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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오브 비트레이얼 ㅣ 롤스 오브 Rules of 시리즈 3
크리스토퍼 라이히 지음, 이정윤 옮김 / 프리뷰 / 2013년 7월
평점 :

뭔가 스릴러적이고 액셔너블한 감성은 독자나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의 느낌을 안겨다 줍디다.. 그래서 즐겨 찾기도 하는걸거구요.. 많은 일반인들이 자신들이 다가갈 수 없는 세계의 엄청난 글로발적 영웅의 스토리에 흠뻑 젖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입니다.. 깔끔한 수트를 걸치고 와인잔을 들어올리며 매력적인 보이스로 본드, 제임스 본드라고 읊조리는 자신을 떠올리기도 하죠.. 또는 온갖 어려움을 극뽁하고 수난을 겪으면서도 뭔가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을 끝끝내 마무리짓는 24시의 잭 바우어의 모습이 되어보기도 하고 사회 소시민이 어느 순간 국제적 스파이로서의 활약을 펼쳐내는 그런 영웅적 스토리를 즐기기도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첨단스러워져도 그런 상상적 즐거움은 줄어들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스파이를 다룬 스릴러 소설 역시 언제나 그 독자층이 많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영미쪽에서는 이런 스파이물에 대한 감각이 아주 두드러지죠.. 물론 영화적 상상력이 함께 결부되면 대중소설로서 그 즐거움이 배가되는 부분도 만만찮습니다..
이렇게 보여진 크리스토퍼 라이히의 룰스 시리즈 3부작은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파이영화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 싶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3부작을 다 읽은 것은 아닙니다.. 첫번째 작품인 "룰스 오브 디셉션에서부터 시작해서 "룰스 오브 벤전스"를 거쳐서 마지막 "룰스 오브 비트레이얼"까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전 그중에서 마지막 3편만 읽게 된거구요.. 근데 막 다 읽은 척 사기치고 있죠.. 각각의 제목은 이렇군요.. 사기의 법칙, 복수의 법칙, 그리고 배신의 법칙으로 파악되는 간단명료한 스릴러소설의 구성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스파이의 습성이기도 한 이야기적 구성입니다.. 배신과 복수와 사기를 밥 먹듯이 해대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스파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말로는 간첩입죠... 쥐꼬리 모냥으로 포스터를 붙여서 의심나면 다시보고 수상하면 신고하자라고 113으로 버스에 부착시켜놓던 때가 그리 오래 전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전작 두 편을 읽지 못하다보니 이야기속의 주인공인 엠마와 조나단에 대한 과거사에 대해 찝찝한 궁금증이 많이 남습니다.. 하여튼 1.2편에서 블라블라해서 3편에서 조나단은 아프카니스탄에서 국경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전쟁 부상자나 어려움을 겪는 난민들을 치료하고 있죠.. 엠마는 전작에서 이중스파이로 조나단에게 엄청 아픔을 선사한 듯 싶지만 역시 3편에서도 스파이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조나단과 위장 결혼을 해서 스파이 짓을 한 탓에 조나단은 충격에 고생이 심했던 듯 싶습니다.. 하지만 매력적인가 보네요.. 아직 사랑하는 듯 합니다.. 지금 조나단은 아프카니스탄에서 우연히 또 미국 정부의 꼼수에 휘말려 스파이짓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옛 부인이 중동에서 사라진 사실을 알고 그녀를 찾기 위해 진정한 스파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과연 조나단은 이 모든 현실에서 엠마와의 조우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는 스파이로서의 자질이 있는걸까요.. 사라진 핵탄두를 찾기 위한 스파이들의 동분서주, 스펙타클하게 이어져나가는 롤로코스터같은 스파이 스릴러 소설에 푹 빠져보시죠..
말씀드린대로 한 편의 영화같습니다.. 그냥 영화같아요.. 눈으로 글을 읽지만 머리로는 이미지가 마구 떠오르는 그런 대중소설의 재미가 많습니다.. 이야기도 중간중간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못하도록 약간의 반전들과 상황적 긴박감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이어집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조나단이라는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의 모습보다는 또 다른 전형성을 가지고는 있지만 엠마라는 팜므퐈탈같은 스타일의 스파이의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군요.. 상당히 지독한 여인이기도 하고 무섭고 사랑스럽기도 합니다만 역시 스파이소설의 캐릭터는 이러해야된다는 전형성이 나쁘지 않더군요.. 하지만 문제는 조나단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작위적이고 필연을 가장한 우연적 상황이 많더라는거죠.. 뭐 마지막까지 그런 의도가 내비쳐지지만 우리의 조나단을 대단한 수퍼 스파이 영웅으로 키울 목적이었다면 이해가 갑니다.. 그렇지만 너무 조나단의 주변에 스파이의 기운을 많이 불어넣어셨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많은 걸 바라지 않고 읽어서 그런지 상당히 재미집디다.. 전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도 3편 자체만으로도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의 구도여서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더운 여름, 집중할 수 있는 대중소설의 잔재미를 많이 갖춘 작품인 듯 싶구요.. 기회가 된다면 1.2편도 읽어보고 싶네요.. 사실 전편들을 가지고 있어서 무척 행복스럽더군요.. 전형적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대중적이지만 허접하지 않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가능하면 3부작을 시작부터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전 마지막부터 읽어나가지만 첫 편부터 즐기시면 마지막까지 쭈욱 가시지 않을까 하는 그런 대중적 가독성이 만만찮은 작품인 듯 싶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몸이 추욱 처지는 계절에 전형적이지만 이런 스파이소설 한 권 즐기시는 것,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데 너무 대중적이고 일반적이라서 뭔가 날리는 경향은 좀 있어, 진득하고 고급스럽고 르까레나 포사이드같은 부류와는 질적인 차이는 좀 있어 보이니까 잘 감안하시고 선택하십쇼..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