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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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쬐끔 세상을 살아보니  조직사회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백그라운드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뭐, 젊은 혈기때에는 뭐든지 다 열심히하고 최선을 다하면 될 듯 싶었습니다만 나이가 들고 어느정도 세상살이의 구석구석에 대해 얄팍하게나마 파악이 되는 제 나이정도되면 안되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몸소 살포시 깨우치게 되기도 합니다.. 물론 미리 말씀드리지만 다 그런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시작합시다.. 괜히 니가 맞니, 내가 팼니, 난 방어만 했니, 위로만 했니, 만졌니, 그래서 고발하니하지말고 말이죠.. 뒷배경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자수성가로 떵떵거리게 되더라도 결국 주위에는 뒷배경이 빵빵한 존재성을 가진 이들과 친해질려고 하죠.. 결국 어디서나 줄이 중요하다는겁니다.. 어느 라인을 타느냐가 삶에 있어 아주 중요한 생존방식의 기본이 되는것이죠.. 누군가의 아니 어떤 조직의 따까리(또는 시다바리)가 되는 것도 언젠가는 허망하게 버려질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시작해야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언제나 없는 넘은 이러나 저러나 마지막에는 내쳐버리는게 우리네 인생의 현실이니까요.. 그러니 로또가 당첨되길 바래야죠.. 더러븐 꼬라지 안보고 살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군요.. 두껍한게 책 무게부터 묵직합니다.. "64(육사)"라는 작품인데요, 요코야마 히데오라는 경찰소설의 대가정도 되시는 분이 10년이나 되는 기간동안에 집필에 집중하셨다는 작품이니 뭐 그 묵직함이야 이로 말로 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그런지 출간 직후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셨답디다.. 저는 모르겠고 홍보에는 그렇게 나오더군요.. 여하튼 경찰이라는 조직사회의 계층적 관계와 미해결 사건의 구도를 적절하게 잘 섞어서 경찰조직내의 정치적 음모와 갈등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내면의 심리와 그 주변의 상황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 싶습니다.. 좋게 말하면 대가의 묵직한 돌직구의 강인함이 제법 돋보이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럼 나쁘게 말하면, 난 나쁜 사람이 아니니 패쓰

 

    미카미는 경찰입니다.. 그리고 그의 딸은 현재 가출되어 실종상태입니다.. D현경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경무과의 홍보담당관입니다.. 수십년동안 형사로서 현장에서 일하며 지낸 그에게 초창기시절 홍보업무를 보았다는 이유로 형사부에서 경무부의 홍보책임자로 발령이 납니다.. 경무부와 형사부는 극과 극의 관계입니다.. 승진의 지름길은 현재나 캐리어가 장악한 경무부이죠.. 하지만 언제나 경찰의 중심은 논캐리어가 대다수인 형사부에 있습니다.. 아무리 잘난 인간들이 윗선을 장악하더라도 형사부에서 현장수사를 하지 않으면 경찰의 존재감은 없는거니까요.. 이런 파벌이 존재하는 경찰의 조직내에 홍보부의 책임은 형사부에서 진행되는 사건의 정보를 파악해 경무부의 책임으로 지역 기자들과 언론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창구로서 업무를 보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현재 미카미는 형사부와 경무부 사이에 낀 박쥐같은 신세입니다.. 물론 형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경무부 직원인거죠.. 나름의 딜레마가 심합니다.. 그리고 현재 D현은 14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는 "64"가 아직 걸려 있습니다.. 이제 시효 만료까지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경찰청장이 D현경으로 시찵을 나오기로 예정됩니다.. 여기서부터 홍보 담당관 미카미의 고통은 시작됩니다.. 예전 "64"사건의 담당자이기도 헀던 그에게 "64"는 특별합니다.. 하지만 현재 그는 경무부의 홍보담당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합니다.. 경무부장인 아카마의 의도대로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인 미카미이지만 형사부의 미제사건에 대한 안타까움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미카미는 자신의 임무와 상황적 어려움을 직시하면서 조금씩 묵직한 발걸음을 옮겨나가기 시작합니다.. 그의 앞날은....

 

    나름 줄거리를 줄인다고 줄였지만 그래도 기네요.. 그래도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기에는 턱도 없습니다.. 그만큼 묵직하고도 진중한 경찰이라는 조직사회속의 한 인간의 고뇌와 상황적 딜레마가 깊습니다.. 물론 여전히 미해결인 14년전의 유괴살인사건의 현재까지 이어진 미스터리도 포함해서 말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소설은 미스터리의 모습보다는 경찰조직의 정치적 음모를 다룬 사회파적 느낌이 더 강합니다.. 두꺼운만큼 속도감이 넘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초중반의 상황적 설명과 조직사회속의 구성적 묘사와 얽히고 섥힌 일본 경찰 내부의 일반적 경찰로서의 모습들을 그려낸 방식은 상당히 지리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만 그만큼 속도감이나 긴박감들을 요구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제법 시간을 요하게 만드는 방식이라 볼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미카미라는 한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상황적 고립감을 표현해내는 요코야마 작가님의 집필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주 지배적인 상황적 공감을 잘 표현해내신 듯 싶기도 하구요.. 특히나 자식과 관련된 아픔을 내면속에서 어렵게 끄집어내는 방식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강직한 경찰의 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부정에 대한 인간적 허약함도 마음에 들었구요.. 이런 개인적 모습과 함께 조직이라는 구성속에 내 던져진 자신의 현 모습이 초라해진 한 가장의 불안한 삶의 우울함도 좋았습니다.. 그가 만들어가는 조직속에서의 딜레마를 바꾸어보려는 희망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너무 그런 경찰조직의 파벌적 음모와 대립에 무게 중심을 깊이 박아두시는 바람에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솔직히 제법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64"라는 제목에 걸맞는 유괴적 사건의 구성을 더 긴박감있게 중반정도부터 다루어 주셨으면 정말 대박이었지 않을까 싶었는데 후반부에 들어가서야 "64"로 인해 벌어진 유괴사건의 진실과 상황적 긴박감이 뚜렷이 등장하고 속도감을 주는 관계로다가 초중반부의 흐름에 어려움이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후반부의 긴박감과 속도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반대급부가 되기도 하죠.. 후반부 200페이지 정도는 아주 재미집니다.. 초중반부가 경찰정치소설로서의 역할이었다면 후반부는 형사범죄소설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더군요.. 물론 이런 전반적인 구성이 하나로 이어져 있기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서 1위를 먹고 서점에서도 2위를 드셨겠지만, 역시 후반부의 대중적 취향이 아주 좋아지기 때문에 그 반향이 더 있어 보이는 듯 싶습니다.. 상황적 긴박감을 아주 잘 표현해주셨고 시간타임을 끊어서 보여주는 속도감은 뭐 중간에 책을 덮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전 그렇더군요.. 하필이면 딱 잠들 시간에 후반부에 들어서는 바람에 몇시간 잠잘 시간 뺏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초중반부를 조금만 더 간결하게 진행했으면하는 얄팍한 독자의 사심이 들더군요.. 뭐 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읽는동안 즐거우면 됐잖아.. 뭘 더 바래,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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