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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 ㅣ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옮김 / 검은숲 / 2013년 3월
평점 :

보통 친구들중에 초큼 똑똑해보이는 넘들이 한 둘 정도는 다 있을겝니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아이들이죠.. 달리 말하면 잔대가리를 돌리는 능력이 대단히 뛰어난 넘들이기도 하답니다.. 아닌가요, 그럼 말구요.. 하여튼 이런 애들의 능력치를 파악하는 방법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에서 저처럼 덜 떨어진 아이들이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바둑으로 치면 열수 앞을 내다보는 가공할만한 잔대가리의 영역을 펼쳐내준다는거죠.. 한 예로 친구내 집에 장롱속에 숨겨져 있던 어른용 비디오를 우연히 발견한 친구넘이 우리를 불러 부모님 몰래 살짝 보다가 테이프가 씹혀버렸습니다.. 공포감과 두려움으로 인한 집단 멘붕상태가 되어 미춰버릴 지경에 한 넘이 과감하게 나서 친구의 형 방으로 갑니다.. 그리곤 형 소장용으로 모아놓은 비디오테이프에 올려놓습니다.. 위에서 두번째 정도입죠.. 그리고 아무 글도 적혀있지 않는 녹화용 비디오를 찾아냅니다.. 대체적으로 어른용 비디오는 녹화용으로 보급(?)된 관계로 녹화용 라벨 딱지가 아무것도 안적힌 경우가 많습니다.. 그 테잎이 그러했구요.. 비슷한 테잎을 안방 비디오에 그대로 넣어놓습니다... 물론 비디오 안의 내용은 형이 애정하다못해 죽고 못사는 소피 마르소의 "유 콜 잇 러브"가 들어있더군요... 우리가 보던 부분 정도까지 빨리감기를 해두고 그대로 사건발생의 공간에서 벗어납니다.. 모른 척 말이죠... 그 이후로 그 사건에 대해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 친구의 부모님과 형 사이에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부분이 생겼거나 서로간의 타협(?)이 이루어졌거나 했겠죠..
시마다 소지가 창조한 미타라이 기요시라는 존재는 상당히 짜증스러운 인물입니다.. 사회적 공생관계를 맺기에는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 그런 인물이죠.. 조금은 사람을 깔보는 듯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보이고 지 잘난맛에 사는 그런 인물입니다.. 하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천재적 역량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아마도 자신의 일반적이지 않는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행동들이겠지만 여전히 관찰적 입장에서 보는 미타라이는 딱히 호감형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미타라이라서 매력이 있는거겠지요.. 암요,, 이번 작품 "미타라이 기요시의 인사"에서는 그런 캐릭터에 대한 주변인들이 그를 바라보는 느낌을 더 자세하게 드러내고 있는 듯 합니다..
미타라이 기요시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보여주는 단편집입니다.. 총 네편이 담겨있구요... 제가 딱히 시마다 소지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질 못했기 때문에 예전에 출시된 단편들을 모은 것인지, 아님 새로 출시된 작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동안 미타라이라는 천재 탐정에 대해 궁금했던 이야기들의 내막들도 조금씩 밝혀지고 조금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려는 의도가 보이는 단편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대부분의 이야기는 80년대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미타라이 기요시의 등장시기와 맞물리는거죠.. 시대적 배경은 그정도로 보시면 되실 듯..
첫번째 "숫자자물쇠"라는 작품은 미타라이의 감성적인 인간미가 조금은 보여지는 그런 작품입니다.. 밀실이라는 기준안에 살해당한 한 회사의 사장에 대한 살인사건 해결구도이죠.. 딱히 큰 반전이나 생각지 못한 그런 이야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속에 담겨진 일반적인 삶속에서 드러나는 주제는 상당히 공감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번째 "질주하는 사자"에서 사자는 동물이 아니라 죽은자를 뜻하는건 아시겠죠,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기차길을 질주하여 기차에 치여 죽음을 당한 도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 그저 그러네요.. 세번째 "시덴카이 연구 보존회"는 짧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처리되는 이야기입죠, 사기꾼은 모름지기 이러해야된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그리스개"는 앞의 작품들보다 활동영역이 좀 넓습니다.. 일단 모로코가 등장하구요 다시 일본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긴박한 해결구도가 제법 재미집니다..
말씀드린 딱 이정도의 수준의 재미를 가진 작품입니다.. 많이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시시해서 읽고 욕나올 정도의 수준도 아닌 그저 그런 느낌 말입니다.. 미타라이 기요시에 대한 개인적 애정이 그다지 크지 않은 저로서는 딱히 흥분할만큼의 집중을 얻어내기 어려웠구요.. 추리적 측면이나 반전등의 묘미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미타라이에 대한 캐릭터의 내면적 모습들도 구체적으로 입체화되어 다가오는 이미지는 아니구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미타라이는 너무 쉽게 이야기를 매듭을 풀어버리고 맙니다만 일단 이야기 자체가 그닥 흥미롭다거나 일반사람들이 해결하기에 어렵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이라서 미타라이의 천재성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그닥 공감이 안가더군요.. 잘난 체, 똑똑한 체하는 느낌만 더 강해질 뿐.. 아무래도 전 미타라이 기요시와의 인사는 다음에 만나서 소주 한잔하자는 기약없는 인사로 마무리짓고 앞으로는 장편으로 접해보는게 좋을 듯 싶네요.. 저에 한해서는 말이죠.. 땡끝