구입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브 나바로는 운명의 존재를 대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블라드라는 불멸의 존재에 대한 원인모를 공포와 광기적 감성에 휘말려가게 되죠.. 거기에 자신의 가족이 어쩔 수 없이 엮이게 된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이브는 한낱 인간으로서 신적 존재성을 가진 존재에게 어떻게 자신과 가족을 위한 행동으로 대처할까요,

 

    언제나 금기시 되어온 인간적 욕망들은 사회와 규범과 도덕과 법의 테두리내에서 밑바닥에 고스란히 잠재워져 있습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그렇게 원초적 욕망덩어리를 깊은 무의식속에 또는 의식하지만 금기시되는 방속에 꼭꼭 숨겨두며 살아가죠.. 만약 그러한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면 그에 대한 마땅한 처벌이 따르게 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이라는 가치성보다 뭔가 존재적 가치가 더욱 높아보이는 신적, 권력적 존재성을 가진 무엇인가를 만나게되면 일반적으로 쉽게 허물어져버립니다.. 그런 존재의 중심에 뱀파이어라는 캐릭터의 특성이 자리 잡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캐릭터의 근간은 아무래도 "블라드"라 불리우는 드라큘라 백작일테구요.. 여기서 그 근원적 존재가 세상속에 놓여진 아주 하찮은 한 구태의연한 반복적 삶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삶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살아갈 이유이자 모든 것인 가족을 빼앗게 되죠..

 

    아무래도 워낙 유명한 작가님이시고 사회적 문제성을 중심으로 한 좋은 문학을 독자들에게 보여주신 분이시라 이 짧은 중편정도의 작품의 개인적 느낌은 아주 대단합니다.. 그 임팩트가 상당히 좋으네요..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 상황적 긴장감과 권력의 기댄 인간의 속성과 욕망의 자유로움을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배경으로 블라드라는 인물의 특성을 너무 잘 살려낸 듯 합니다.. 그에게 부여된 인간, 인간성, 인간의 삶이라는 가치관의 하찮은 개념적 도발은 아주 대단한 충격을 던져주는 듯 합니다.. 마지막까지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 하네요...

 

    사실 뭔가 이런 작품들은 단순하게 보여지는 장르적 감성이나 이야기적 느낌보다는 그 문장이나 서사의 이야기속 행간에 숨겨진 많은 빗댄 의도가 다분합니다만 - 이 작품도 그런 은유적 느낌이 전체에 묻어나 있습니다 - 굳이 전문가가 아니고 아는 것이 없는 무식한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읽어보더라도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 끄덕거려지는 이해도가 있다는게 신기합니다.. 딱히 설명도 할 수 없는데 읽고 나면 푸엔테스 작가님께서 의도한 그 느낌에 대해서 나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똑똑함이 스며든다고 할까요, 그래서 세계적 작가라는 수사를 꼭 앞에다 붙여 주나봅니다.. 저에게는 처음 접한 아주 짧은 한 편의 작품이지만 충분히 근거있는 수사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을 듯 싶네요..

 

   특히나 가족이라는 존재성에서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는 감성은 상당히 많은 충격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표현적 방식을 넘어선 인간과 삶과 사회와 권력과 금기라는 개념의 모든 부분에 대한 문장의 느낌은 과히 최고라고 할만 합디다.. 전 그렇게 아주 느낌이 좋게 다가오더군요.. 심지어 사회적 인간으로서 충실한 한 샐러리맨의 모습속에 담긴 큰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 얄팍한 존재성의 느낌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사실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절대적 존재감이 풍기는 인물을 만나게 되면 저라는 개인적 존재성의 의미가 희미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저 역시 그런 존재로서의 악마적 도약 역시 가능할수도 있다는 원초적인 유혹 역시 가능하다는 것도 공감하구요...

 

    뭔지 모르지만 있어보이고 설명하고 표현하진 못하겠지만 이해가 되는 그런 좋은 작품인 듯 싶습니다.. 물론 짧고 그만큼 임팩트가 강한 자극적인 장르적 취향속에 문학적 감성이 충만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지더군요.. 더운 여름 이런 작품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한번 정도 읽어보셔도 무방할 것 같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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