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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1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1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 같으면 이미 정년퇴직을 하시고 경로 우대를 받으셔야할 연세가 되신 저희 부친께서는 아직도 여전히 경제활동을 역동적으로 해나가고 계십니다.. 요즘 사회 분위기 자체가 사회 초년병의 젊은이들의 경제활동보다 장.노년층의 경제활동이 두드러지게 보여지는게 현실이기는 합니다만 몇 년전만 하더라도 7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경제활동을 선택할 만한 그런 직종들이 딱히 많지 않아서 여러 실버세대들의 경제생활을 목적으로 여러 취업 박람회도 열리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희 부친 역시 역동적인 중.장년 시절의 경제활동 이후에 몇 년동안 딱히 큰 일거리 없이 그럭저럭 당신 용돈 정도만 벌어서 생활하시곤 했더랬죠.. 그러다가 우연히 접한 직종에 현재 당신이 그동안 쌓아온 수많은 경력과 노하우를 중심으로 여느 청.장년층의 전문능력 이상의 활약을 해나가시고 계십니다.. 오히려 제가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서 너무나 고맙기도 합니다.. 부끄럽기도 하구요.. 요즘 들어서 처절하게 느끼고 깨우치는 바이지만 노병은 절대로 죽지 않습디다... 여기서 우리의 보슈는 노병은 아니지만 어느덧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는 사회의 선배가 되어 다시금 미해결 사건의 강력계로 멋지게 복귀합니다..
자신이 할 줄 알고 해왔고 해야할 일은 세월이 흐르고 경력이 쌓일수록 그 힘이 더욱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보슈는 형사를 그만두고 3년동안 사립탐정으로서의 자유로운 생활과 일을 해나가지만 천직인 형사로서의 기억과 세월을 잊지 못해 자신의 파트너인 키즈민 라이더의 요청으로 미해결사건 전담반의 한 팀으로 복직을 하게 됩니다.. 고독한 영웅의 모습과 보슈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사건의 해결 방법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상당히 유해진 듯한 느낌은 아마도 키즈라는 파트너의 역할이 제법 큰 자리를 잡고 있어서 그럴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목인 "클로저"라는 의미는 초반 보슈가 복귀한 첫 날 미해결사건 전담 반장인 프랫의 만남에서 제대로 드러납니다.. 단순한 의미로는 야구에서 사용되는 마무리 투수를 일컫는 말이긴 하지만 수십년동안 해결하지 못한 사건일지언정 자신들은 절대로 잊지 않으며 언제나 해결할 수 있다는 열정으로 기필코 마무리를 제대로 해내어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의도인 말인게죠..
이렇게 보슈가 복귀한 후 처음 배당받은 미해결 사건은 1988년 살해된 레베카 벌로런이라는 어린 여학생의 사건의 증거중 일부가 얼마전 콜드 히트라는 의미의 수십년전에는 미처 확인되지 못했던 여러 증거들(지문, DNA 샘플등)이 우연히 데이터베이스에 걸려서 사건의 정황을 파악할 중요한 단서가 밝혀진 미해결 살인사건을 맡게 된 것이죠.. 그 단서는 롤랜드 맥키라는 한 인물에 다가가 있습니다.. 20년이 넘은 사건의 그때 당시의 정황과 형사들의 진행방식은 상당히 어수선하고 착오가 많았던 부분임을 사건자료에서 파악을 한 후 그 당시의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하나씩 발로 뛰며 찾아나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건의 정황은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외에 또다른 진실이 숨어있음을 알게되고 생각치도 못한 사건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거죠.. 하이 징고~ 그리고 진실은...
문득 깨닫는 부분이지만 코넬리의 해리 보슈시리즈는 참 단순합니다.. 내용들이 여타 스릴러나 추리소설류처럼 마구잡이식 반전이 존재한다거나 어지럽게 단서를 흘려주는 방식으로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묵직한 돌직구의 코넬리식 진격구도는 상당한 흡입력이 있다는 것을 늘 알고는 있지만 읽을때마다 문득 깨닫게 되는 감성인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참 밋밋할 수도 있을법한데 개인적으로는 읽어내려가는 집중도가 흥미를 유발하는 일반적인 대중 스릴러소설의 가독성보다는 오히려 묵묵하게 사건의 정황과 진행과정을 이어나가는 코넬리식의 방식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주변에 눈을 돌리고 혹시라도 재미없을까봐 일반적인 흥미적 사생활도 포함시키고 의미없는 독자적 공감대도 만들어 볼 순 있겠지만 뭐랄까요, 마이클 코넬리는 그러질 않습니다.. 보슈이기에 보슈만의 방식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오롯이 보슈시리즈는 보슈의 감성으로 보슈화된 작품으로 존재한다는 것이지요(뭔 말이지?).. 책을 덮고나면 사건의 내용과 이야기는 잊혀질지언정 보슈가 만들어낸 범죄의 세상속에 놓여진 연약한 인간성에 대한 진득한 감성적 동조에서는 절대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코넬리횽아는 기자였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여느 작가들 보다 상당히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건의 진행과정이나 내용적 구성이 상당히 꼼꼼스럽고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식의 현실적 감각이 상당히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해리 보슈라는 형사가 있는 LA경찰국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기도 하죠.. 특히나 이번 작품은 미해결 사건이라는 전제를 깔고 만들어진 작품이니 더욱 그런 감성이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건의 중심을 이끌어나가는 이야기의 핵심을 독자들에게 이해 가능한 방법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언제나 그렇듯 집중할 수 있는 것 같구요.. 재미는 둘째치고라도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문장을 정말 읽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제가 번역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겠지만 원작의 문장이 기본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이 되었다면 분명 번역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코넬리의 작품은 읽기가 편합니다.. 뭐 역자님의 역량일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작가의 독자에 대한 배려가 잘 적용된게 아닌가 싶네요..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의 보슈의 모습과 공감하는 인간적 믿음의 표현은 무척이나 잘 와닿았습니다.. 또 내용상에 보여진 캐시 블랙의 이야기도 이 작품을 재미지게 읽은 것 중의 하나입니다.. 딱히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언듯 라스베가스에서 스쳐지나간 적이 있었던 것 같은 애매모호한 기억을 되새기는 구성이 오히려 더 아련하게 다가오면서 아, "보이드 문"의 캐시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언제나 그렇듯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의 꾸준함은 어느 스릴러작가도 따라올 수 없는 경지에 들어선 것 같아서 무한 존경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는 끝까지 가는거죠... 해리 보슈는 절대 패배하지 않을 마무리 투수입니다...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